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의 시선으로 경영 혁신의 칼을 대다
셰프의 시선으로 경영 혁신의 칼을 대다
  • 박지훈 기자
  • 승인 2018.04.0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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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지훈 기자]

 

 

셰프의 시선으로 경영 혁신의 칼을 대다


사드배치 여파에도 20% 매출 성장

 

 

 

 

20여 년간 호텔 주방에서 코스요리를 내기 위해 불과 씨름하던 셰프가 갑작스러운 호텔 매각으로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었다. 썰고 볶고 맛을 낼 줄만 알았던 그는 느닷없이 식자재 수입 가공·유통 전문 기업 (주)KTSC (구: 한국관광용품센타)로 향했다. 주방에서 ‘양 조절’에 민감했던 과거 셰프의 눈에 회사가 수입하는 식자재의 종류와 양은 비정상이었다. 그는 ‘양 조절’에 익숙하지 못해 수입한 식재료의 상당량을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하는 일이 일상이 된 회사 경영에 칼을 댔다. 



대표 취임 이후 약진한 3사(社)

(주)KTSC는 1978년 세종대 재단 아래 국내 85개 호텔 기업의 출자로 세워진 식자재 수입·유통사다. 전국 2,000여 개 관광호텔, 전문관광식당에 식자재, 식음료, 주방 및 식기를 공급하며 2천억 매출을 형성하고 있었다. (주)KTSC와 자회사 (주)코빅푸드·(주)KTS 푸드는 현재 셰프 출신 이종길 대표의 지휘 아래 성장하고 있다.
 

본래 남산타워호텔 총주방장이었던 이종길 대표는 갑자기 호텔이 매각되면서 24년간 해온 요리를 못하게 됐다. 그는 주경야독하며 취득한 박사 학위로 대학 교수직 공채에 지원했다. 마침 (주)KTSC의 러브콜을 받고 부장으로 입사한 그의 눈에 비친 회사는 규모만 클 뿐 효율적인 수입을 하지 못해 성장이 정체돼 있었다.
 

임직원 중 누구 하나도 주방에서 일한 경험이 없어 주방에서 필요한 식자재의 양을 예측하지 못한 결과 과도하게 많은 양을 수입했다. 유통기한이 짧은 식자재 재고는 모두 폐기되기 일쑤였다. 당시 부장이었던 이종길 대표는 수입되는 물량을 전수 조사해 체계를 재정비한다. 결과는 당기순이익 20% 상승이었다. 성과를 인정받은 이종길 부장은 2013년 (주)KTSC의 자회사인 (주)KTS 푸드 대표로 부임해 7년간 적자에 허덕인 회사를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고, 또다른 자회사 (주)코빅푸드, 본사 등 총 3개사 대표의 자리에 올랐다.


 

▲코리아 셰프 클럽은 국내 호텔 총주방장만 가입할 수 있다. 이종길 대표는 이곳에서 7년 동안 총무직을 맡으며 새로 발굴한 해외 식재료 및 수입 정보를 전한다.

 

 

왜 주방으로 돌아가지 않았나.

“셰프로 일하면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대학에 출강을 나갔기 때문에 교육에 흥미를 느껴 교수가 되고자 했었습니다. 마침 회사가 제게 입사를 요청을 해왔습니다. 요리만 20년 넘게 해온 제가 이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았습니다. 신메뉴를 개발하고 원가관리를 해본 제가 식자재를 수입, 유통하는 회사에서 적격이었던 겁니다.”



대표직을 맡고 있는 3개사가 전문화하는 영역은.

“작년까지 (주)한국관광상품센타로 불린 (주)KTSC는 전국 800여 개의 호텔과 레스토랑에 수입 식재료를 유통·공급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를 바탕으로 (주)코빅푸드는 HACCP 인증을 받은 냉장육 가공 식품을 기획·개발해 대형 유통채널을 통해 소비자와 만나고 있고, (주)KTS 푸드는 양념가공육 및 냉동육가공 전문기업으로 프랜차이즈, 식품업체에 청결하고 품격 높은 육가공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셰프의 최고 관심사, 원가관리를 책임지다

전국에 있는 식당은 총 50여만 개로 대한민국 인구 100명 당 1개가 있는 셈이다. 5년 내 폐업하는 식당은 85%에 육박할 정도로 요식업계는 포화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이종길 대표는 ‘거래업체가 문을 닫는다면, 일말의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는 철학으로 회사를 운영한다.
 

이 대표는 식당 음식의 맛과 질은 적절한 원가관리에 기반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한 예시에 따르면, 호텔은 식대의 30% 정도를 재료비로 산정한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식자재의 가격이 가뭄, 환경, 정치적인 문제로 대폭 오르거나 수입되지 못하면 식당은 원가관리에 큰 타격을 입는다. 총주방장은 사업장을 운영하기 위해 식대를 올릴 수밖에 없다. 총주방장 출신 이 대표는 이러한 현실을 알고 있기에 최적의 수입 및 관세 정보를 거래업체에 제공해 거래업체가 고품질의 식재료를 경제적인 가격에 매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같은 운영은 고객사에게 해외 동향을 전달해 원가비 상승에 대비하도록 하고 메뉴 선정 및 신메뉴 개발에 도움을 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청년기 이종길 셰프의 모습은 1994년 서울 정도 600주년 기념으로
남산 천년타임캡슐에 보관돼 400년 후 다시 공개될 예정이다.​

 

 

오프라인 B2B 시장이 축소되는 추세에 대한 대안은.

“그렇습니다. 현재 (주)코빅푸드는 이러한 변화에 대비해 B2C에 특화된 기업으로 상품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메뉴를 개발하고 원가관리를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가격, 신선한 식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동 대학원 식품경영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딸과 셰프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일과 공부, 강의를 병행하다 보니 딸과 보낼 시간이 적었습니다. 하지만 딸이 외식경영 전문가의 길로 들어서면서 개인적이든 업무적이든 할 이야기가 많아졌습니다. 제 딸과 셰프를 꿈꾸는 후배들에게는 해외 음식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해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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