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 유재명 기자
  • 승인 2012.12.19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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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화합을 위해 대통합 강조
[이슈메이커=유재명 기자]

[Cover Story Ⅱ] 버락 오바마 재선

 

이미 강대국으로서 세계에 정치적·군사적·경제적으로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이기에 이번에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는 세계인의 많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과 국가 간의 크고 작은 대립문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기를 바라는 세계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버락 오바마 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절대적인 지지로 재선 성공

많은 관심을 받았던 미국 대통령 선거는 오바마(51) 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첫 번째 흑인 대통령에 이어 첫 번째 흑인 재선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새로운 역사의 날을 다시 한 번 수립했다. 이번 연임을 통해 국민의 신임을 확인한 오바마 대통령은 대·내외 정책에 힘을 얻으며 미국의 대통합은 물론 세계 경제의 활성화 및 세계평화를 위한 행보를 약속하며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현지시간 11월 6일에 실시된 미국 대선에서 현직 대통령인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밋 롬니(65) 공화당 후보를 약 200만 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합주 11개 주 가운데 10개 주에서 승리하며 선거인단 303명을 확보, 206명에 그친 롬니 후보를 따돌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체 득표율에서도 50%를 얻어 48%에 그친 롬니 후보를 앞섰다. 이와 함께 러닝메이트인 조 바이든(71) 부통령도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 재선 성공의 수많은 요인 중에서 오바마에 대한 유권자의 신뢰부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투표자의 절반 이상이 오바마의 경제 정책을 롬니의 경제 정책보다 더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산층과 서민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오바마 밖에 없다는 믿음이 투표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이다.

오바마 승리의 일등공신은 소수인종과 여성이었다. 흑인의 95%, 히스패닉의 65%가 오바마에게 표를 던졌으며 여성 유권자 사이에 오바마의 득표율은 롬니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워싱턴포스트’는 그의 당선이 확정된 직후 “오바마가 소수인종과 여성 유권자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 것은 이들을 위한 진보적 정책방향을 분명히 밝힌 덕분”이라고 전했다. 오바마는 낙태, 동성결혼 지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확고히 밝히고 정책을 추진했으며 불법이민자 추방 유예조치를 통해 히스패닉 유권자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드라마틱한 전개도 오바마의 승리에 한 몫을 했다는 평가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0월부터 지지율 고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터진 허리케인 ‘샌디’가 오바마의 위기대응 리더십을 부각시키는 중요한 기회가 됐던 것으로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1월 21일 취임식을 갖고 44대 대통령으로서 새 임기 4년을 시작한다. 새 역사를 쓴 오바마 대통령은 11월 7일 새벽 1시 35분경 미셀 오바마 여사, 두 딸과 함께 나선 당선연설을 통해 “우리는 선거에서 격하게 싸웠지만 하나의 미국이 전진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통합과 단합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앞길이 멀고 험난할 것 이지만 최상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역설하고 초당정치, 경제 살리기 등에 전력투구할 것임을 다짐했다.

오바마 재선 바라보는 국제 여론

오바마 대통령이 본국보다 외국에서 훨씬 더 인기 높은 지도자이며 재선에 대한 기대가 컸음을 지난 6월 13일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리서치의 조사에서 나타났다. 대부분의 유럽 연합 회원국과 일본, 인도, 브라질 등은 오바마의 재선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발표된 독일 마샬기금의 여론조사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이 조사에서 유럽연합 회원국 국민의 71%는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에 지지를 보냈다. 부시 행정부 시절 유럽 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된 이라크 전쟁을 오바마가 종식시킨 데 이어,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성과가 여론조사 결과로 나온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반면 반미주의 여론이 높은 서남아시아 국가들은 이라크 철군 및 아프가니스탄 철군 예정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서남아시아 주요국들 중 친미 성향이 강한 터키에서만 오바마의 재선을 찬성하는 비율이 반대 비율보다 약간 높았다. 이집트, 파키스탄, 레바논, 요르단, 튀니지 등에서는 오바마 재선에 반대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오랫동안 미국과 대치해온 멕시코에서도 오바마 재선을 지지하는 여론은 35%였고 반대 여론은 43%로 조사됐다. 미국과 함께 G2로 분류되는 중국인들 역시 오바마에게 부정적이었다. 퓨리서치는 미국 대선에 대한 전 세계의 열기가 2008년만은 못하지만, 예외적으로 중국에서는 4년 전보다 미국 대선에 대한 관심도가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는 세계와 화해한 오바마 1기가 재신임을 받았다고 평가했으며 재정위기에 처한 유럽 지도자들도 미국의 새 지도자보다는 오바마 대통령과 협력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판단, 선거 결과를 환영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외교정책, 경제문제 등 양국의 모든 협력관계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는 축하 서한을 보냈다. 이란 핵시설 공습을 반대하는 오바마 행정부와 여러 차례 갈등을 빚어온 이스라엘 정부는 일단 오바마의 재선을 환영한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양국은 어떤 차이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바마 행정부가 계속해서 이스라엘에 지지를 보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재선을 축하하는 서한을 보냈으며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향후 4년도 한미 양국의 21세기 포괄적 전략 동맹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도록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선적으로 필요한 내부 강화

오바마 대통령이 이끄는 2기 행정부는 여러 난제를 안고 출발선에 섰다. 대선 기간에 쪼개진 국론의 통합과 재정 지출 급감에 따른 경제 충격을 뜻하는 ‘재정절벽(Fiscal cliff)’의 위험 해소 등이 우선순위에 올라 있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2기 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16조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국가 부채를 감축하는 데 따른 재정절벽의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 의회예산국(CBO)과 국제신용평가사는 2013년부터 시작될 예정인 예산 자동 삭감에 대해 양당의 합의가 빠른 시일 내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 경제는 당장 2013년 초부터 침체될 수 있다고 끊임없이 경고하고 있다. 이에 미국인의 약 3분의 2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 의회에서 공화당과 협력해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초당적인 합의안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12~19일 USA 투데이와 갤럽이 공동조사를 벌인 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다. 당시 응답자의 65%는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안을 만들기 위해 ‘진정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변했다.

또한 대선 기간에 쟁점으로 부각돼온 중산층 보호와 일자리 창출, 집값 부양, 세금 문제, 삶의 질 개선 등 오바마 2기 정부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수두룩하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미 경제회복의 근간인 제조업을 재건해 100만개 일자리 창출을 내걸었다. 일자리의 3분의 2를 맡고 있는 중소기업을 늘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또한 예산을 삭감하는 한편 부자 증세를 통해 10년간 연방 적자를 4조 달러 이상 줄이기로 약속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014년 1월 공식 발효되는 ‘헬스케어 개혁법’에 따라 전 국민 건강보험시대를 안착시키며 노년층의 사회보장 연금에 대한 사유화 시도를 차단을 추진하고자 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이 확정된 후 당선연설을 하던 6일 밤 공화당의 수장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초당적인 협력을 약속하면서도 증세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올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은 다행히 상원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지만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를 저지할 만큼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했기에 오바마 정권의 정책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관계의 재정립 필요

오바마의 대통령 재선에 대해 우리나라는 대체적으로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동안 교육 및 경제성장에 대한 연설에서 한국을 소개할 만큼 ‘친한(親韓)’의 모습을 보였던 오바마 대통령이였기에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제단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지지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이 한국경제의 활성화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양적완화’ 정책을 지지하는 만큼 환율하락으로 우리 기업들의 수출전선에 다소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1월 7일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 발효를 이끌어 낸 주인공”이라며 “그런 만큼 FTA로 마련된 경제와 사회, 문화적 협력의 틀이 활성화돼 양국 국민에게 더욱 큰 자유와 번영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논평했다. 다만 경제단체들은 오바마가 지지하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은행 의장의 양적 완화 정책에 대해서 다소 우려했다. 엄치성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본부장은 “양적완화로 인해 전 세계에 달러가 많이 풀리게 되면 원화 가치의 상승을 유도해 국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한·미 FTA를 통해 론스타의 한국정부 상대 ISD 국제 중재 제기 등 우려했던 대로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수입가격이 다소 인하됐으나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수준에는 변함이 없으며 장기적으로 농업분야를 비롯 각 분야에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한·미 FTA 폐기 및 불평등한 조약에 대해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오바마의 대북 정책에 관해서도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재선에 성공한 뒤 처음으로 북한을 향해 공개적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월 19일 미얀마 양곤대학 연설에서 “북한 지도부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조해 왔다”며 “현명한 길은 바로 핵무기를 내려놓고 평화와 진전의 길을 가라는 것”이라고 북한에 ‘핵’ 포기를 주문했다. 그렇게 한다면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있다고 오바마는 덧붙였다. 우리의 관심은 오바마 정부의 2기 대외정책, 특별히 그의 재선이 한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에 모아진다. 기존정부의 재집권이므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지만 특히 한·미 관계에서 북한문제에 대해 주도권을 가져 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스티븐 보스워스 미국 전 대 북한정책 특별대표는 “남북관계에서 지금까지 한국은 뒷좌석에 앉고 미국이 운전을 해왔으나 이제는 한국이 운전할 때가 됐다”며 남북문제만이 아니라 동북아 다자안보체제 구축 등 이제는 한국이 직접 나서야 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극심한 경제침체는 물론 요동치는 국제 유가와 환율변동, 테러에 대한 불안 등 사회 안정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국제사회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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