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족주의(大漢族主義)’인 중국에 지역차별
중국에는 엄청난 수의 인구 외에도 또 하나의 대국만의 어려움이 있다. 중국인들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면 습관적으로 출신 지역을 묻곤 한다. 대륙이 방대한 탓에, 각 지역의 고유 관습, 전통, 언어 등이 천차만별이고 또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각 지역이 고유한 특색을 지니고 있어 이를 통해 앞으로의 교제 방향, 인간관계 설정 등 밑바탕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문화에 정통한 한 중국인 교수는, 중국사회에서는 금융업계에서 인재를 선출할 때는 계산과 숫자관념이 뛰어난 산서성(山西省)사람이나 섬서성(西省)사람을 선호하는 등, 각 지역 고유의 특성과 기질을 인간관계 및 사회관계의 중요 참고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베이징인은 ‘속은 텅 빈 채 우쭐대며 거들먹거린다’ 상하이인은 ‘돈에 목숨 건 듯 경박하고 인색하다’는 등의 각 지역 고유 이미지는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이용된다. 결혼 상대를 고를 때면 ‘나는 상하이 출신인지라 베이징 사람과는 함께 살 수 없다’는 등의 언행이 자연스럽다. 그들은 타 지역 사람들을 공연히 와이디런(外地人)이라 호칭하는데, 이 속에는 온갖 차별의뜻이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상하이 사람들은 타 지역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도 중요한 말은 상하이 말을 쓰며 주위사람들을 무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는 중국 중앙정부로부터 엄중경고를 받은 바 있으며, 중앙정부는 이를 계기로 각 지방정부의 공무원들이 공석이건 사석이건 간에 절대로 해당 지역의 방언을 쓰지 못하도록 엄금시키기도 하였다.
상하이 사람들의 이러한 태도는 중국 내 지역차별이나 지역감정이 그만큼 뿌리 깊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중국은 영토가 워낙 크다 보니 중국 전역에서 나타나는 지방색과 이로 인한 지역감정 또한 심각하기 그지없다.
역사 속에도 존재했던 민족, 인종에 지역차별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의 역사 속에 중원 지역의 한족 통치계층과 지식계층이 한족을 귀하게 여기고 소수민족을 천하게 여기는 차별적인 관점에서 부터이다. 역사적으로 상고시대에 주변 이민족을 짐승처럼 여기는 이적(夷狄)관에서부터 시작되어 후대의 이른바 대한족주의(大漢族主義)로 대표되는 차별적 민족관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중국 선진시대부터 존재했던 차별적인 소수민족관은 이후 역대 중원왕조 및 한족 지식계층의 소수민족관의 영향을 미쳐 주변 이민족을 차별하고 압박하는 입장과 사상의 저변을 이루어 현실적으로 대한족주의와 소수민족 압박정책으로 자주 표출되었다.
오늘날 일부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경제적 요인에 ‘한족 우월주의에 대한 반발 심리’가 겹쳐 지역 차별을 부채질했다고 분석한다. 중국의 각 지역 사람들은 역사적 자긍심이 높다. 따라서 기타 지역 중국인들은 ‘잘 살지도 못하면서 콧대만 높은 사람들’이라고 못 사는 지방 사람들에게 손가락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역 또는 민족 간의 차별의식을 ‘화합’이란 단어로 대중에게 인식시킨다면 또 다른 의미의 ‘단합’으로써 그 파급효과는 중국 경제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