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경영 활동과 사회 공헌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
기업의 경영 활동과 사회 공헌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2.12.20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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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이윤 창출이 아닌 경제적‧사회적 가치 동시 창출
[이슈메이커=박성래 기자]

Cause Marketing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은 기업이 사회적인 이슈를 이익 추구를 위해 활용하는 마케팅 기법을 일컫는다. 보통 소비자의 구매가 기부활동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코즈마케팅’은 비슷한 형식과 광고모델만으로 소비자에게 다가서는 것에 한계를 느낀 기업이 소비자의 호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상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환경과 보건, 빈곤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업의 노력에 소비자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게 되면 기업의 선한 이미지가 제품 구매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과 국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이 확산이 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

미국 하버드 대학의 마이크 포터(Michael Porter) 교수와 마크 크레이머(Mark Kramer)는 2011년 1월 하버드 비즈니스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서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두 교수는 이 글에서 기업들이 사회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은 고사하고 기업들의 여러 활동이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만든다고 지적했디. 기업의 존재 목적이 단순한 이윤 창출이 아닌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하며 이러한 공유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공유가치창출을 위한 하나의 마케팅적 방법론으로서 ‘코즈연계 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이라고도 불리는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이 주목 받고 있다.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은 기업과 사회적인 이슈 또는 비영리 단체가 상호이익을 위해 연계하는 것을 말한다.

코즈마케팅은 1984년 미국 아메리칸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사가 자사의 마케팅 활동을 자유의 여신상 복원 프로젝트와 연계하면서 처음 소개되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고객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1센트, 신규로 가입할 때마다 1달러의 성금을 자유의 여신상 복원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당시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있던 미국 내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미국의 자존심이라 여겨지던 자유의 여신상 복원은 미국인들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캠페인 기간 동안 170만 달러의 성금이 모이고 카드 사용량이 27%나 증가하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LG경제연구원 유재훈 연구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코즈마케팅의 차이점은 사회적 책임의 경우 기업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수행하는 역할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코즈마케팅은 기업이 소비자를 통해 기업이 추구하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가 추구하는 공익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한다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전반적인 가치사슬을 포괄하는 반면 코즈마케팅은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만 초점을 둔다면서 결국 코즈마케팅은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에 정당성을 부여하여 공익적인 가치 창출 활동과 연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도 “최근 기업들이 실행하는 코즈마케팅의 여러 가지 형태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 볼 필요가 있다”며 이는 앞으로 미래 기업의 경제활동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의 실제 효과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ope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중요해지면서, 기업의 경영 활동과 사회 공헌을 연계시키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고 이를 위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이다.

세계적 기업 코카콜라는 작년 말 미국과 캐나다에서 회사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빨간색 콜라 캔 대신 북극곰이 그려진 흰색 제품을 선보여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코카콜라가 파격적인 디자인을 내놓은 것은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WWF)와 함께 북극환경 보호 캠페인인 ‘아크틱 홈(Arctic Home)’을 진행하면서다. 온난화로 생존 환경을 위협받는 북극곰을 돕자는 취지로 진행된 이 캠페인에서 코카콜라는 소비자들이 제품에 적힌 코드 번호를 문자메시지로 보내거나, ‘아크틱 홈(Arctic Home)’ 캠페인 웹사이트에 입력하면 일정액을 기부할 수 있게 했다. 이 캠페인은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끌었고, 약 5개월 만에 코카콜라는 180만달러(약 22억원)가량의 기부금을 모을 수 있었다.

미국 제약회사 헬프 레미디스는 최근 반창고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피를 닦을 수 있는 면봉과 골수 기증 프로그램 가입서를 첨부했다. 면봉을 첨부함으로써 소비자가 반창고를 붙이기 전에 상처의 피를 닦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고, 이 혈액이 채취된 면봉을 골수 기증 프로그램 가입서와 함께 골수 기증 기관에 보내면 기증 프로그램에도 쉽게 가입할 수 있게 유도한 것이다. 골수 기증 의사를 가진 사람들을 기증 프로그램으로 끌어들이고 또 이 골수를 기증받을 수 있는 환자와 쉽게 연결시킬 수 있도록 한 이 마케팅 전략은 미국의 골수 기증 가입자 수를 이전보다 3배 이상 늘리는 놀라운 효과를 발휘했다.

국내에서는 패션과 화장품 업계가 코즈마케팅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더바디샵’은 지난 2009년부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63개국에서 '아동.청소년 인권보호 캠페인'을 진행해 오고 있다. 더바디샵은 매년 캠페인 제품을 판매해 수익금 전액을 아동·청소년 인권보호단체인 엣팍(ECPAT)과 중앙아동보호기관, 굿네이버스에 기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헤라’는 지난 2005년부터 유방건강 의식 향상을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헤라는 매년 캠페인 기간에 ‘핑크리본 스페셜 에디션’ 제품을 한정 출시, 판매액의 3%를 유방암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서강대 경제학과 이덕한 교수는 “이는 화장품 업계가 ‘코즈마케팅’을 이용해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를 이끄는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의류업계는 버려지는 헌 옷을 활용한 코즈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제일모직의 남성 브랜드인 ‘로가디스 스트리트’는 브랜드에 상관없이 입던 남성복을 가지고 오면 같은 아이템 구매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고객에게 수거한 헌 의류는 선별작업과 수선, 세탁을 거쳐 기아대책재단인 ‘행복한 나눔’에 기부된다. 유니클로도 ‘리사이클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매장에서 회수된 유니클로 옷을 빈민국에 기증하는 이 캠페인은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 시행했다. 지난해 캠페인에서 회수된 3000여벌의 옷이 아프리카 케냐에 기증됐고, 지난 3월까지 회수된 1만4000여벌도 지난 8월 빈민국에 기증됐다.

 

소비자들도 동참하는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이승빈 교수는 “코즈마케팅이 활발히 전개되는 것은 과거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묻던 소비자들이 이제 사회적 책임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라며 소비자는 자신의 소비생활이 바람직한 소비란 인식으로부터 만족감을 느끼고 기업들은 이를 통해 사회적 책임뿐 아니라 기업이미지 향상도 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즈마케팅의 가장 기본적인 유형은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소비를 통해 기부 활동을 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면 기업이 특정 ‘코즈(Cause)’에 기부를 하는 간단한 방식이다. 기부의 형태는 경우에 따라 물품이 되기도 하고 기금이 되기도 한다. 앞서 언급했던 기업이 추구하는 경제적 가치를 소비자들의 소비를 통해 직접적으로 실현한다는데 있어 가장 많이 활용되는 코즈마케팅 형태라고 할 수 있다.

2006년 런칭 한 ‘탐스슈즈(TOMS Shoes)’는 가장 소비자들과 함께 성공적인 코즈마케팅을 실행하는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소위 ‘원포원(One for One)’이라고 불리는 이 비즈니스 모델은 소비자들에게 신발을 한 켤레씩 팔 때 마다 신발 없이 생활하는 빈민국 아이들에게 한 켤레의 신발을 기부 하는 것이다. 왜 하필 신발이냐는 질문을 받은 탐스슈즈의 창업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Blake Mycoskie)는 세계 10억 명의 인구가 흙을 통해 인체에 침투하는 질병에 걸릴 위험에 처해 있으며 단순히 신발을 신는 것만으로도 이 질병을 대부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6년 런칭 첫해 소비자들의 소비를 통해 10,000 켤레의 신발을 기부한 탐스슈즈는, 2011년에는 2백만 켤레의 신발을 기부했다.

코즈마케팅은 기업의 사회적 활동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뀐 결과물이다. 기업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활동이 기업 스스로를 위한 장기 투자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 교수도 지난해 경제적 가치 창출과 사회 문제 해결을 연계해야 한다는 ‘공유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이란 개념을 내놓고 사회 공헌 활동에 대한 기업의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국대 경제학과 권남훈 교수는 “코즈마케팅은 ‘공유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 전략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인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기업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쉽게 얻고 사회 이슈 등에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면서, 기업들은 소비자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속 가능한 아름다운 마케팅을 위해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 실행 시 고려 요소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코즈마케팅 전문기업 콘(Cone)사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88%가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이 특정한 코즈와 연계되는 것을 수긍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코즈마케팅의 실패 사례들은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기업이 추구하는 경제적인 가치를 전혀 창출하지 못하고 끝나버리거나 잘못된 실행으로 심지어 여론의 역풍을 맞기도 한다.

세계경영연구원(IGM) 이우팡 교수는 “사회가 추구하는 공익적 가치와 기업이 추구하는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코즈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코즈마케팅에서는 지속가능한 ‘코즈(Cause)’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기본적으로 제품 및 서비스의 품질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밝히며 소비자들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가 단순히 ‘코즈(Cause)’와 연계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구매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LG경제연구원 유재훈 연구원은 “엄청난 재무적 성과를 올리는 일부 기업들을 제외하면 오늘날의 무한경쟁 시대에 일정부분의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사회적인 공익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실행하는 코즈마케팅은 사회가 추구하는 공익적인 가치는 물론 기업이 추구하는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에게도 실용적인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코즈마케팅을 중심에 두고 있는 기업은, 기업과 사회 그리고 소비자들의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지점을 찾아낼 때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을 성공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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