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패션 트렌드의 중심에 설 새로운 패턴 메이커
- 아날로그적 포인트에 젊은 감각과 디지털의 장점 더하다
- 패턴 기업이 만든 ‘키즈 브랜딩’ 론칭 목전
옷을 제작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사람은 흔히 디자이너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디자이너만큼 중요한 사람인 ‘패턴사’가 없다면 어떠한 결과물도 얻을 수 없다고 한다.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패턴사라는 직업은 테크니컬 디자이너(Technical Designer)라는 모델리스트로도 불리며 디자이너의 꿈과 상상을 실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패턴 업계에 몰고 온 ‘새바람’
평면의 원단을 잘라서 곡선으로 봉제해 입체로 만드는 과정을 담당하는 패턴사는 숙련도와 센스에 따라 결과물 품질의 차이를 결정한다. 그렇기에 디자이너들은 믿을 수 있는 다수의 패턴사에게 작업을 의뢰하고,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최종 결과물을 결정한다. 동일한 디자인을 의뢰해도 패턴사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의 퀄리티가 천지 차이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캐드패턴 프로그램도 활용되고 있지만, 패턴사가 직접 손수 작업하는 수패턴의 멋과 맛은 따라올 수 없다. 미술적 센스와 감각적 소통이라는 아날로그적 포인트를 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골프웨어로 시작해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내셔널브랜드의 여성복 등 다양한 복종을 경험한 이슬기 대표가 이끄는 라인로드(Line_road/이하 라인로드)가 패턴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아날로그적 포인트에 젊은 감각과 디지털의 장점을 더하며 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이 대표를 이슈메이커가 조명해보았다.
론칭 앞둔 키즈 브랜드
2020년, 모델리스트로서 보다 드라마틱한 옷을 만들고자 하는 욕망과 창의적인 패턴에 대한 목마름으로 패턴 업계에 도전장을 내민 이슬기 라인로드 대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인정받는 모델리스트로서 활동하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호기롭게 창업했지만, 그의 앞길은 생각보다 순탄하지 않았다. 아쉬운 소리를 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누구에게도 독립했다는 소식을 전하지 않았고, 오롯이 자신만의 힘으로 성장해 가고자 했기 때문이다. 도매 매장, 브랜드 매장에 회사소개서를 들고 무작정 찾아갔고, 수백 개의 메일로 콜드컨텍을 시작했다. 반응은 냉담했다. 답장과 반응은 오지 않았고, 그나마 연락이 닿은 업체의 반응도 차가웠다. 하지만 ‘답신을 받은 것이 어디냐’라는 마음으로 자신이 가진 기술력과 지향하는 가치를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거래처를 차근차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현재의 패턴 업계는 고령화가 심화되어 있기에 30대의 패기 넘치는 젊은 패턴사의 열정에 신선함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렇게 시간이 흐른 뒤 현재의 라인로드는 40여 개의 브랜드와 협업하며 업계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패턴 및 샘플 전문 기업으로 발돋움했고, 깊이 있는 전문성을 지닌 다양한 연령대의 패턴사, 샘플사들이 모인 알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슬기 대표는 “어느덧 창업한 지 만 5년을 바라고 있습니다. 운이 좋게 빠르게 업계에서 자리를 잡았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더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며 “지금껏 그래왔듯 패턴 제작 및 샘플 제작을 보다 심도 있게 진행해 클라이언트의 성장과 성공에 더 큰 도움을 주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나아가 라인로드의 기술력과 도전에 대한 열정, 그리고 상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키즈브랜드의 론칭도 준비하고 있기에, 올해가 어느 해보다 큰 성장의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상생’은 업계의 성장 위한 ‘Key’
라인로드가 패턴 및 샘플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소통’이다. 브랜드마다 원하는 지향하는 바가 다르고, 디자이너마다 성향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모든 작업 중간중간에도 브랜드, 디자이너들과 소통해 그들의 생각을 읽어내고 의도에 맞는 결과물을 도출해 내야만 한다. 그래서 라인로드는 주기적으로 모델리스트와 샘플사를 초청해 기술을 교류하며 보다 정교한 패턴 작업을 펼치고자 노력하고 있고, 한 공간에서 패턴과 샘플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원스톱 솔루션도 구축해 고도화해 가고 있다.
이 대표는 “건축계에서 설계의 영역을 패션계에서는 패턴사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단히 중요한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기에 ‘자만’보다는 옷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배움’의 자세로 협력사들과의 동반 성장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습니다”라며 “외적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각 파트별 신입직원을 적극 채용함과 동시에 현재 계신 선생님들을 ‘장인’(匠人)으로 만들어 장인정신이 깃든 회사로 라인로드를 만들어갈 것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업가로서, 그리고 기술자로서 누구보다 큰 욕심을 가진 이 대표는 끝으로 업계의 상생과 발전을 위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현재 패션 업계가 전반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이기에 패턴사 혹은 디자이너를 꿈꾸는 젊은 인재들이 보다 다양한 브랜드를 접하고 이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야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라며 “라인로드 역시 지속적인 연구와 패턴사들이 만든 자사 브랜드의 론칭과 같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 많은 협력 기업과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반드시 만들어갈 것입니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