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많은 벽을 넘어야 하는 위치
CEO는 많은 벽을 넘어야 하는 위치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8.01.0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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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CEO는 많은 벽을 넘어야 하는 위치

 


“기술 배우고 시장 분석해 일하다보니 어느새 CEO가 됐습니다”

 

 

 



청년 창업 활성화 정책이 이어지면서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많아졌다. 젊은 혈기와 새로운 아이디어로 청년 창업자는 대학과 정부의 지원 등을 받으며, 차기 CEO로서 발돋움 하고 있다. 하지만 창업한 청년 기업이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몇 군데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대에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창업한 학생창업 기업은 9개에 불과했다. 전남대와 충남대에서는 각각 30개와 27개의 학생 기업이 창업됐지만, 고용실적은 전혀 없었다. 왜 청년 창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일까? 

무(無)에서 건설업체를 일궈낸 
청년 CEO

 

2014년 7월 14일, JS건설이 정식으로 시작을 알렸다. 당시 JS건설 박지수 대표의 나이는 20대 후반이었다. JS건설은 사업 시작 1년 만에 연 매출 5억을 기록했고, 다음 해에는 10억, 지금은 15억의 매출을 내는 업체로 성장했다. JS건설은 모기업이 있거나 누군가의 지원으로 성장한 회사가 아니다. 이 회사는 이제 30대에 들어선 박 대표가 손수 일궈냈다. 그렇다고 박 대표가 흔히 말하는 금수저 출신은 아니었다.

 
박지수 대표는 한 집안의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외동이기 때문에 집에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박 대표는 기대에 미치는 아들은 아니었다. 공부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게 더 좋았던 그였다. 놀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하루에 8만 원을 벌기 위해 공사장을 찾았다. 공사장에서 막일을 하던 그는 굴착기 기사와 대화를 하던 중 굴착기의 경우 하루 50만 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루 종일 고생하는 자신과 급여 차이가 상당하다는 생각에 억울함을 느낀 박 대표는 굴착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1년 정도 수익 없이 굴착기 기술을 배웠다. 하지만 막상 현장 작업을 진행하진 못했다.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고용해주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2억 가까운 빚을 지고, 굴착기를 구입한 박 대표는 막상 일을 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행운이 찾아왔다. 대우건설에서 박 대표를 찾은 것이다. 당시 대우건설은 민원 때문에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우건설 측에서는 동네 주민인 박 대표를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동네 주민인 만큼, 민원이 줄어들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박 대표는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을 놓치지 않았다. 토목공사 임무를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완수하는 등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했다. 경험이 없었지만,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박 대표는 점점 신뢰를 얻어갔다. 결국, 그는 470억 원의 공사를 수주할 수 있었다. 그는 이 공사를 2년 6개월 동안 문제없이 해냈다. 하지만 그는 일을 마무리하며 한계를 느꼈다. 혼자 하기에는 너무 큰 공사였다.

 
박 대표는 동료를 찾기 시작했다. 그는 우선, 굴착기 6대를 구입했다. 무려 10억 원에 가까운 빚을 내고 산 굴착기였다. 이후 그는 굴착기를 조종할 직원을 구했다. 그 사이 어느새 박 대표를 중심으로 새로운 사무실이 개소해있었다. 이것이 JS건설의 시작이었다. 박 대표는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으며, 빚을 모두 갚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 직원들의 생계였다. 박 대표는 당시 포천 지역에 GS 석탄 화력 발전소가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그는 소개를 받고 이 일을 하게 됐고, 이후 공업용수 업무도 맡게 되면서 기업의 비전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저도 모르게 기업이 만들어졌고, 이 기업이 지금은 공업용수 전문기업이라는 평을 받게 됐습니다. 현재 2,400억 원의 공업용수 공사를 하고 있어 JS건설은 6년 후 지금보다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CEO는 많은 벽을 넘어야 하는 위치


굴착기 기술 하나로 건실한 건설업체를 설립한 박지수 대표는 현재 30대의 젊은 나이로 회사의 가치와 수익을 키워가고 있지만, 여전히 현실의 벽에 부딪힐 때가 많다. 특히 그는 주변 건설업체의 못마땅한 시선을 견뎌내는 데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실제로 그가 사업을 할 때 주변에서는 “저러다 망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심지어 협회 모임이나 단체에 나가서도 이러한 얘기가 공공연히 들렸다. 그러다 보니 직원 채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협회나 모임에 나가서도 회의석상 뒤에 물러나 있고, 밥도 혼자 먹어야했다. 더 큰 문제는 사업 수주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박 대표는 이러한 어려움에 정공법으로 부딪혔다. 잘못한 것이 없어도 다른 기업 대표들에게 “사장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동종 업종을 적이라고 가정한다면, 박 대표는 적의 장수와 술 한 잔 하며, 호형호제처럼 지냈다. 그 결과 사업 방향에 대해 타 업체와 소통하는 일이 많아졌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었다. 또한, 젊다고 무시당하는 일도 차츰 줄어들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려는 젊은 청년 분들에게 하고픈 얘기가 많습니다. 우선 청년들은 기술이 있거나 일에 대한 경험이 있으면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사업을 시작하면 상당히 많은 벽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김영란 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방지법이 생겼지만, 여전히 한국에는 돈과 인맥이 없으면 사업하기 힘든 환경이 구축돼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박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청년 창업가에게 주변 사람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주변 사람에게조차 잘하지 못하면 직원이나 관계자에게도 잘할 수 없고, 주변 사람들은 사업을 하며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위기 때 좋은 조력자가 될 수도 있어서다. 또한, 그는 사업을 할 때 물러서지 않는 패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직원들이 있다는 것은 직원과 그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만큼 CEO의 자리는 무겁고도 고독한 자리입니다”라며 “사업을 하다 보면 여러 벽을 만나게 됩니다. 많은 책임을 지고 있는 CEO는 그 벽을 피하면 안 됩니다. 그 벽을 넘어야 합니다. 저 역시 지금까지 많은 벽을 넘어왔습니다. 벽이 오면 피하지 마시고, 반드시 넘어가시기 바랍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투 위원회 이사로 활동하며 국내 복싱 저변 넓혀


박지수 대표는 현재 권투 위원회 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권투 위원회 이사로서 권투 선수들과 유망주들이 자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작년에는 포천시 소흘읍 복싱협회 회장으로 근무하며, 전국 생활체육 복싱대회와 프로복싱 대회를 주도해 유치했다. 복싱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불러 모으고, 복싱 붐을 조성하며, 선수들이 활약할 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그가 이처럼 복싱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 역시 권투선수 출신이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권투선수로 활약하던 박 대표는 권투를 그만두고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운동을 하면서 홍수환 전 챔피언의 눈에 띄어 전문 선수를 준비할 기회도 얻었지만, 미래를 기약할 수 없어 복싱을 그만두게 됐다. 하지만 지금 사업을 하면서 그는 홍수환 전 챔피언을 다시 만나게 됐고, 이제는 한국 복싱의 미래를 위해 함께 일하고 있다. 그는 “저도 운동을 하며, 미래를 기약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후배들을 보면 안쓰럽습니다. 지금 선수들이 처한 가장 큰 문제가 대회 경험을 가질 기회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대회를 많이 열어 선수들을 출전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건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건설에 대한 지식이 쌓였다고 말하는 박지수 대표. 그는 건설에 대한 경험이 생긴 만큼, 앞으로 사회시설이나 관에서 운영하는 시설 건설에도 기여하겠다는 다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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