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네 명씩 살해되는 환경운동가
매주 네 명씩 살해되는 환경운동가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7.09.19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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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매주 네 명씩 살해되는 환경운동가

살해 위협도 막을 수 없는 전 세계 공통 과제, 환경 운동


 

 

 


재난영화의 한 장면 같은 기상이변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7월 29일, 터키에서는 불과 20여 분 동안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도심을 마비시켰고, 여객기가 골프공 크기의 우박에 맞아 회항했다. 기상이변은 터키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 역시 올해, 기록적인 가뭄에 이어 연이은 폭우로 충남 지역과 인천시가 물에 잠기는 일이 발생했다. 기상이변의 가장 큰 원인은 환경오염이다. 이에 환경 운동가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 운동가들이 일주일에 네 명씩 살해되고 있어서다.

 



 

환경운동가, 청부살인에 희생되다


인간과 사회의 존립 기반인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유지하기 위한 환경 운동. 이 운동에 가장 선두에 선 이들이 있다. 바로 환경 운동가다. 환경 운동가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제도화하기 위해 자금을 모으기도 하고, 보다 많은 사람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에 동참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친다. 나아가 환경문제가 있는 장소에 찾아가 환경을 오염시키는 원인을 방지하는 운동을 하는 이들도 있다. 인도 나르마다 강 댐 건설을 반대하며 사회운동을 펼친 1990년 대안노벨상 수상자 ‘메다 파트카(Medha Patka)’와 세계적으로 침팬지 연구가로 알려진 침팬지의 어머니 ‘제인 구달(Jane Goodall)’ 등이 대표적인 환경 운동가로 알려졌다.

 
미래 사회를 위해서 환경 보존은 매우 중요한 임무 중 하나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일주일에 네 명의 환경 운동가가 살해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사회적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7월 13일(현지시각), 가디언은 국제 감시단체 ‘글로벌 위트니스’의 조사 결과 살해된 환경 운동가의 수는 5년 전에 비해 2배로 뛰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에만 200명 이상, 올해 들어 5월까지 98명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환경 운동가들은 광산 개발, 댐 건설, 불법 벌목, 농경 사업 등에 맞서다 살해됐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대다수 사건의 경우 기업이나 지역 정부가 배후에 있는 청부살인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살인범이 체포되거나 신원이 확인된 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존 녹스 유엔 인권환경특별보고관은 가디언에 “개발로 얻는 경제적 이득이 중시되면서 법은 무시되고 있다”면서 “방해가 되는 사람은 제거해도 처벌을 받지 않는 문화 때문에 전 세계 활동가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가에게 진정한 위협은 무관심


환경 운동을 하다가 살해된 환경 운동가 중 한 명은 온두라스 토착민 지도자인 베르타 카레사스다. 베르타는 지난해 수력발전용 댐 건설에 저항하다 살해당했다. 그의 딸인 로라 카세레스는 살해 위협을 피해 망명생활을 시작했다. 로라는 지난해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여해 “온두라스의 국토 30%가 다국적 기업의 손에 들어갔다. 우리 조상의 땅을 기업이 인수하고, 숲은 민영화됐다. 땅과 뿌리에 열정을 갖고 있었던 엄마는 제국주의의 사악하고 폭력적인 모습을 두려워했다. 우리는 우리의 삶과 가족을 잃고 싶지 않다. 하지만 우리 엄마같이 유명한 사람도 죽일 수 있다는 건, 그들은 누구라도 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환경 운동가들은 살해의 위협 속에서도 환경 운동을 멈출 수 없다는 의견이다. 사단법인 한국환경 운동본부의 양광선 총재는 “살해의 위협 속에서도 환경 운동을 멈출 수 없다”면서 “환경 운동은 인류 전체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환경 운동을 하면서 살해위협보다 무서운 건 주변의 무관심이다. 한국에는 환경 운동은 관련 단체나 기관의 일이라고만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환경 운동은 국민 모두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따라서 모두가 환경 운동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국민 모두가 그리고 정부가 환경 운동에 관심을 가져준다면 살해 위협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환경 운동가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지만, 그들은 생명보다는 지구의 더 좋은 환경을 더 걱정하고 있다. 일주일에 네 명꼴로 살해되는 환경 운동가들. 하지만 환경 운동가에게 진정한 위협이란, 주변의 무관심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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