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기만하는 식품업계의 실체
소비자 기만하는 식품업계의 실체
  • 최선영 기자
  • 승인 2013.01.28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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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마케팅으로 이익만 추구하는 기업, 윤리정신 바로 잡아야
[이슈메이커=최선영 기자]

[Daily Life] MSG 무첨가의 진실

 

 

 

대전에 사는 주부 김선우(34)씨는 가족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 김 씨의 딸이 아토피가 심하기 때문에 요리를 할 때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그녀는 최근 MSG무첨가를 내세운 식품이 출시 된 것을 보고 안심하고 아이들의 반찬에 올려놓았다. 식품업계의 MSG무첨가를 내세운 노이즈마케팅으로 인해 MSG가 유해하다고 인식한 것이다.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무첨가 제품을 구매한 김 씨. 그녀는 MSG가 과연 유해한지, 무해한지 궁금하다.

 

매출 증대를 위한 식품업계의 노이즈 마케팅

최근 인공조미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소비자들은 무첨가 제품으로 손길을 돌렸다. 곧바로 식품업계는 ‘MSG 무첨가’ 가공식품을 출시했고 이는 웰빙 바람과 함께 건강을 생각하는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식품업계의 ‘MSG 무첨가’를 내세운 광고 전략. 과학적으로 입증이 된 사실일까?

국내의 한 식품업계 홈페이지에는 제품 안전과 관련, ‘No MSG(무 MSG)’를 강조하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이 업체는 “저희가 국내에서 만드는 모든 제품은 MSG를 첨가하지 않고 있으며 고객의 건강을 위해 버섯 등 자연에서 추출한 천연소재로 맛을 내고 있다”고 광고한다. 하지만 이 업체의 제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MSG만 무첨가 표시만 되어있을 뿐 다른 화학성분이 들어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MSG가 첨가되지 않으면 건강에 무해하다는 인식을 심어준 식품업계는 일반제품보다 더 비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했다. 그야말로 노이즈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의 인식을 바꿔놓고, 매출증대를 이룬 셈이다.

MSG 무첨가 제품이 이슈가 되면서 금보연 한국식품산업협회 단장은 식품첨가물 관련 전문가 포럼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금 단장은 “첨가물 자체의 문제보다 노이즈 마케팅에 따른 업체의 과다경쟁으로 식품첨가물이 잘못 알려진 듯하다”고 말하며 기업의 노이즈마케팅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한 식품안전정보원 등을 활용해 안전 정보 제공을 확대 개편해 업체 간 윤리기준 제정 등을 통해 자정하고 소비자들이 식품첨가물에 대한 정보 접근을 높이기 위해 식약청은 홍보방법을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감칠맛은 과연 인체에 해롭나?

MSG가 우리 몸에 해롭다는 주장도 많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MSG는 우리 몸에 해롭지 않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천연조미료와 다를 게 없는 화학조미료이다. MSG는 설탕의 주재료인 사탕수수를 글루타민산 생성 미생물을 통해 발효시켜 글루타민산을 생산한 후, 나트륨과 배합한 뒤 완성된다. 이러한 MSG의 성분 글루타민산은 버섯, 다시마, 옥수수, 치즈 등 우리가 평소에 많이 접하는 천연식품에도 들어있다. MSG를 화학조미료로 표현하지만 MSG를 만드는 과정이 인공적이기 때문에 화학조미료라는 명칭을 썼을 뿐 유해하다는 뜻이 아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MSG가 우리 몸에 유해하다는 인식을 갖게 했을까? 발단은 1968년 중국 음식을 먹고 마비증상이 일어났다는 한 사람이 의학 학술지에 편지를 보낸 사건으로 비롯됐다. 이 사건으로 ‘글루타민산소듐증후군’, ‘중국식당증후군’이라 불리며 MSG는 이슈가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를 증명하기 위한 연구에서 MSG가 ‘글루타민산소듐증후군’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고, 마비증상이 MSG가 원인이라는 증거 또한 없었다. 더불어 글루타민산은 모유에도 들어있는 자연물질로 MSG를 먹고 이상반응이 일어났다면 모유를 먹어도 이상반응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MSG가 유해하다는 결과는 나온 적이 없다. MSG는 다량이 아니라면 먹어도 몸에 이상이 없고, 일본, 호주, EU등의 동물 실험 및 임상실험결과에서 1일 섭취 허용량의 규정이 필요 없는 물질로 규정되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에도 지난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MSG는 안전하며 사용량을 규제하지 않는 첨가물(GRAS)로 인정했지만, 부정적 인식 때문에 기피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에 한국식품영양과학회 변명우 회장(우송대학교 외식조리영양학부 교수)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MSG자체는 천연재료에도 들어있는 성분으로 다량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아닙니다. 어떤 좋은 재료도 다량으로 섭취하면 나쁜 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라며 MSG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경제불황에도 불구하고 주부들은 내 가족의 건강을 위해 조금이라도 좋은 음식을 먹이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주부들을 현혹시켜 더 비싼 금액의 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식품업계. 소비자를 기만하는 노이즈마케팅보다는 정확한 정보 전달을 통해 현명한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기업윤리를 바로잡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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