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초기 한반도에 들어와 우리 조상들의 건강을 지켜준 한약.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사용돼온 한약은 지금도 많은 이가 찾는 치료법 중 하나다. 한약은 제조 과정에서 많은 전문성을 요한다. 사람의 체질과 건강 상태, 병 이력에 맞춰 약재 혼합을 달리해서다. 한약사는 이러한 한약의 전문적인 원리와 지식을 습득,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공헌하기 위해 생겨난 직업이다. 한약사는 한약학의 과학적 발전과 현대화를 위해 꼭 필요한 직업으로 손꼽힌다.
2000년에 처음으로 시행된 한약사 국가고시 이전 한약은 양약보다 대중에게 큰 신뢰를 얻지 못했었다. 질이 낮은 한약재가 무분별하게 유통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약사가 경영하는 한약국의 경우 식품의약품 안전청에서 안전 검사 기준을 통과한 한약규격품만(GMP)을 사용하여 한약 조제를 하도록 약사법에 규정돼 믿을 수 있는 한약을 제조하고 있다.
경기도 시흥시 목감동에 위치한 다함한약국은 처음 안산에서 2005년 개업한 후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내 가족이 먼저 안심하고 복용할 수 있는 정직한 한약, 바른 한약이 아니면 안 된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건강 증진과 질병 치료에 앞장서며 한약국의 정석을 세워가고 있는 곳이다. ‘방문하는 모든 사람에게 정성과 최선을 다하겠다’는 순수 한글 이름 ‘다함’처럼 이 한약국은 한약을 짓지 않아도 지역 주민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따뜻한 한방차를 마시며 심리적 고충을 털어놓고, 한약 복용에 대한 궁금증이나 건강 상담을 할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내 가족이 먼저 복용하는 한약’처럼 정직함과 원칙을 앞세워 철저하게 직접 한약재를 관리, 조제하고 있으며, 언제나 환자의 입장에서 귀 기울여 듣고, 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치료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한은영 한약사는 “한약국에서 한약을 지으실 때 한의원 처방전은 필요 없으며, 그동안 이곳을 방문한 환자 가운데 한약 복용 후 난임 부부가 순산하고 갱년기 여성이 건강한 사회생활을 하는 등 임상에서 한약의 놀라운 효능을 다수 경험했습니다”라며 미소 지었다.
다함한약국의 한은영 한약사와 김천술 대표는 부부 사이다. 한은영 한약사는 직접 한약 조제와 한약재 관리를 하고 있으며, 김천술 대표는 한약국 경영과 탕제실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한 한약사는 아직 한약국에 대한 국내 인지도가 낮은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안산에서 12년 동안 해왔던 경험과 임상, 바른 한약에 대한 소신과 자부심을 믿고 목감 지역에 개원했지만, 아직 한약국의 인지도가 낮아 지역 주민에게 알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전한 지 7개월 정도 되어 가지만, 아직 목감 지역 환자보다 기존 환자의 방문율이 더 높다는 게 한 한약사의 설명이다. 이에 그는 주머니 속에 있더라도 송곳 끝은 뚫고 나온다는 ‘낭중지추(囊中之錐)’란 사자성어처럼 뛰어난 곳은 숨어 있어도 반드시 그 존재가 드러난다며, 항상 환자에게 최선을 다해 인정받아 한약국의 인지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지역아동센터나 복지관 등에 감기약이나 소화제 같은 간단한 상비약을 정기적으로 보내는 후원을 하며, 지역 건강 증진에도 앞장서고 있는 한은영 한약사와 김천술 대표. 한약사로서 더불어 건강한 삶에 동참한 이들의 활동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