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그랜드슬램 신화 달성한 ‘펜싱 몬스터’
[이슈메이커] 그랜드슬램 신화 달성한 ‘펜싱 몬스터’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4.08.28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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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종주국에서 올림픽 2관왕 쾌거
‘뉴 어펜져스’ 리더로 책임감도 생겨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그랜드슬램 신화 달성한 ‘펜싱 몬스터’
 

프랑스의 상징적인 건축물인 ‘그랑 팔레’에서 한국 펜싱의 새로운 역사가 새겨졌다. 한국 남자 펜싱의 간판으로 꼽히는 오상욱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2관왕을 달성하면서다. 그는 남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펜싱 사상 첫 올림픽 2관왕의 영예를 얻었다.

 

ⓒ대한체육회
ⓒ대한체육회

 

아시아 최초 올림픽 펜싱 단체전 3연패 위업
오상욱은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 출전해 구본길, 박상원, 도경동과 합을 맞춰 캐나다, 프랑스, 헝가리를 차례로 꺾고 시상대 맨 위에 올라 올림픽 2관왕과 단체전 3연패의 대업을 동시에 달성했다. 8강전에서 캐나다를 45-33으로 격파한 한국은 압도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개최국 프랑스와의 준결승전에서도 45-39로 승리하며 결승에 안착했고, 지난 대회 단체전 동메달을 딴 전통의 강호 헝가리와의 결승에서는 접전 끝에 45-41로 승리하며 대업을 완성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오상욱이 승부를 결정짓자 선수들과 원우영 코치는 피스트로 달려 나와 얼싸안고 환호했다.

  이번 우승으로 한국은 아시아 국가 최초로 올림픽 펜싱 단체전 3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현대 펜싱의 골격을 갖춘 곳인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에서 태동한 종목의 특성상 올림픽 펜싱 단체전에선 유럽 국가들만 올림픽 3회 이상 연속 우승을 이룬 바 있는데, 한국이 이름을 더한 것이다.

  앞서 오상욱은 개인전에서도 세계적 강호들을 모두 누르고 ‘금빛 찌르기’에 성공하며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19년과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보유한 그는 올림픽 금메달까지 거머쥐며 한국 펜싱 선수 최초로 주요 국제대회 ‘개인전 그랜드슬램’도 달성했다.

  2014년 한국 펜싱 사브르 최초의 고교생 국가대표가 된 오상욱은 일찌감치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선수다.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 키가 192㎝로 서양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 당당한 체구를 갖춰 ‘펜싱 몬스터’로 불렸지만, 사실 중학교 때는 키가 크지 않아 고민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과 기본기 연마에 주력했고, 어느새 큰 체격을 갖추게 되며 스피드와 순발력까지 부족한 능력이 없는 선수로 성장하게 됐다.

 

오상욱은 큰 체격에 스피드와 순발력까지 갖춰 부족한 능력이 없는 선수로 평가받는다. ⓒ대한체육회
오상욱은 큰 체격에 스피드와 순발력까지 갖춰 부족한 능력이 없는 선수로 평가받는다. ⓒ대한체육회

 

도쿄 올림픽 좌절 딛고 한국 펜싱 새 역사 이뤄
2015년 2월 국제대회 데뷔전이던 이탈리아 파도바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오상욱은 성장을 거듭하며 2019년 전성기를 맞이해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다. 같은 해 두 차례 그랑프리 우승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금메달까지 휩쓸며 존재감을 떨치며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는 강력한 개인전 금메달 후보로 여겨졌다. 그러나 생애 첫 올림픽 개인전에서 8강 탈락의 쓴맛을 봤다.

  실망감 속에서도 묵묵히 사브르 대표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으며 파리 올림픽을 향해 달려왔던 그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오랜 시간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선배 구본길의 4연패 도전을 저지하며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단체전에선 금메달을 합작해 2관왕에 올라 진정한 1인자로 우뚝 섰다.

  올해 들어 손목 부상으로 한동안 주춤했으나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개인·단체전을 석권하며 정상 궤도에 올랐다. 파리 대회가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선언한 구본길이 이탈하게 되면 ‘뉴 어펜져스’의 리더의 역할도 맡아야 해 앞으로 한국 펜싱에서 커진 위상만큼이나 어깨에 짊어질 짐도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대전시청 소속 오상욱의 활약으로 대전시도 반색하고 있다. 그는 대전에서 태어나 매봉초와 매봉중, 송촌고를 졸업하고, 대전대 사회체육학과를 졸업한 ‘찐’ 대전 사람이다. 2019년 경기 성남시청에 입단해 운동을 이어오다가 2022년 대전시청 사브르 팀이 창단되면서 금의환향했다.

  이번 올림픽 2관왕으로 그는 고향 대전에 자신의 이름을 딴 펜싱 전용 체육관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게 됐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새로 지으려는 펜싱체육관의 이름을 ‘오상욱 펜싱체육관’으로 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등을 위해 펜싱 전용체육관 조성을 계획하고 있으며 현재 후보지를 물색 중이다. 꾸준히 운동경기부를 창단 중인 대전시는 지역 출신 우수선수들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전문체육 활성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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