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Ⅲ]계층, 계급, 직업을 대변하는 색
[色Ⅲ]계층, 계급, 직업을 대변하는 색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7.11.03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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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계층, 계급, 직업을 대변하는 색 


사회적 '상징' 시대에 따라 변화하다

 

 

 

▲ⓒ 김도윤 기자

 

색은 정치권에서 당파를 상징한 것처럼 사회 내에서도 상징하는 바가 다르다. 과거 계급을 의미했던 색은 신분제도가 사라지면서 그 범위도 축소됐다. 그에 반면, 직업군을 상징하는 색은 새로운 직업이 형성될 때마다 탄생하고 있다. 계급부터 직업까지 상징한 다양한 사회적 색깔의 세계를 담아봤다.


 

계층 권력의 상징, 色

오늘날 단정한 사복차림인 공무원들과 달리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 관료들은 관직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의 상복을 착용했다. 조선시대 관복에 대한 규정은 『경국대전』에도 명시돼 있는데, 관료들의 상복은 정1품부터 정3품까지는 홍색, 종3품부터 정6품까지는 청색, 그 아래부터는 녹색으로 규정했다. 조선후기로 갈수록 조금씩 달라졌지만, 일반적으로는 경국대전에 나온 관복 규정을 따랐다. 의복색은 왕을 상징하는 곤룡포에도 적용됐다. 곤룡포는 단순히 권력자를 뜻할 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세계관까지 담겨있다. 고려 사람들은 겉으로는 왕이라 칭하지만 속으로는 황제라 생각한 외왕내제를 지향했는데, 이에 따라 왕은 황포를 입었다. 그러나 조선은 청룡포를 입은 태조와 황룡포를 입은 고종을 제외하고 모두 홍룡포를 입어 중국의 제후국임을 자처했다. 한국처럼 서구 지배층도 적색, 황금색 등으로 자신들의 위치를 나타냈는데, 그 대표적인 색이 바로 보라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귀족을 상징하는 티리언 퍼플(Tyrian purple), 임페리얼 퍼플(imperial purple)은 튀로스산 염료로 만들었다고 한다. 기원전 유럽에서 티리언 퍼플 원료는 무렉스브란다리스 조개 체액에서만 구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보라색에 대한 서양인들의 인식은 ‘born in the purple(귀한 태생)’이라는 표현에 유래가 되기도 한다. 오늘날 이러한 풍습은 일부 나라를 제외하고 사라졌다. 최연우 단국대학교 전통의상학과 교수는 오늘날 사회가 신분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간단명료하게 답했다. 최 교수는 “한국의 경우에는 1890년대 갑신, 갑오, 을미 의제개혁을 통해 관복색이 흑색 하나로 통일, 1900년 4월에는 서구식 복식으로 대체됐다. 그리고 3·1운동 이후에는 일제가 문화통치를 단행하면서 그마저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오늘날 계층·직업군 대변하다

근대와 달리 오늘날 색은 특정 계층, 직업군, 인재유형을 상징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20세기 초, 사무직 근로자가 증가하면서 화이트칼라가 새로운 중산계층 대두됐다. 이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직업을 상징하는 색은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뿐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의 특징을 두루 갖춘 브라운 칼라, 컴퓨터 관련 직업을 뜻하는 그레이칼라, 영화감독, CF감독 등이 포함된 로얄블루칼라, 서비스직과 여성근로자를 상징하는 핑크칼라 등 새로운 직업이 형성될 때마다 새로운 칼라가 탄생했다. 그리고 창의성과 능력을 토대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인재나 계층을 골드칼라라고 하는데, 이는 1985년 로버트 켈리 카네기멜론 대학교 교수가 쓴 <골드칼라 노동자>를 통해 처음으로 사용됐다. 서홍원 연세대 교수는 “판교에 위치한 IT 계열 회사 직원들과 빅데이터, 뇌과학 등의 자료를 응용하여 비지니스에 접목해서 가치를 창출하려는 스타트업이 국내 골드칼라 직업군에 속한다”며, “화이트칼라에서 골드칼라로 인재 유형이 변화한 가장 큰 이유는 IT산업의 가속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화산업의 기하급수적인 발달을 예측한 Moore's Law가 아직까지는 유효한데, 그 결과 블루칼라뿐만 아니라 화이트칼라 직종도 자동화, narrow AI(약한 인공지능)가 발전하면서 사라지고 있다. 실제 2015 WEF Future of Jobs Report가 밝힌 가까운 미래에 없어질 직종 중에는 회계학이 포함돼 위와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사회적 색에 대해 일반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직장인 김순엽씨는 “직업이나 사회적 특징을 특정 색으로 상징하는 것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취준생인 전다솜 씨는 “사회적 색은 기존의 사회적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여성 근로자라고 해서 ‘핑크’ 칼라에 포함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본다”라고 전했다. 서 교수도 사회적 칼라가 가진 기존 인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사회적 색은 사회현상이나 직업계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때문에 새로운 직업을 ‘OO칼라’라 정의하기에 앞서 사회적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여부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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