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에 갇힌 유승민’ 또 흔들기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이중의 시련에 맞닥뜨렸다. 잇단 TV 토론에서 받은 호평에도 지지율은 바닥권인데다 당내에서는 ‘사퇴론’까지 다시 불거졌다. 유 후보는 13일 첫 TV 토론에 이어 19일 대본 없는 ‘스탠딩 토론’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좀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의원들은 당이 갈 길을 두고 사실상 갈기갈기 갈라지고 있다. 가라앉은 듯 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중도통합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보수단일화론, 단일화 없는 사퇴론 등이 다시 불거졌다. 전날 당 선거대책위회의에선 간부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며 고성이 오가는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일부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열어 후보가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정병국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지금은 좌고우면 할 때가 아니라 똘똘 뭉쳐야 할 때”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선 “이대로 가다가는 이탈 의원들도 생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고 한 당직자가 “나갈 테면 나가라”고 맞받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원들은 20일 회동을 한 후 의원 16명의 서명을 받은 의총 소집요구서를 이날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냈다. 주 원내대표는 “당내 의견을 조율해 의총 여부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의 완주 의지는 확고하다. 유 후보는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지도가 낮다고 사퇴해야 되면 선거를 할 필요 없이 (여론조사) 1등 하는 사람 혼자 출마하면 되지 않겠느냐”며 “(사퇴론은) 민주주의 기본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 측근은 “중도 사퇴야 말로 당이 소멸로 가는 길”이라며 “내년 지방선거 출마 등 딴 맘을 먹고 있는 의원들이 후보를 흔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주변에선 유 후보가 직접 의원들을 만나 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하고 있다.
홍 후보는 이 같은 바른정당의 사정을 의식한 듯 이날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 유세에서 “보수우파 정권을 세우기 위해 이제는 돌아와 달라"고 바른정당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