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과대평가에 휘둘리는 대한민국
먹거리 과대평가에 휘둘리는 대한민국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7.07.01 0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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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먹거리 과대평가에 휘둘리는 대한민국

 

음식에 대한 과장된 오해와 편견 주의해야

 

▲ⓒPixabay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규모는 2015년 기준 약 1조 8,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며, 향후 2018년까지 연평균 10%대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음식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이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한층 힘을 얻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식재료와 식습관의 옳고 그름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지고, 검증되지 않은 가설과 추측이 난무하며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을 둘러싼 진실공방
 

많은 사람들은 ‘비타민 D’를 보조식품의 형태로 섭취한다. 보조제 섭취가 다양한 병에 대해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국제 예방 연구소의 필립 오티에 연구팀은 비타민 D 보조제 섭취가 여러 가지 질병 발병 및 신체 건강 상태에 미치는 영향은 전무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음식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확산되며 폐해를 낳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음식에 관한 이야기는 대중적인 관심을 모으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흥미 위주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마련인데, 그 내용들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거나 확대 해석된 경우가 많다. 이는 음식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괜한 걱정을 하게 되는 ‘푸드 패디즘(Food Faddism)’ 현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푸드 패디즘이 처음 규정된 건 과학 저술가 마틴 가드너의 ‘과학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변덕과 궤변’이라는 저서이다. 그는 책에서 ‘푸드 패디즘이란 어떤 음식이 몸에 좋거나 건강에 해를 끼친다는 과장된 오해’라고 정의한다. 일례로 1900년대 초 미국의 기업가인 호레이스 플레처가 주장한 ‘입속에 든 음식물을 많이 씹을수록 살이 찌지 않는다’는 플래처리즘을 들 수 있다. 이 주장은 한동안 정설처럼 받아들여졌지만 훗날 과학적 실험을 통해 근거가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지게 된다.

 

미디어와 SNS를 통한 소비자 혼란 유발
 

푸드패디즘의 전형은 먹거리를 ‘나쁜 음식’과 ‘좋은 음식’으로 나눠 그 효과를 과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식품정보는 주로 음식 전문가나 의사가 방송에 출연해 정보를 전달하며 시작된다. 유독 보양식과 건강식을 즐겨하는 한국인의 식습관은 이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지고, SNS의 대중화는 정보를 급속히 확산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식품과 관련한 방송을 볼 때마다 혼란을 겪게 된다. 
 

  좋은 식재료의 효능을 널리 알리거나 혹은 해로운 부분을 비판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미디어의 힘을 악용해 누명을 쓰게 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는 점이다. 1989년 삼양라면의 우지 파동에서부터 일본의 낫토 다이어트 파문 등은 노이즈 마케팅에 의해 주로 전파되었다. 반대로 그리 좋을 것이 없는 데도 좋은 점을 크게 과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슈퍼 푸드(Super Food)’와 같이 허황된 통념으로 특정 식품을 지나치게 신뢰하는 것도 모두 푸드 패디즘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과 하상도 교수는 최근 한국제분협회와 한국식량안보재단이 개최한 식량안보세미나에서 “식품은 산업과 소비자의 선택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생명, 식량 안보에 직결되는 범국가적 문제이기에 과학에 근거한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올바른 식품 정보 구별할 수 있는 현명한 소비자 돼야”
 

푸드 패디즘 현상으로 생기는 억측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큰 경제적 손실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지난 3월 한 종합 편성채널의 고발 프로그램은 대왕 카스테라 논란이다. 방송은 당시 큰 인기를 끌고 있던 대왕 카스테라에 식용유가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관련 업체 측이나 요리 업계에서는 방송 내용을 비판했으나, 다분히 ‘문제가 있는 음식’으로 조명한 방송의 파장 탓에 적지 않은 대왕 카스테라 업체들의 폐업이 이어졌다. 
 

  하 교수는 “모든 식품은 양면을 갖고 있는데, 푸드 패디즘은 바로 이런 점을 이용해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이다”며 “공포를 조장하는 소위 푸드 패디즘 유발자들에 대한 경고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전한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음식만을 지나치게 찾아 먹거나 특정 성분의 음식을 기피하는 노력을 줄이라고 말한다. 또한 각종 미디어에서 보도하는 정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일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의심하고, 진실에 대해 고민해보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제시한다. 먹거리에 대한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진짜 건강을 위한 평범한 식습관을 갖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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