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에 따라 인류 재앙이 될 수도 있어
인류와 기술이 연결된 초연결사회는 우리에게 많은 이점을 주는 것 이상으로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실제 초연결 사회로 인해 사이버 범죄, 개인 사생활 침해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뿐만 아니라 인간을 고립시키는 도구로 변질되고 있다. 4차산업이라는 과학기술 발전에 가려진 초연결사회의 어두운 면을 알아봤다.
‘초연결’로 인한 전 세계 사건사고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의 유저들 중 일부는 횡단보도로 뛰어들어 차에 치이거나 맨홀에 빠지는 등 크고 작은 사고를 당했다. 모두 현실과 가상세계를 연결한 증강현실에 몰입한 사람들이 주변을 잘 살피지 않아서 벌어진 사고였다. 유튜브에는 개인 노트북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사생활이 노출되는 영상이 올라온 적 있다. 일부 범죄자들은 보안에 취약한 사물인터넷을 범죄에 악용하기도 하는데, CCTV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 애완동물 관찰용이나 방범용으로 설치한 CCTV가 해외 어플로 개인 CCTV까지 확인할 수 있어 범행도구로 쓰이며, 일부 범죄자들을 이를 이용해 금품을 갈취하기도 했다. 문제는 보안에 취약한 것은 비단 사물인터넷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보안 뚫리며 재앙으로 돌변
초연결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모든 것이 연결됐기에 보안이 뚫리면 속수무책이라는 점이다. 과거 국내 큰 은행 두 곳에서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돼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된 적이 있다. 이후에는 대형 이동통신사와 소셜마켓 등 국내 유명 기업에서 개인정보관리를 소홀히 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기존에 설정한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로 다른 은행에서도 접속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로움아이티 박승현 대표는 “오늘날에는 핸드폰인증서비스를 통해 본인확인을 강화하는 추세지만, 개인번호 도용 등 또 다른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라고 답했다. 기업 내에서도 정보 공유가 용이한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이 증가하는 추세인데, 세계경제포럼과 맥킨지 앤 컴퍼니는 클라우드 보안 문제가 기업의 모바일 기능을 6개월 정도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많은 회사에서 공개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횟수를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세계경제포럼과 맥킨지 앤 컴퍼니가 공동으로 연구한 ‘전 세계 초연결의 위험 및 책임에 대한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경제는 수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이버 공격으로 매년 수십억 달러가 낭비됐으며, 현재까지도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향후 사이버 공격은 빈도수는 적지만 치명타가 될 경우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로 인해 정부기관이 피해를 최소하기 위해 새로운 규정 및 기관을 도입하면, 그것이 되레 기술 혁신의 속도를 늦추는 ‘사이버 백래시(cyber backlash)’로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차가운 기술에 둘러싸인 우리
실제 카페에서는 친구들이나 연인들이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하기보다는 채팅으로 대화하는 경우가 증가했다. 특히, 명절에 가족 간에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줄어들었다. 소셜미디어로 내 친구의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그 주변 소식까지 다양하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는 빈도수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그렇다면 소셜미디어에 빠진 우리는 행복할까? 해외 연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성인 중 56%가 단절을 두려워하는 포모증후군이라고 한다. ‘외로워지는 사람들(Alone Together)’의 저자인 심리학자 셰리 터클(Sherry Turkle)은 네트워크 환경에서 개인의 인간성은 오히려 불안정한 고립 상태가 된다고 한다. 데이브 에거스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 더 써클과 국내영화 소셜포비아에서도 프라이버시, 민주주의 및 인간 취약성 등 SNS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레이몬드 윌리엄스는 1983년 ‘기술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으며, 사회적 목적과 정치적 목적으로 매우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잠재력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류의 행복을 위해서 기술은 개발됐다. 발전된 과학기술이라 할지라도 사람이 직접 보고, 만지며 느낀 인간 고유의 감성만은 대신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