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개성 사이, 이산가족의 그리움이 걸린 임진각
추석 황금연휴가 예고됐다. 황금연휴를 맞아 예년보다 고향을 방문하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소식이 반갑지 않은 이들이 있다. 북한을 고향에 둔 이산가족이다. 이들은 생사를 모르는 가족과 기억 속에 잊혀져가는 고향 사이에서 여전히 가족 상봉을 꿈꾸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에 위치한 임진각은 명절 동안 이산가족이 자주 방문하는 장소다. 북한과의 거리가 가까워 멀리서나마 고향을 바라보겠다는 마음에서다. 임진각에 길을 따라 가다보면 푸르른 들판을 가로막는 철조망을 볼 수 있다. 이 철조망에는 색색이 다른 리본과 태극기가 달려 있다.
철조망에 담긴 리본에는 보고 싶은 가족의 이름과 안부 인사, 통일에 대한 기원이 적혀있다. 고운 글씨체로 정성을 담아 만날 수 없는 가족에게 안부를 묻는 리본들을 보면서, 많은 사람이 가족을 만나 행복한 연휴를 보내는 동안 가족을 그리워하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서울보다 개성이 가깝다고 알려주는 서울 53km, 개성 22km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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