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예술의 창조적 만남, 콜라보레이션
기업과 예술의 창조적 만남, 콜라보레이션
  • 박성래 기자
  • 승인 2012.11.27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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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을 춤추게 하는 브랜드의 진화
[이슈메이커=박성래 기자]

Collaboration

 

아트마케팅 ‘콜라보레이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의 어원적 의미는 ‘모두 일하는’ 혹은 ‘협력하는 것’을 뜻하며 공동 출연, 경연, 합작, 공동 작업을 뜻하기도 한다. 이는 서로 다른 두 브랜드가 만나 각자의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을 의미한다.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은 브랜드 간 경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이질적인 브랜드간의 ‘전략적 협업’으로 브랜드 가치를 상호 혁신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창조경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미학적 소비 욕구가 증가하면서 기업의 아트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콜라보레이션의 역사, ‘아트 콜라보레이션’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家, 밀라노의 스포르차家는 당대 예술 천재들을 물심양면으로 후원함으로써 그들의 재능을 꽃 피우게 했다. 이들 명문 가문 사례에서 콜라보레이션의 기원을 찾을 수 있는데, 이러한 전통은 특히 패션산업을 중심으로 현대로까지 이어져 유명 작가의 예술작품이나 디자인을 활용하여 패션아이템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콜라보레이션 브랜드는 일반 브랜드와 달리 독특한 디자인과 유명작가 작품이라는 인식이 고객 설득에 유리할 뿐 아니라 패션상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아트 마케팅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앤디 워홀의 코카콜라를 활용한 작품이나 보드카 앱솔루트, 울라푸르 엘리아손의 루이비통 및 BMW의 콜라보레이션이 있다. 이후 패션산업에서 일반 브랜드로 점차 확산되었고, 협업 대상 역시 예술작품에서 음악과 광고 등 예술 전반으로 확대되었다. 전설적인 그룹 비틀즈의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의 딸이자 콜라보레이션의 대표주자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는 “아트마케팅은 경영에 예술의 다양한 요소들을 접목해 제품, 고객, 평판 등의 실질적 가치를 높이는 활동으로서 예술의 고유한 속성이라 할 수 있는 ‘아우라’, ‘공명’, ‘고양’ 등을 촉매로 차별화 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콜라보레이션, 이제는 패션의 중심에 서다

‘아트 콜라보레이션’이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끌게 만들면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이 스타와 패션, 그리고 브랜드와 디자이너이다. 특히 스타와 패션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다양한 패션을 접하는 스타들에게 패션은 그만큼 친숙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직접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론칭하는가하면 기존의 패션업체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특별한 자신만의 상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스타들이 직접 브랜드 론칭부터 관리까지 사업 전면에 나서는가하면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작업도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 패션사업 진출을 선언한 배우 고소영부터 100억원대 이상의 연매출을 올리는 신은경 등 연예인 홈쇼핑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으로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는 연예인까지, 스타들의 패션 비즈니스는 현재 성황을 이루고 있다.

최근 배우 고소영은 자신의 이름을 딴 의류 브랜드 고소영(KO SO YOUNG)을 론칭한다고 밝혔다. 대표 패셔니스타로 꼽히는 고소영은 이번 브랜드 론칭을 통해 자신만의 패션과 스타일에 대한 노하우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고소영은 “트렌드를 따라 가기 위해 따로 찾아본다거나 공부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금 내가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 즐기고 싶은 것에 집중하는 편이다”며 “패션은 곧 자신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브랜드 ‘고소영’은 무엇보다 나다워야 한다. 대중도 아마 그걸 바랄 것이다”고 설명했다.

직접적인 패션 사업 진출은 아니지만 패션과 친밀하고 깊은 관계를 맺는 스타들도 있다. 브랜드와 손잡고 콜라보레이션을 펼치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 공효진, 지드래곤 등 이름난 패셔니스타들은 자신만의 개성과 패션 감각을 가미한 콜라보레이션 상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재미는 물론 리미티드 에디션으로서의 가치를 준다. 공효진은 여성브랜드 랩과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직접 기획에 참여, 그녀만의 유니크한 패션 감각을 더한 코트, 가죽재킷 등을 출시해 높은 판매율을 보였다. 지드래곤은 최근 일본 주얼리 브랜드 엠부시와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였다. 그만의 독특한 컬러감과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역시 패셔니스타다운 감각을 증명했다. 보다 전략적으로 브랜드와 협업하는 경우도 있다. 박진영은 리복과 파트너십을 맺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신곡과 뮤직비디오에 리복을 이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직접 제품 기획에도 참여하는 것. 내년에는 박진영이 직접 디자인한 운동화도 선보일 계획이다.

 

‘혁신적 콘텐츠’로 상생을 창조

명품 콜라보레이션은 명품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의 ‘감성 자극’을 일깨울 수 있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최근의 콜라보레이션은 단순히 명품의 유명세에 업혀가는 아트 콜라보레이션과 달리 특정 기업이나 브랜드가 타 유명 브랜드와 협력하는 ‘명품 콜라보레이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자사 브랜드에 명품 이미지를 ‘씌우는’ 경우로 삼성전자의 ‘조르조 아르마니폰’과 LG전자의 ‘프라다폰’ 등이 좋은 사례이다. 삼성과 LG는 통상 구매력은 크지만 접근 기회를 갖기 힘들뿐 아니라 비용 및 시간이 소요되고 불확실성이 높은 명품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브랜드 레버리지효과를 명품 콜라보레이션에서 찾았다. 즉 명품 브랜드에 대한 높은 인지도, 선호도 및 호감도를 통해 신규 휴대폰 브랜드 가치의 상승효과를, 반대로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프라다는 단순히 브랜드 가치를 빌려주는 차원이 아닌 한국 시장에서 잠재고객 확보를 기대하는 상생의 콜라보레이션이다.

한국패션문화협회 회장을 맡고있는 이화여대 김혜연 교수 “무엇보다도 명품 콜라보레이션은 명품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의 ‘감성 자극’을 일깨울 수 있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구매를 위한 브랜드 평가는 주로 이성적인 판단에 따르지만, 궁극적인 구매결정은 본능적이고 감성적인 자극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감성적 판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예를 들어 돈과 관련된 결정을 내릴 때 감정과 변연계 가 주도권을 잡고 이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배상민 교수는 “결국 삼성전자의 ‘조르조 아르마니폰’이나 LG전자의 ‘프라다폰’은 단순히 명품 브랜드의 후광효과를 뛰어넘어 구매결정단계에서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시켰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이것이 바로 이성과 감성의 블루스이며, 상생을 위한 혁신적 콘텐츠의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경제연구소 서민수 수석연구원은 “유명 예술작품을 보면 즉각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우리 뇌의 보상영역과 쾌감자극이 활성화되는 현상에서 찾을 수 있다. 소비자들은 기분이 좋아지고 빠져드는 몰입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예술작품을 통해 받은 긍정적인 자극이 동시에 노출되는 해당 브랜드로 쉽고 빠르게 전이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꽁꽁 숨겨라, ‘노브랜드(No Brand) 콜라보레이션'

최근 들어 과거처럼 기업이 예술과 작품을 통해 자사 이미지를 직접 노출하는 대신 브랜드를 드러내지 않는 콜라보레이션으로 진화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업입장에서는 브랜드의 무분별한 노출을 통한 상업성을 배제하는 대신 공공성 추구관점에서 명품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다. 소비자 관점에서 볼 때 상생 콜라보레이션은 쉽게 예상되며, 한 두 번의 경험만을 통해서도 빠르게 적응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경향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사 브랜드를 의도적으로 노출하지 않는 '노브랜드(No Brand) 콜라보레이션'이 도입되는 추세이다.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는 자신들의 브랜드 컨셉을 예술의 한 장르로 선보이기 위해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 의 작품을 오마주로 한 사진 작품전시회를 기획했다. 특히 이 전시회는 세계 최초로 초현실주의 이미지를 사진으로 재탄생 시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사진작가인 김중만의 초현실주의 이미지 작품 23점과 루이까또즈 제품을 독특하게 표현한 작품 4점이 일반 관람객들에게 공개되며, 판매 수익금은 전액 유니세프에 기부된다고 한다.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 이창우 교수는 “서로 다른 브랜드가 하나의 콘텐츠로 뭉치는 콜라보레이션은 근본적으로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단순한 브랜드 이미지 강화차원을 뛰어넘어 감성을 자극함으로써 구매현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며 이는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반드시 시장반응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최근에는 무분별한 콜라보레이션으로 인해 식상해진 소비자들의 주의를 강화시키기 위해 브랜드를 굳이 노출하지 않는 ‘노브랜드 콜라보레이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결국 강력한 브랜드란 소비자들의 인식이 아닌 감성 속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Shop in Shop’ 융합의 콜라보레이션까지

두 브랜드가 단순히 하나로 뭉치는 물리적 결합이 아닌 화학적으로 하나의 브랜드로 융합되도록 혁신적 콘텐츠를 창조해야 함을 의미한다. 최근 대표적인 사례로 미스터피자가 오픈한 레스토랑과 마노핀 갤러리의 통합형 매장을 들 수 있다. 단순히 미스터피자 매장 내에 예술작품을 진열하고, 수제머핀과 커피를 마시면서 동시에 예술작품을 감상하게 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아트갤러리와의 제휴를 통해 국내외 유명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매장 자체가 하나의 상설 갤러리이면서 또 한편으로 머핀과 커피를 파는 분위기 좋은 고급 레스토랑이 되는 것이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단순한 두 브랜드간의 상생 협력이 아닌 전혀 새로운 경험을 만들기 위한 브랜드 간 융합의 결과물을 의미한다”며 한국 현대 미술사를 대표하는 김흥수, 최종태, 이대원, 박항률 등과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백남준, 요시토모 나라, 쿠사마 야요이, 요셉 보이스 등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예로 현대자동차와 커피빈의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인 ‘현대차 에스프레소 1호점’이 있다. 자동차는 대표적인 이성적 고관여 제품특성을 지님은 물론 자동차 전시장 역시 딱딱한 이미지를 주기 마련이다. 그런데 자동차 구매고객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증가하고, 여성들이 실구매자는 아니더라도 브랜드 구매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추세이다. 또 남성고객들은 자동차를 구매할 때 통상 기능적인 특성을 주로 고려한 반면, 여성고객들은 인테리어나 색상 등 감성적인 부분을 주로 고려한다. 이와 같이 새로운 여성고객층을 흡수하기 위해 현대자동차는 ‘커피빈’과 연계하고, 자동차 구매결정시 커피와 같은 감성적인 자극제를 통해 수월한 결정을 유도하고자 한다. 결국 자동차와 커피전문점이 하나의 공간에 위치하는 상생의 콜라보레이션을 뛰어넘어 핵심 여성고객이 갖고 있는 자동차와 커피를 공통분모로 한 새로운 문화공간 그리고 새로운 경험의 창조를 의미한다.

평소 전혀 모르는 대상이나 사람도 자주 보면 볼수록 호감을 갖게 된다는 프랑스 심리학자 자이징거의 ‘단순노출효과’는 지금 우리가 모르는 사이 우리 주변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그리고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우리 삶도 한 단계 더 발전해 15~16세기 메디치가 그랬던 것처럼 콜라보레이션이 우리 삶의 중심이 될 전망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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