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된 사고가 불러온 진실 외면
편향된 사고가 불러온 진실 외면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7.06.2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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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편향된 사고가 불러온 진실 외면


진실을 정확하게 바라보는 객관적인 안목 요구

▲ⓒpixabay 

지난해, 옥스퍼드 사전은 포스트 트루스(Post-truth)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객관적 사실보다는 주관적 감정에 치우친 현상을 뜻하는 포스트 트루스는 거짓을 진실로 둔갑시키는 가짜뉴스와 이를 악용하는 대중 선동가 그리고 편향된 사고로 세상을 바라보는 대중이 만든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진실을 외면하는 포스트 트루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원인에 대해 알아봤다.



 

What is ‘Post-truth’?


지난해 11월, 일간지 가디언은 옥스퍼드 사전이 2015년 대비 2016년 20배 이상 사용된 포스트 트루스(Post-truth)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연합뉴스는 캐스퍼 그래스월 옥스퍼드 사전 대표가 ‘소셜미디어가 뉴스 원천으로 부상하고 기득권에서 나온 팩트를 향한 불신이 늘었음을 고려하면, 포스트 트루스가 우리 시대를 정의하는 단어 중 하나가 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 한 바를 언급, 포스트 트루스가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것이  필연적임을 시사했다.


  국내에서 ‘탈진실’로 알려진 포스트 트루스는 객관적 사실이나 진실, 이성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주관적 감정에 치우친 현상을 뜻한다. 해당 용어는 1992년 세르비아 출신인 미국 희곡작가 스티브 테쉬흐가 주간지 ‘더 네이션(The Nation)’에 기고한 이란-콘트라 스캔들과 걸프전에 관한 에세이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때, 그는 ‘우리는 자유인으로서, 포스트 트루스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것을 자유의사로 결정했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이 점에 대해 옥스퍼드 사전 측은 과거 ‘포스트’가 단순히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난 이후를 가리키는 용어였다면, 현재 ‘포스트’는 그것이 덜 중요해진 시기를 가리키는 것으로 의미가 확장된 것이 특징이라고 전한다. 더불어 이들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화제가 됐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과 유럽인들을 충격에 빠트린 영국 유럽연합 탈퇴 등이 포스트 트루스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포스트 트루스(Post-truth)는 지난해 ‘올해의 단어’로 선정되어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옥스퍼드 사전 홈페이지

 

 

포스트 트루스를 부채질 한 가짜뉴스

포스트 트루스의 확산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가짜뉴스의 확산과 무관하지 않다. 가디언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지난해 미국 대통령 경합 당시 벨레스 청소년들은 100개 이상의 가짜뉴스 사이트를 개설·운영하며, 전 세계인들을 농락했다고 한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은 가짜 뉴스가 실질적으로 돈이 되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 지지선언을 했다’, ‘힐러리 클린턴, ISIS에 무기 판매’ 등 허위 사실을 시장에 유포했고, 그로 인해 발생할 결과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이처럼 거짓이 사실인 것처럼 둔갑한 가짜뉴스가 SNS를 통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어 혼란이 가중시키자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일부 글로벌 기업은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가짜뉴스를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밝혀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진실보다 거짓에 더 관심을 두는 것은 국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올해 12월로 예정됐던 대선이 5월로 앞당겨지면서 대선 후보자간의 자질 논쟁이 불붙었는데, 여기에 가짜뉴스가 유포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올해 초, 한국기자협회는 ‘가짜뉴스 문제점과 대응방안’ 세미나를 주최하여 가짜뉴스의 허위사실 유포가 민주주의 특유의 표현의 자유를 저해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진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포스트 트루스 시대의 페이크뉴스와 저널리즘’이라는 논문을 통해 “가짜뉴스의 오보로 정작 중요한 진실이 가려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가짜뉴스에 대한 연구가 시급합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미국에 사실 검증 사이트 폴리티팩트는 지난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토론회나 유세장에서 연설한 답변 가운데 70% 가량이 거짓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반대 지지자들은 대중들의 인기를 얻고자 지키지 못할 공약을 내세웠다며 트럼프를 힐난했다. ⓒpixabay

 

 

포퓰리즘과 필터버블로 비롯된 결과


가짜뉴스가 전 세계에 포스트 트루스를 확산시켰다면, 포퓰리즘(Populism)과 필터버블(Filter Bubble)은 포스트 트루스를 조장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대중의 견해와 바람을 대변하는 정치사상이나 활동을 아우른 포퓰리즘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만 급급하여 내실을 제대로 다지지 못하는 대중 선동가를 배출할 수 있는데, 독일 국민이 직접 선출한 히틀러의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렇다면 대중들이 가짜뉴스와 선동 정치가들의 마수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깊숙이 자리 잡은 선입견도 한 몫 한다. 특히, 최근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이용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여 이용자가 필터링 된 정보만을 접하도록 유도한 필터버블이 구글을 포함한 몇몇 포털 사이트에 이미 적용되어 있다. 이용자의 편의도모를 위해 탄생한 필터버블이 오히려 이용자의 성향이 고착화시킬 뿐만 아니라 다른 입장을 수용할 기회조차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무수한 정보들이 범람하는 정보화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 그러나 잘못된 정보와 단편적인 정보 제공으로 현대인들은 정보 속에 고립되었다. 이 때문에 객관적인 시선으로 다양한 정보를 정확하게 바라보고 대중에게 전달하는 언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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