상상여행. 넌 어디까지 가봤니?
상상여행. 넌 어디까지 가봤니?
  • 김용호 기자
  • 승인 2013.01.28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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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한계, 상상력을 통해 기술의 혁신을 이끌어 내다
[이슈메이커=김용호 기자]

[Imagination Ⅱ] 문화에 녹아든 상상력

SF소설이나 영화들의 환상적 상상력은 현재의 과학기술에 실질적 발전 방향을 제시하게 된다. 즉 모순적인 것 같지만, 환상성이 실제 과학기술을 유도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예는 무수히 많다. 4차원의 세계, 유전공학, 로켓, 잠수함, 레이더, 로봇, 형광등, 뇌파검사기 등은 현실 과학기술에 앞서 SF소설이나 영화들에 의해 제시된 것들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술대학인 미국의 MIT에서 SF를 교과 과목으로 가르치는 것도 이런 일면을 잘 보여준다. SF소설이나 영화들은 엄청난 상상력으로 과학기술 세계를 비판적으로 놀리기도 하면서 그에 또한 구체적 발전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따라서 과학기술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현실적 가능성에서 상상력은 앞서 간다고 할 수 있다.

 


 

과학기술과 상상플러스+

상상력에 앞서 전제조건이 기술의 전제조건이 되는 ‘필요성’이라는 전제가 있다.

1824년에 물 자동 정방기(精紡機 : 방적기의 일부)가 개발됨으로써 면직 공장에서는 생산 과정을 관리하는 소수의 노동자만이 필요했다. 그 이전의 수동 정방기를 사용하던 공장에서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방적공이라고 불리는 고임금의 많은 숙련공이 필요했고, 이에 따라 생산비는 그만큼 증가하게 됐다. 그래서 면직 제조업자들은 생산 과정의 자동화를 위하여 발명가들에게 자동 정방기를 만들어 내도록 요청했다.

인류 역사에서 과학 기술의 발전은 여러 영역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경제, 의학, 교통, 통신, 대중 매체 등의 영역이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현대 문명을 이룩한 과학 기술은 세 가지 정도의 원인에 의해서 발전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과학 기술은 과거의 경험을 통하여 발전하며, 기발한 상상력에 의해서 발전한다. 또한 일상생활이나 생산력 향상을 위해 요구되는 필요성 역시 과학 기술이 발전하게 되는 원인이다. 이 중에서도 ‘필요성’은 과학 기술 발전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이므로 제일 중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선박의 경우를 살펴보면 필요성이야말로 과학 기술이 발전하게 되는 중요한 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얼마 전 기존의 화물선보다 속도가 2배 정도 빠른 ‘패스트 십’이라는 쾌속 화물선을 만들 수 있는 과학 기술의 발전이 일어났다. 선박의 앞부분을 V자 모양으로 깊게 파고, 수중 제트 엔진으로 강한 추진력이 생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의 화물선은 항공기 운송비보다 싸고 많은 화물을 적재할 수 있지만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운송비가 적게 들면서도 많은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화물선이 속도만 더 빨라지면 선박이 경제성은 더욱 높아진다. 즉 화물선의 속도가 더 빨라질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쾌속선을 만들 수 있는 과학 기술의 발전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경험은 물론 새로운 과학 기술이 발전하게 되는 직접적인 원인이다. 쾌속 화물선을 만드는 과학 기술도 배의 앞머리가 V자 모양일 때 더 빠른 속도를 낸다는 과거의 경험 때문에 발전된 것이다. 그러나 화물선의 속도가 더 빠를 필요성이 없었다면 쾌속선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상상력 역시 필요성이 전제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과학 기술의 발전 원인으로 제기되지 않는다. 터무니없는 상상력은 과학 기술의 직접적인 동기가 되기 힘들다. 아무리 기발한 상상력이라 하더라도 직접적으로 필요가 없는 것이라면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과학 기술이 발전하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필요성이다. 모든 과학 기술의 발전은 필요성이 전제되어야 하므로, 필요성이 가장 중요한 과학 기술 발전의 원인이다.

 

 

은하철도 999ㆍ아톰의 환타지, 기술을 양성하다

추억 속 학창시절 빠질 수 없는 필독서는 무엇일까? 바로 만화책이다. 현실에 있음직한 일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것이 소설이라면, 만화는 소설의 상상력에 그림을 더해 시각적 효과까지 더했다. 만화란 것에 대해서 여러 정의들을 내릴 수 있겠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어린 시절에 만화책 한권, 혹은 만화 한 작품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 때문에 만화라고 하면 그것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것은 그 만큼 만화란 대중과 아주 친숙하다는 사실을 의미하며, 또한 그만큼 대중적일 수 있는 데에는 만화란 것이 결코 어렵지 않게 읽힌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만화 보다는 소설책이나 라디오 드라마 등과 같이 대사, 성격 등은 제공이 되지만 얼굴의 생김이나 신체 등이 시각적으로 제공이 되지 않는 장르를 접할 때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준다고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만화는 판타지를 가장 잘 표현한다’는 명제에 이의를 달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만화는 컷과 컷 사이에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빈틈을 채우려는 독자들의 상상은 필수적인 행위가 됐다. 만화가 가진 태생적 한계 때문에 독자들은 내용을 알기 위해서는 그 컷이라는 단점을 극복하고 스토리를 연속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한 능동적인 노력을 펼친다. 이때 이러한 행위의 수단이 되는 것이 바로 상상력이다. 즉, 그 단절 사이의 장면을 사람들이 머릿속으로 상상을 함으로써 다음 컷의 내용을 연결시키고, 하나의 연속적인 이야기로 만들어간다.

만화가 가진 환타지(Fantasy)는 동시대는 물론 과거 추억의 세대까지 대중의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하위문화에 머무를 뿐이었고 주류문화의 흐름인 경우는 거의 없었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람들은 만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특별한 논증 없이 ‘만화는 상상력이다’라는 명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만화는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발상을 전환하는 동기가 된다. 특히 만화의 경우 다른 창작 작품보다 상상력이 뛰어나며 독특한 발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만화를 모티브로 한 <아이언맨>의 멋진 ‘로봇수트’는 발상의 영향을 받아 최근 미국이 개발한 ‘군사용수트’로 재창조됐다. 우스갯소리로 일본의 과학강대국이 된 이유가 은하철도 999나 아톰을 보며 자란 일본의 아이들이 미래의 지구를 상상하면서 과학자의 꿈을 키우기 위해 대학교를 공대로 지원했다는 얘기까지 있을 정도다.

또한 만화는 읽는 사람에게 상상력 자체를 풍부해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 즉, 독자가 원하는 내용을 상상할 수 있게 해 준다. 사람들 대부분은 만화뿐만이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감동이나 공포를 얻는 것은 주인공이 ‘나’라고 자신도 모르는 세 느끼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 내가 주인공이라고 상상하며 “나라면 이렇게 할 텐데”라는 되새김을 했다면 그것이 증거다. 이는 드라마와 영화의 모티브로써 주로 이용되기도 하는데,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허영만 화백의 만화 <각시탈>, <쇠퉁소>의 KBS의 드라마 <각시탈> 경우가 이와 같다. 일제강점기의 뼈아픈 역사는 두 작품을 하나로 엮은 감독의 기획력, 작가의 상상의 나래를 더해 영상으로 재현됐다. 일본인을 향해 “니놈의 악행을 응징하러 왔다”고 내뱉는 주인공의 대사 한마디는, 민족역사관 재정립과 함께 국민적 드라마로 거듭났다.

그뿐 아니라 일본의 만화 <건그레이브> 역시 비슷한 역할을 했다. 건그레이브에서는 단순히 총을 이용한 액션이 아닌, 총과 무술을 결합한 형태의 ‘건카타’를 만화에 선보였고, 뒤에 영화 <이퀼리브리엄 2002作>에서 그대로 사용됐다. 사실상 이 ‘건카타’는 영화의 틀을 잡는 중요한 모티브가 됐다.

 

 

텅 빈 스크린에 ‘새로움’을 입히다

상상력은 영화를 통해 그들만의 독특한 유머와 사회적 풍자, 남다른 발상을 표현할 수 있으며, 창조적이고 개성 있는 스토리는 뻔한 대사와 내용, 캐릭터들에 지친 영화팬들에게 신선한 청량감을 준다.

사람들이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낸다는 것과 현재의 모습을 투영한 미래에 대한 예측, 반증이란 두 가지가 혼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오늘내일 벌어질 일도 모르는데, 어떻게 상식적으로 미래에 대한 예측을 한단 말인가? 하지만 상상력은 이 모든 것을 때론 즐겁고, 때론 유쾌하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상상을 하며 영화로 표현해 미래를 기원한다.

영화는 영상적인 측면이나 다분히 비주얼적인 요소들(모션 이펙트, 미캐닉 디자인 등등)다이. 미술, 디자인에 힘을 입어 창조된 신(新)세계는 어쩌면 우리가 느끼고 혹은 느꼈을 대리만족일 것이다. 허나 중요한 키워드는 ‘새롭다’라는 것이다. 즉, ‘새로움’이란 것은 사람의 상상력을 구체화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I'm Your Father”라는 명대사를 남긴 조지루카스 감독의 공상과학영화 ‘스타워즈’는 SF영화의 대작으로 평가받는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4-새로운 희망 1977作>을 시작으로 스타워즈시리즈를 제작한 조지루카스 감독은 당시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주류를 이루고 있던 ‘서부극할리우드’를 ‘SF할리우드’로 바꾸어 놨다. 조지루카스의 상상력은 영화 <죠스 1975作>의 흥행기록을 깨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가 나올 때까지 역대 흥행성적 제1위를 차지할 만큼 성공을 거두었다. 최근 2012년에는 3D영화로까지 제작되며 45년간의 인기를 입증했다.

또한 <타이타닉1997作>을 통해 호화유람선을 바다 한복판에 침몰시키며 뭍 여성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할리우드 영화의 거장 제임스카메룬 감독은 영화 <아바타 2009作>를 통해 남심과 여심을 동시에 흔들었다. 판도라라는 외계행성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판도라의 토착민 ‘나비족’과 자원채굴을 위해 무분별하게 행성을 점령하려는 인간과 나비족의 대립을 표현했다. 영화에서 표현된 ‘나비족’은 자연과 동화되어 있다. 자연은 자신들의 어머니이며 일부로써, 그들은 자연과 교감한다. 자연은 그들에게 힘의 원천이며 정신세계의 주최인 것이다. 영화는 마치 무분별한 인간의 욕망과 폭력에 대한 경고장을 보낸 듯하다.

영화에서 보여준 상상력은 비단 SF에 한정되지 않는다. 1955년 발간된 J.R.R. 톨킨의 소설 <반지전쟁>은 피터잭슨 감독에 의해 <반지의 제왕 2001作>이라는 영화를 탄생시키며 3편<반지의제왕시리즈>를 남겼고, 조앤 K. 롤링의 대표소설 <헤리포터>는 베스트셀러였던 책을 감독의 연출력과 작가의 상상력이 결합돼 무려 8편의 <헤리포터시리즈>를 탄생시키며, 역대최대관객 및 최고의 흥행수익을 창출해냈다. 이처럼 영화는 과학과 문학, 인간의 끊임없는 상상력에 의해 지속되고 발전해 왔다.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새로운 도전에 의해 발전해 왔다. 새로운 도전은 바로 시대적 상황과 공간적 상황에서 요구되는 필요성에 의해서 생겨나는 것이다. 지금 현재의 상황도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한 유전자 공학의 발전, 질병 치료를 위한 의학 기술의 발전, 좀 더 안전하고 빠른 교통, 통신이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에 현존하는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 과학 기술이 발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인간의 상상력만이 해답이다.

 

 

상상력의 거장 ‘팀버튼’

<배트맨>, <가위손>, <크리스마스의 악몽>,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 재기 넘치는 상상력과 기괴함으로 주목 받았던 영화감독 팀 버튼. 그는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첫 경력을 시작했다. 1982년 데뷔작 <빈센트>와 <파워의 대모험>라는 애니메이션을 연출하면서 특유의 독특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그가 연출한 영화중 팀 버튼의 색깔을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킨 영화로 <가위손>을 꼽을 수 있다. 애니메이션에서 성공을 거둔 팀 버튼은 실사 영화의 메가폰을 잡으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로 1990년 <가위손>을 제작했다. <가위손>은 양 손에 가위가 달린 ‘발명품’이자 ‘복제물’인 가위손 에드워드와 이웃에 살던 화장품 외판원 팩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 주인공인 가위손 에드워드는 창백하고 우울한 얼굴과 표정, 양 손에는 혐오스러울 정도로 커다란 가위가 달린 기괴하면서도 동화적인 캐릭터로서 주변 이웃들이 그를 이웃으로 맞이하게 되면서 점차 치유 받는 과정은 관객과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가위손> 이후 팀 버튼은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과 애니메이션 연출 경력을 무기로 또 한 번 새로운 시도를 일궈냈다. 1950년대 미국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화시리즈 ‘배트맨’을 영화로 만들어 낸 것이다. 팀 버튼의 독특한 스타일과 만화적 상상력, 그리고 그만이 표현할 수 있는 우울하면서도 신비로운 감성이 잘 녹아들면서 그는 평단과 대중들의 호평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잭 니콜슨이 연기했던 ‘조커’는 20세기 영화사상 가장 악명 높은 캐릭터로 선정 될 만큼 섬뜩하고 강렬한 캐릭터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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