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병사가 총상을 입은채 귀순했다.
13일 오후 공동경비구역(JSA) 지역 북측 판문각 전방에 위치한 북한군 초소에서 우리측 자유의 집 방향으로 북한 병사 1명이 귀순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에 의한 총격까지 벌어졌다. JSA에서 ‘총성’이 울린 건 1984년 이후 33년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3일 오후 3시31분쯤 북한군 1명이 판문점 JSA 남측 자유의집 방향으로 귀순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귀순 현장을 목격한 한국군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총격은 북한군 내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측 판문각 초소 근처에서 여러 발의 총성이 들려 아군의 경계태세를 높였는데 귀순 북한군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걸 발견했다”며 “귀순 과정에서 북한군과의 교전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남측 지역으로 총알이 넘어온 피탄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판문점 경비를 맡은 한국군 병력들은 포복으로 귀순 북한군에게 다가가 오후 3시56분쯤 신병을 확보한 뒤 안전지역으로 끌고 갔다. 귀순 북한군은 유엔군 헬기를 타고 아주대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국내 최고의 총상 전문가인 이국종 외상외과 교수가 귀순 북한군의 치료를 맡았다.
이국종 교수는 14일 0시께 "몸 전체에서 최소 5~6발 이상의 총상이 발견됐고, 내장에서 발견된 관통상이 치명상으로 보인다"라며 "오늘 수술은 모두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총상의 대부분은 관통상으로, 총알이 복부를 관통하면서 내장에서 발견된 총상만 7곳 이상으로 수술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북한군 병사는 중환자실에 복부가 열려진 상태로 회복 중이다. 입원실로 옮길 수 있는 체력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 의료진의 판단이다.
북한군 병사는 회복을 마치는 대로 2~3차례 더 수술을 받을 전망이다.
병사가 있는 수술실 주변에는 군 관계자들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JSA를 통한 북한 군인의 공식적인 귀순 사례는 이번이 3번째다. 지난 1998년 2월 변용관 상위가 JSA 지역에서 월경했고, 2007년 9월에도 북한군 병사 1명이 JSA로 귀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