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불편함에서 혁신의 시작점을 찾다
일상의 불편함에서 혁신의 시작점을 찾다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4.08.01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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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과 블라우스를 하나로 합친 ‘속옷 기능 셔츠’로 주목
무의식적으로 감수하던 불편함 해소하는 브랜드로 나아갈 터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일상의 불편함에서 혁신의 시작점을 찾다

세계적인 브랜드 ‘샤넬’을 만든 가브리엘 코코 샤넬은 20세기 패션 혁신을 이끈 전설적인 디자이너로 꼽힌다. 그가 강력한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건 디자인을 통해 역사를 바꾸었다는 점 때문이다. 꽉 조이는 코르셋을 없애 여성의 몸을 해방시키고, 거추장스러움 대신 자유로움과 실용성을 겸비한 샤넬의 옷은 새로운 여성복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손보승 기자
사진=손보승 기자

 

외적 아름다움과 심적 편안함이 함께 하는 외출복
샤넬이 그러했듯이 오늘날 신화가 된 수많은 브랜드의 시작은 소비자의 불편함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다. 얼핏 사소해서 그냥 감내하고 수용하던 제품의 불편한 한 단면을 제거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지평을 넓히고 강력한 브랜드 메시지를 창출해낸 것이다.

  윤민지 대표가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이와 유사하다. 어느 때보다 몸에 대한 담론이 활발한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암묵적인 미(美)의 기준에 도달하고자 애쓰는 강박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상태에서,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파생되던 불편함에 주목하고 패션을 통해 해결해보고자 웨어코렉트를 설립한 것이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속옷과 블라우스를 하나로 합친 ‘속옷 기능 셔츠’를 개발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어떤 계기로 웨어코렉트가 탄생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웨어코렉트는 사람들이 사회·문화적 요인으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감수하던 여섯 가지 문제점을 포착해 이를 새로운 형태의 옷으로 구현하고자 설립한 회사다. 이를 위한 준비 작업과 소비자의 욕구 파악을 위해 검색엔진 및 통계 분석이 필수인 의류 해외 직구업을 운영하기도 했다”

여섯 가지 중 첫 번째 문제의식은 무엇이었나?
  “저는 상품과 서비스를 볼 때 그 재화가 가진 목적을 중요하게 보는 편이다. 그 이유는 재화가 가진 목적이 분명할수록 장기적인 수명을 보장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첫 제품인 속옷 기능 셔츠의 경우, 여성들의 모든 속옷이 외출복을 착용하기 위해 필요한 존재이지 제품의 독립적인 가치로서 작용하는 제품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속옷을 입고 그 위에 옷을 덧대어 입고자 착용하지, 속옷 그 자체만 착용하려고 속옷을 구매하는 사람은 없지 않나. 그렇다면 속옷의 본질이 무엇이고, 더 나아가 여성은 무엇을 위해 속옷에서 야기되는 불편한 점들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를 착용하는가에 대한 고민 속에 노브라 블라우스를 개발하게 됐다”

제품의 특징과 경쟁력을 소개해 달라
  “티셔츠와 같은 착용 방식으로 한 번에 블라우스와 속옷을 착용하기에 아침 출근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줄여주고 블라우스 착용 시 자주 내려가던 속옷 끈을 올려야 하는 상황을 없애주는 것은 물론, 아침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속옷의 비침 문제로 인해 셔츠 색감에 맞춰 브래지어와 나시를 옷장에서 찾는데 소모적인 시간을 사용하게 했던 기존 제품들의 부가 문제까지 해결해주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기능적 요소 외에도 디자인적 완성도를 높이고자 다양한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진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을 인정받아 국내 등록된 특허 2건, 진행 중인 출원 건들도 순차 등록될 예정이다. 특히 등록 완료된 특허의 경우 기술이 가진 효용성, 권리 범위, 특허 품질에서 모두 우수한 점수를 인정받아,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와 특허청에서 주관한 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 금상도 받게 되었다. 아울러 해당 대회에서 해외 수출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받아 산업통상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상을 400여 개의 출품작 중 유일하게 단독 입상하기도 했다. 출시 후 팝업 행사와 온라인 스토어 등을 통해 만난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웨어코렉트는 속옷과 블라우스를 하나로 합친 ‘속옷 기능 셔츠’를 개발해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웨어코렉트
웨어코렉트는 속옷과 블라우스를 하나로 합친 ‘속옷 기능 셔츠’를 개발해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웨어코렉트

 

브랜드가 창출할 수 있는 사회적 영향은 무엇이 있을까
  “앞서 언급했듯 속옷 기능 셔츠를 통해 사람들은 ‘속옷’이 제품의 독립적인 가치로서 작용하는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 파장이 확산되어 ‘속옷이 따로 필요할까’라는 인식이 대중화되고, 그럼으로써 마침내 외출복과 속옷의 경계를 무너뜨려 버리는 것. 그것이 속옷 기능 셔츠의 최종 목표다. 그것이 가능해지면 속옷은 다른 사람에게 보여야 할 때만 입게 되는 코스튬 혹은 사치품 정도로 전락하고, 필수 소비재로서의 그 효용가치는 잃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여성들이 속옷에서 오는 부차적인 불편감에서도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필수 소비재로 평가받던 코르셋이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한 것처럼 말이다”

창업가로서의 철학도 전해준다면?
  “첫 번째는 ‘정도(正道)’를 걷는 것이다. 요령이나 빠르게 가는 것보다 체계적 전략을 통해 ‘정확하게 반드시’ 도착하는 걸 선호한다. 그래서 운이나 호승심이 깔린 열정보다는, 설계된 전략에 더 강한 편이고 실제 웨어코렉트 역시 3년 치 사업 계획 전략을 수립한 후 창업했다. 또 하나는 제품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4년 전 처음 속옷 기능 셔츠를 만들기로 결심했을 때 이 제품이 반드시 성공할 거라 생각해서 만든 건 아니다. 설령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낄 각오로 시작했던 것에 가깝다. 그래서 제품의 개발 및 생산부터 전략 기획, 마케팅, 영업, 아트디렉팅 등 필요한 모든 직무에 참여하며 제품의 모든 순간들을 함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속옷 기능 셔츠를 시작으로 ‘어떤’ 제품의 실효성을 부정하고, 새로운 대안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전개할 예정이다. 그리고 그 제품들은 본질적으로 소비자를 ‘불편감에서 해방’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자 한다. 그렇게 해서 10년 후에는 기능성 의류 브랜드를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명사가 되었으면 한다. 다음 신제품이 궁금한 회사,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해주고 소비자를 위하는 기업으로 인식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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