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Ⅱ] 동시대 리더의 엇갈린 행보
[리더 Ⅱ] 동시대 리더의 엇갈린 행보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8.03.05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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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동시대 리더의 엇갈린 행보


리더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세상에는 여러 유형의 리더가 있다. 외유내강인 리더가 있는가하면 외강내유인 리더가 있고, 실리를 먼저 생각하는 리더가 있으면 명분을 더 중시하는 리더도 있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대조적인 두 집단을 뽑자면 아마 독립운동가와 친일파가 대표적일 것이다. 동시대를 공존한 두 집단은 서로 다른 이상을 추구했고, 그들 후손의 삶마저 달라졌다. 두 집단에 대한 시민들의 여러 의견을 알아봤다.


두 세력, 어떻게 봐야할까? 

다수의 시민들은 친일파를 ‘천하의 나쁜 매국노’로, 독립운동가를 ‘조국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한 인물’로 인식했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독립운동가 하면 ‘원칙주의자’, ‘이타주의자’를 연상했지만, 친일파는 ‘이기주의자’, ‘실리주의자’, ‘기회주의자’로 인식했다. 직장인 김태우(가명·27) 씨는 “친일파는 사익을 우선시했다면, 독립운동가는 공익을 중시했다. 고로 공사(公私) 중 무엇을 택했는지에 따라 두 집단의 성향이 극명하게 나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와 달리, 일부 노년층은 “친일파가 매국노라는 점에 이견은 없지만, 시대상을 고려해 친일 행적에 따라 친일파를 다르게 평가해야 된다”고 말했다. 논산에 거주하는 도혜주(56) 씨도 “부모님께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을사오적처럼 천인공노할 친일파가 있었다면 단순히 생존을 위해 친일을 한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어떠한 경위로 친일 행위를 한 것인지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시민들은 독립운동가와 친일파 두 집단을 오늘날 어떠한 리더 유형으로 바라볼까? 캐나다에 거주하는 임덕빈 씨(28)는 “오늘날 리더 유형을 두 집단에 적용한다면, 독립운동가는 개인의 양심을 중요시하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고, 친일파는 양심과 책임보다는 현실에 순응하고 개인의 편안함을 추구하는 유형이라고 생각한다. 독립운동가 같은 리더는 더 나은 상황을 위해 끊임없이 돌파구를 찾아나가겠지만, 리스크를 감수해야 될 것이다. 반면, 친일파와 같은 리더는 주워진 상황을 잘 판단해 효율성을 높이는 대신 무책임하거나 책임을 전가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뿌리, 다른 결말 

같은 조선인인 독립운동가와 친일파가 극과 극의 삶을 살게 된 것은 1910년 8월 29일 한반도 역사상 처음으로 국권을 상실한 치욕의 날로 기록된 ‘경술국치(庚戌國恥)’ 이후부터였다. 당시 조선 관료 중 일부는 일제를 동경했고, 다른 일부는 빼앗긴 주권을 되찾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노선은 1919년 3·1운동 이후 일제가 무단통치에서 문화통치로 변경됨에 따라 점차 세분화됐다. 독립운동세력은 1920년대 해외에서 자유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아나키즘 등 여러 사상이 유입되면서 노선이 다양화됐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접어들자 일제의 패악은 날로 심해졌고, 그때마다 독립운동가와 친일파 간의 동족상잔은 계속됐다.
 

  두 집단의 후손들은 오늘날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과 아버지 오광선 광복군 장군의 영향으로 독립운동을 펼친 오희옥 선생은 지난해 이슈메이커와의 인터뷰에서 “옛 말에 독립운동을 하면 3대 씨가 마른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독립운동가의 길이 힘들고, 고됐으며, 친일파와 일제가 이들을 가만두지 않았다”며 독립운동가 자손들의 삶이 녹록치 않았음을 알려줬다. 그와 달리, 친일파 후손들은 요직을 차지해 선조가 친일행적으로 쌓은 부를 답습해왔다. 대표적인 인물이 박정희,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44년 일본육군사관학교 졸업과 동시에 만주군 소위로 임관돼 관동군에 배치, 많은 독립운동가들을 사살했다. 1964년 6·3사태 이후 대통령이 된 그는 1979년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쏜 총에 맞아 사망하기 전까지 집권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부터 대통령직을 역임한 그해에 EBS 측은 ‘다큐프라임-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를 제작하던 김진혁 PD를 특별한 사유 없이 수학교육팀으로 인사조치시켜 신용섭 사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2016년 최순실 게이트로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이 소추됐고, 현재 그는 재판을 받고 있다. 
 

  독립운동가와 친일파 모두 일제에게 조선을 뺏기기 이전까지는 한민족이었다. 하지만 신념, 사상, 환경, 이해관계에 따라 이들의 운명은 달라졌다. 오늘날 이들을 보는 관점 역시 저마다 다르다. 또한, 환경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독립운동가와 친일파 두 세력을 통해 시대가 낳은 비극이 다시금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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