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전쟁 승리 이끈 이부진 ‘리더십’
면세점 전쟁 승리 이끈 이부진 ‘리더십’
  • 임성희 기자
  • 승인 2015.08.03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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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Cover Story]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면세점 전쟁 승리 이끈 이부진 ‘리더십’

호텔신라 면세점 국내 1위 넘보나?
 

 


 

 

 

서울시내 면세점 3곳 추가를 두고 면세점 전쟁이라 할 만큼 혈전이 벌어졌다. 대기업 군에서  HDC신라면세점, 현대백화점 그룹, 롯데면세점, 신세계 그룹,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이랜드 그룹 등 국내의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며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결과는 HDC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의 승리. 이중 HDC신라면세점은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의 합작법인으로 이부진 사장의 순발력과 사업수완 그리고 승리를 이끈 그녀만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면세점 업계 2위, 1위 롯데를 울리다

세계 관광기구에 따르면 2011년, 2012년 각각 한국 면세시장 규모순위는 전 세계 1위이고 점유율도 10%를 넘는다. 2013년에도 총 매출 약 62억 달러로 1위를 지켜내기도 했다. 그리고 2014년 우리나라 면세시장은 매출 8조 원을 기록했다. 이 중에서 거의 반 이상은 점유율 1, 2위인 롯데, 신라가 차지하고 있다. 이 와중에 관세청이 서울 시내 면세점을 3곳 추가 허용한다는 소식을 듣고 내수 침체로 절박해진 유통업계는 사활을 걸고 참여했다. 그중 삼성과 범현대가의 연합인 HDC신라면세점이 특허권을 따내며 1위 롯데를 위협하고 있다. 입지조건과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형 면세점 조성계획을 발표 한 것이 HDC신라면세점이 선택 된 큰 이유라고 평가받고 있다. 대형버스 400대를 동시 주차 할 수 있는 주차장 건설계획과 동시에 면세점 조성계획에는 대규모 한류 관광 홍보관, 대규모 한류 공연장, 관광식당, KTX 호남선과 ITX 청춘이 이어지는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으로 방문객의 지방관광 유도, 지방특산물 판매 전용관 설치, 용산지역의 개발 지원 등 다양한 장점으로 승리를 꿰찼다는 후문이다. 


삼성과 범현대가의 합작, 신의 한수

2015년 1월 12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현대아이파크몰 창립 1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에 참여해 면세점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석 달 후 국내 면세점 업계 2인자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면세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정몽규 회장과 합작법인을 만들겠다는 발표를 하며 주위를 깜짝 놀래켰다. 서울 시내 면세점 입지가 마땅치 않았던 이 사장은 정 회장의 용산역사를, 정 회장은 호텔신라의 운영 경험을 챙기는 ‘합작카드’였다. 특히 이부진 사장의 광폭 행보는 이번 면세점 입찰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관세청 공고 이후 수개 월 동안 신규 면세점 평가와 직결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직접 발품을 팔았다. 메르스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던 지난 6월 29일에는 중국 베이징으로 가 장장 8시간 동안 쉬지 않고 중국 최대 여행사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관광객을 보내 달라”며 관광객 유치 활동을 펼쳤고, 지난 7월 2일에는 정몽규 회장, 지방자치단체장 등과 함께 ‘대한민국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비전 선포식’도 열어 한국 관광객 2000만 명 시대를 열어 가는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의 ‘뿌리’인 건설업의 전문성을 살려 면세점 설계도면을 직접 챙기는 등 실무에 집중했다. 특히 아이파크몰에서 근무하던 현대산업개발 10명과 호텔신라 10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 사무실에도 자주 들러 직접 애로사항을 챙기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5월 25일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HDC신라면세점 공식 출범식에서 정 회장은 “이부진 사장님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홍보도 잘된 것 같다”고 이 사장을 치켜세우는 등 최고의 동반관계를 자랑했다.


뉴스를 장식하는 이부진 ‘어록’

이번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특허권을 앞두고 이부진 사장의 어록이 인구에 회자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면세점 유치 경쟁 과정에서 현대산업개발과 손을 잡으면서 사촌지간인 신세계 부회장을 경쟁자로 돌려세웠다. 유치 경쟁이 총수 간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번지자 입찰 참여 기업들 사이에서 결과에 따라 임원들이 옷을 벗을 수도 있다는 말이 나돌았고, 그녀는 “저는 옷을 벗을 수도 없다”는 말로 실무진들의 긴장을 풀어주기도 했다. 또한 관세청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PT현장인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 직접 떡을 들고 나타나 “너무 걱정 마세요, 잘 되면 다 여러분 덕이고, 떨어지면 제 탓이니까요”라고 격려했다. 면세점 전쟁이라는 혈투 속에서 긴장감에 젖어있을 임직원들을 격려한 이 한 마디는 ‘이부진 리더십’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으며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이부진 사장의 말과 행동은 PR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갑수 INR대표는 “리더십과 홍보의 결정판을 보는 듯하다”고 평가했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언론을 알고 야마(기사의 주제·핵심을 뜻하는 속어)를 잘 활용한다. 게다가 디테일이 있다. 새롭다”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조차 인정할 만큼 대단히 전략적이면서도 세련된 홍보력을 펼친 것이다. 대기업 총수일가 대부분이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리거나, 대중 정서와는 괴리되는 ‘마이웨이식 행보’를 보이는 것과는 확연히 차별된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이부진 사장은 원래부터 홍보감(感)이 있다”면서 “언론과 어떻게 마주하고 소통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 같다”고 전했다.  

 

 

 

 


리틀 이건희라 불리는 이부진의 리더십, 비결이 무엇일까?

이 사장의 이런 언행은 자연스레 긍정적 여론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홍보라기보다는 공중(Public)과의 관계(Relations)에 기반 한 ‘PR효과’에 가깝다. 이 사장의 남다른 PR마인드는 과거 몇몇 사건에서도 드러난다. 2011년 호텔신라 한복 논란이 대표적이다. 당시 한복을 입고 호텔신라 뷔페를 방문했다 입장을 제지당한 디자이너 이혜순 씨를 직접 찾아가 사과함으로써 부정적 여론을 비교적 빠르게 진화했다. 이슈나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회사 홍보팀이나 법무팀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는 기업 총수들이 많은 한국의 현실에서 이 사장의 사과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2014년엔 택시기사에 호의를 베푸는 통 큰 면모를 보였다. 택시가 신라호텔 출입구 회전문을 들이받아 5억 여 원의 피해와 부상자가 나왔음에도 기사가 낡은 빌라 반지하 방에서 뇌경색으로 쓰러진 아내를 돌보며 어렵게 살아간다는 딱한 사정을 듣고 피해금액을 받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 3월 호텔신라 주주총회 참석 당시에는 발목 깁스에 쓰인 ‘엄마 사랑해, 쪽~’이라는 글귀로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 사장의 초등학생 아들이 쾌유를 기원하며 쓴 것인데, 그를 통해 강인한 최고경영자이지만 다정한 엄마이기도 함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아울러 메르스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6월에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제주 신라호텔에 투숙한 것으로 드러나자 직접 제주도로 날아가 하루 3억 원의 영업 손실을 감수하며 호텔영업중단과 함께 관련 정보 공개를 지시했다.  동시에 투숙객에게 전액 환불과 항공료 전액 지급, 클레임 보상 등을 하며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이 사장의 PR에 대한 소양은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영향을 받은 것이란 시각이 많다. 이 회장은 부회장 시절 간부 대상 첫 강의를 홍보부서장 교육으로 할 정도로 홍보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회장은 삼성 홍보 총책임자는 바로 자신이라고 말하며, 홍보책임자들을 회사의 모든 경영회의에 반드시 참석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은 재계 총수로는 드물게 홍보의 중요성을 알고 강화했다”면서 “이부진 사장의 홍보 감각도 아버지로부터 자연스레 학습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경제 주간지 포브스는 최근 이부진 사장을 ‘리틀 이건희’라고 칭하며, ‘세계 100대 파워 우먼’으로 선정했다.  

 

그녀의 행보는 계속 된다

면세점 승리 이후 이부진 사장은 면세점의 매출액을 좌우하는 큰 손 ‘중국 관광객’ 수요 유치에 적극 나서 현장 경영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대한항공과 함께 7월 13일 오후 인천공항 1층 A입국장에서 중국지역 취항 도시 소재 여행사 대표, 언론인 등을 한국에 초청하는 팸투어 환영 행사를 가졌다. 메르스로 발길을 돌렸던 중국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 최고 항공사(대한항공)와 호텔(호텔신라)이 손을 잡은 것이다. 이번 중국발 팸투어 참가자들은 지난 8일부터 순차적으로 입국했으며, 특히 13일 하루 동안 텐진, 선양,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12개 도시에서 약 200명이 입국했다. 총 참가자는 300여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대한항공은 위축된 한국 관광 수요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이번 팸투어 행사를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특히 참석자들의 항공권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한편, 기본형 및 자유형 팸투어에 중국 내 17개 도시의 대한항공 지점 관계자들이 동행해 참가자들을 인솔했다. 호텔신라는 참석자들의 편안한 숙박을 위해 호텔 200실을 무상 지원하고 신라면세점과 삼성홍보관 등의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등 메르스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팔을 걷어 부쳤다. 호텔신라의 이 같은 행보는 이 사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 사장은 호텔신라 취임 이후 실적 면에서도 의미 있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1년 이 사장이 호텔신라 경영에 참여할 당시만 해도 4,304억 원에 불과하던 호텔신라의 매출액은 지난해 연결기준 2조 9,090억 원을 기록하며 고속성장 중이다. 이 사장은 내수 뿐 아니라 ‘글로벌 사업자’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호텔신라는 지난 3월 디패스 인수를 통해 미주지역 등에 면세사업 진출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앞서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는 화장품·향수 면세점 매장을 오픈했으며, 지난해 10월엔 마카오 공항 면세 사업권을 획득했다. 또한 지난 1월엔 중국 국영기업 ‘시틱그룹’의 사외이사로 선임됐으며, 지난 2월엔 삼성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중국 시안에 호텔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등 전방위적인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이부진 사장의 행보는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를 후계자로도 점쳐진다. 현재는 이재용 부회장이 가장 강력히 거론되지만 결과만으로 봤을 땐 이 사장의 행보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닮고 싶은 여성 CEO로서의 그녀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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