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소기업, 세계 자원전쟁에서 당당한 승리
한국 중소기업, 세계 자원전쟁에서 당당한 승리
  • 이종철 기자
  • 승인 2012.11.27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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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이라는 벼를 심은 농부의 마음으로 일궈낸 ‘텅스텐 채광권’
[이슈메이커=이종철 기자]

[Cover Story] (주)KU에너지홀딩스 금중필 회장

 

최근 자원전쟁이라는 단어가 언론지상에 부쩍 자주 등장하고 있다. 전쟁으로 비유될 만큼 세계 각국이 광물자원 확보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지금, 특히 수요에 비해 매장량이 부족하고 추출이 어려운 희소금속 쟁탈에 각국은 혈안이 되어 있다. 이러한 자원위기의 상황에서 희소금속의 대표격인 ‘텅스텐’ 채광권을 따내 이목을 집중시킨 중소기업이 있어 화제다. 이해 당사국간의 첨예한 외교문제로 대두되며 대기업이 발 벗고 나서도 힘들다는 해외채광권을 진정성 있는 투지로 거머쥔 굴지의 기업은 바로 (주)KU에너지홀딩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중소기업의 성공신화 뒤에는 과연 어떤 희귀한 스토리가 숨겨져 있을까?

 

 

첨단산업의 비타민, 텅스텐

2010년 9월, 센카쿠열도 인근 해역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이 충돌했다. 양국 간 영유권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때 중국은 일본을 압박하기 위해 `희소금속 수출 중단`을 선포했다. 같은 해 10월, 미국이 중국 정부의 그린에너지 정책에 통법 301조를 가동하자 중국은 또 한 번 ‘수출 중단’이라는 카드를 내보였다. 미국과 일본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결과는 두 사건 모두 자원강국인 중국의 승리로 끝났다. 이제 총칼이 아닌 자원이 무기가 된 시대가 온 것임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특히 첨단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희소금속의 공급 중단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게 됨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자원 전쟁이 벌어지고 있던 그 시각. 최근 아시아 시장과 선진 경제권인 유럽을 잇는 물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의 한 광산에 ‘KU에너지홀딩스’라는 한글 깃발이 꽂혔다. 그리고 중국의 거대기업, 일본의 스미모토 상사, 인도의 타타그룹 관계자들을 제치고, 한국의 한 중소기업은 우즈벡 최대 규모의 잉기치키 텅스텐 광산 채굴권을 거머쥐고 있었다. (주)KU에너지홀딩스의 금중필 회장은 “사실 텅스텐이 그렇게 강력한 힘을 가진 광물인지 잘 몰랐습니다. 제가 관심을 둔 것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진정한 교류였기 때문이죠. 굴지의 기업을 누르고 한국의 작은 기업에게 사업권을 준 우즈벡 정부에게 감사를 전합니다.”라며 당시 기적 같았던 상황을 회상했다.

(주)KU에너지홀딩스 금중필 회장이 자원 전쟁에 몸을 던진 것은 의도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것도 LED·반도체·전기차·풍력발전기 등 각종 첨단기술·녹색산업 분야에 주로 쓰이며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 불리는 희귀금속, 텅스텐 광산의 채굴권이 아니던가! 그뿐 아니라, 최첨단 국방 무기 제작에 없어서는 안 될 금속으로 긴장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와 맞물려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던 바로 그 광물이 바로 텅스텐이었다. 지구 한 편에서 희귀금속 확보를 두고 실제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지고 있던 그 시각, 우즈벡 레저사업을 위해 드나들던 한 중소기업이 세계 유수 기업들의 러브콜을 물리치고 우즈벡 정부의 신뢰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한국과 우즈벡의 사회, 문화적 가교 역할, 기업의 사회적 역할

(주)KU에너지홀딩스는 2009년 중앙아시아 리조트 개발 및 SOC 사업을 위해 처음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했다. 실상 지금까지의 해외 개발권 획득 과정을 보면 대부분 우리 기업들의 사회간접자본(SOC) 기술을 활용해 상수도망 등의 기반시설 투자를 약속하고 개발권을 확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때문에 KU의 텅스텐 개발권 획득은 이례적인 경우였다. “우리같이 작은 회사가 큰 광산 사업을 어떻게 따냈는지 많이들 의아해했습니다. 심지어 한국 정부나 당국에서조차 의심하는 눈치였어요. 그럴 때마다 제가 한 말은 ‘당신도 이틀이 멀다하고 우즈벡까지 날아가 일을 처리할 수 있었냐?’라고 대항하는 것이었습니다.” 금중필 회장이 혈혈단신으로 작은 기업을 이끌고 우즈벡 텅스텐 광산 채광권을 따낸 것은 그의 땀과 노력의 진정성을 우즈벡 정부가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사업도 사업이었지만 우리나라 1970년대 수준의 생활을 하고 있는 현지인들 속으로 들어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려운 일에 앞장 서 도우려했던 진심이 통한 것이다. 학교 갈 나이에 공터에서 놀고 있는 청소년들을 보며 금 회장은 우즈벡 정부에 교육 나눔을 이야기했고, 질병으로 고생하는 마을 사람들 속에서 상처를 어루만지며 선진 의료시설이 곧 낫게 해 줄 것이라며 우즈벡에 희망을 주었다. 마음이 시켜서 했던 일들에 나름의 목표가 생긴 것은 그 후의 일이었다. ‘좋은 마음을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우즈벡 양국의 관계도 좋아지고 교류가 이루어지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가는 우정이 쌓이겠구나’ 했던 금 회장의 철학에 우즈벡 관료들은 매료 됐던 것이다. 그가 새로운 영역의 회사를 차리고 회사명을 ‘KU’라고 한 것도 한국(K)과 우즈벡(U) 간 진정한 ‘나눔’으로 교류의 물꼬를 트고자 하는 바람에서였다. 그런 진정성 어린 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텅스텐 채광권’ 투자도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일본의 AIP증권 호리구찌 대표 100억엔 투자 약정

내로라하는 국내외 업체들을 뒷전으로 물러나게 만든 (주)KU에너지홀딩스에 100억 엔의 투자금을 내놓은 일본 AIP증권도 그의 사업성보다는 진정성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실제 대기업과는 계약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AIP증권은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찾아 중간에 다리를 놔 가속화시켜 투자 유치에 성공시키는 기업의 사회정의 실현을 모토로 운영되고 있는 회사이다. 그러다보니 발품 팔며 투자유치를 위해 전력투구하는 금 회장의 모습에 투자를 확정하게 된 것. AIP증권사는 한 매스컴의 인터뷰를 통해 잉기츠키 광산의 한,일 자원 부국화를 위한 투자를 계기로 양국간의 관계가 돈독해지기를 희망하는 금 회장과 같이 일하게 된 것에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었다. 이에 금 회장은 “자원개발 일을 하다 보니 더 애국자가 되었습니다. 다만 대기업이 MOU를 체결하면 큰 일 한 것으로 인식하고 중소기업이 MOU를 체결하면 우습게 생각하는 풍토는 좀 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KU와 AIP의 우즈벡 진출 이후 한-우즈벡 양국 우호관계가 증진되고 있어 앞으로는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금 회장은 일본의 유수의 투자 회사인 AIP증권에서 투자의사를 밝혔을 때와 카리모프 우즈벡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본 계약을 체결했을 때, 국내에서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던 시선들이 일순간에 바뀌는 것을 느꼈다고 전한다. 그는 “중소기업이 해외 자원 채광권을 따냈을 때, 믿어주지 않던 국내의 대기업과 당국에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라며 약간의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투자를 약속한 일본 AIP 증권의 유희 호리구찌 대표는 F1 자동차 경주 광이라고 알려져 있다. AIP증권의 호리구찌 대표가 유럽 유수의 팀들을 제치고 일본엔진을 단 브라질 출신 선수가 우승을 했던 가장 인상 깊었던 F1 경기를 회상하며 (주)KU에너지홀딩스의 금중필 회장에게 ‘우리가 머신과 윤활유를 제공 할테니 당신은 최고의 레이서가 되어달라’고 말하며 투자를 약속했다고 한다. 당시 금 회장은 그 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금 회장은 한국과 일본이 독도문제로 민감한 상황 속에서도 투자를 진행해 준 AIP증권과 호리구찌 대표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호리구찌 대표도 한국과 일본이 대립하는 것으로만 비춰지는 게 안타깝다며 (주)KU에너지홀딩스와의 광산 사업이 잘 진행되어서 양국간의 감정 해소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벼를 심는 농부의 심정으로 일하겠습니다”

금중필 회장은 OverSeas 트레이딩이라는 회사를 병행 운영하고 있다. 국내 제품의 미군납 독점권 계약을 주 실적으로 가지고 있는데, 실상 미군납은 중간유통과정의 생략과 안정된 수익 확보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진입장벽이 대단히 높고 기간이 오래 걸려 그 장벽을 허물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미군부대 매장을 총괄하는 미군납 에이전트의 심사를 통과했다는 것은 그만큼 제품력을 세계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입증이기에 금 회장이 납품에 성공한 국내 식품, 제약 제품은 이미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어 있다. 오랜 외국 생활을 통해 더 탄탄해진 애국심이 있었기에 국내제품을 알리고 국내 사업을 홍보하는 일에 앞장 서 왔던 금중필 회장. 수교 20주년을 맞아 한-우즈벡 두 나라 관계가 경제, 문화, 역사, 인적교류 등 모든 분야로 확대되길 바란다는 금 회장은 안전지대가 없다는 자원 전쟁에서 대한민국의 우위를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 지금처럼 낮은 자세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뷰 말미에 금 회장은 경영철학을 이야기한다. ‘정말 네가 일본의 상술을 배우려면 농부에게 찾아가 농사를 지어봐라’고 삶의 철학을 들려 준 일본인 교수님의 말처럼 모두가 색안경을 끼고 볼 때 스스로가 농부라고 생각하고 여름에는 모내기하고 가뭄 들면 물을 터주고 비바람 견디면 알곡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 회장은 작은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결실의 마지막 결과를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우즈벡에 희망을 전하는 사회적 문화 기업으로 남고자 한다. 우즈벡의 발전 속도에 파트너십을 통해 어려움을 덜어주고 가교역할을 하는 기업으로서, 문화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대한민국에 좋은 자원을 가져와 국위 선양에도 이바지할 수 있는 소탈한 농부가 되고자 희망하는 금중필 회장과 (주)KU에너지홀딩스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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