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당 대표의 끊이지 않는 악연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당 대표의 끊이지 않는 악연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7.11.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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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당 대표의 끊이지 않는 악연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국민의당, ‘식물 정부’ 만들 힘 있다

 

▲ⓒ청와대

 

 


정계에서 국민의당의 몸집이 커지고 있다. 최근 국민의당은 캐스팅보트를 손에 쥐면서 국회의 결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지난 9월 11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데에는 국민의당의 역할이 컸다. 마찬가지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통과 역시 국민의당의 선택이 결정적이었다. 국민의당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국민의당 당 대표의 관계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국민의당이 반대할 경우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모든 개혁법안과 예산안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서다.

 


 

기세등등해진 안철수 당 대표


지난 9월 21일 국민의당 안철수 당 대표는 충북 청주 일신여자중학교에서 ‘교육의 미래, 한국의 미래’를 주제로 강의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 “국민의당 의원들의 결단으로 대법원장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9월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부결 당시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고 한 발언의 연장선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안철수 당 대표의 자신감은 국민의당의 높아진 역할에 대해 근거한다. 

 
최근 국민의당은 국회의 크고 작은 결정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국민의당의 커진 존재감은 국민의당을 대하는 정치인들의 행보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에 앞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는 국민의당을 향해 “땡깡부린다”고 한 발언을 사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월 28일에 열린 여야 4당 대표 만찬 회동에 국민의당의 상징색인 ‘녹색’ 넥타이를 맸다. 이 넥타이 색에 일부 정치 평론가는 문 대통령이 현 여소야대 정국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에 협조를 구하는 메시지를 넥타이 색에 담았다고 분석했다.

 
국민의당의 역할이 커지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당 대표의 인연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국민의당의 승인 없이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개혁법안과 예산안 등이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좋은 만남이 악연으로 변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당 대표의 인연은 2012년부터 시작된다. 당시 ‘안철수 현상’이란 신드롬을 일으키며 대선후보로 나선 안철수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다.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은 안 대표에게 사퇴를 강하게 요구했다. 박근혜라는 강력한 보수 후보에 맞선 상황에서 진보 진영의 표가 분산된다는 논리였다. 2012년 10월 28일 발표된 JTBC-리얼미터의 일일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는 42.8%, 문재인 후보 25.9%, 안철수 후보는 25.3%의 지지율을 보였다. 3자 대결을 펼쳐진다면 승산이 없었다. 

 
결국, 안 대표가 출마를 접었다. 안 대표는 불출마를 선언하며 “문 후보를 조건 없이 도와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승리였다. 그리자 민주당에서는 “안철수가 소극적으로 도왔기 때문에 졌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대선투표일 당일 안 대표가 미국으로 떠난 사실이었다. 2013년 발간된 문 대통령의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문 대통령은 “가장 아쉬웠던 점은 경쟁에 의한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것”이라고 적었다. 이번 대선 직전 발간된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는 “단일화를 해 놓고 미국으로 가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왜 붙잡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제가 안철수 의원이 아니니까 그 이유는 알 수 없죠. 그건 그분의 몫 아니겠습니까”라고 답하기도 했다.

 

깊어진 악연, 이젠 대통령과 당 대표로 만나다


2012년 대선 패배 후 문 대통령은 사실상 칩거 생활에 돌입했다. 반면, 안철수 대표는 2014년 3월 김한길 전 의원과 함께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해 현 민주당의 공동대표가 됐다. 그러자 ‘친노’ 주류 세력들은 강한 견제를 가했다. 결국, 안 대표는 7·30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공동대표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문 대통령이 당의 실권을 잡았다. 문 대통령은 2016년 2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되며 정계복귀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안 대표 등이 주축이 된 ‘비노’ 세력이 당 지도부를 흔들기 시작했다.

 

 

▲ⓒ안철수 플리커

 

 


두 사람의 갈등은 2015년 5월 당 혁신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최고조에 이르렀다. 4·29 재보선에서 문 대통령 체제의 새정치연합이 참패한 직후였다. 그해 5월 두 사람은 회동했다. 공식적으로 안 대표에게 혁신위원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회동 뒤 문 대통령은 “안 의원이 (수락할지) 더 고민하기로 했다. 조국 교수를 추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반면, 안 대표는 “혁신위원장을 사양했다. 조 교수도 추천한 게 아니라 ‘언론에 거론되더라’고 한 게 전부”라고 다른 말을 했다. 이를 두고 당시 문희상 의원은 “두 사람의 소통방식은 개와 고양이의 싸움을 보는 것 같다. 소통에 문제가 있는 사람끼리 만나봐야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나란히 초선 의원이던 두 사람의 갈등을 놓고 ‘양초의 난’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결국, 12월 두 사람은 갈라섰다. 안 대표가 탈당을 결정하면서다. 문 대통령은 밤늦게 안 대표의 상계동 자택에 찾아갔지만, 40여 분을 기다린 끝에 겨우 악수만 나누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좋은 만남으로 시작해 6년간 악연을 이어오고 있는 문 대통령과 안 대표의 인연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청와대는 현재 안보 위기 상황에 인사 참사까지 겹치면서 정부 첫해 최대 위기 상황에 빠질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여기서 원재 40석을 가진 안 대표가 정부가 추진하려는 모든 사안에 대해 반대할 경우 사실상 ‘식물 정부’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당 대표의 인연이 또다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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