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사람’의 건강을 이롭게 할 최첨단 전기화학 센서 개발
레이저 공정 개발로 웨어러블 센서 보편적 보급과 정확한 데이터 확보 기대
다양한 나노 재료 다룰 수 있는 게 가장 큰 강점
헬스케어 시장은 최첨단 기술을 토대로 맞춤형, 정밀의학으로 나아가고 있다. 웨어러블 센서와 바이오센서가 최첨단 기술로 주목받은 지는 오래됐으나 정확성과 지속성의 문제로 크게 헬스케어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다양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고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어야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텐데, 비싼 가격 또한 문제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안을 제시하고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신진연구자가 있어 눈에 띈다. 임효령 교수는 기술의 발전을 제약하는 다양한 한계를 뛰어넘어 결국 사람을 이롭게 하는 헬스케어 시장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나노 재료 공정부터 설계, 제작해서 ‘헬스케어’라는 목적에 도달할 수 있게
“처음부터 교수가 목표는 아니었어요. 그냥 연구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하다 보니 교수가 되었네요”라고 말하며 임효령 교수는 웃어 보였다. 2020년 웨어러블 유연 복합 전자기기(Wearable Flexible Hybrid Electronics)를 리뷰한 논문을 Advanced Materials에 게재해 인용 수가 700회를 넘을 만큼 주목받았고, 관련 성과로 국립부경대에 휴먼바이오융합전공이라는 신생학과 창립멤버로 임용되며 연구, 교육 그리고 학과의 성장에 온 힘을 쏟고 있는 그이기도 하다. 국립부경대 휴먼바이오융합전공은 올해로 3년차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휴먼 디지털헬스케어와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분야를 선도하는 실무적 인력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현재 첨단바이오 기술을 활용하여 차세대 헬스케어 소재 개발 기술, 세포치료제 및 바이오의약품, 기능성 화장품 및 관련 소재 개발 분야에 폭넓게 인재를 양성해내고 있다. 2021년 9월 전공 막내 교수로 시작했지만 창립멤버기에 학과에 대한 애정이 유난히 큰 임효령 교수는 처음 학생들에게 재료공학의 기본 프레임을 설명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고 말했다. “재료가 공정을 거쳐 구조가 달라지면 새로운 성질을 갖고 이에 따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데요. 그걸 어떤 목적에 맞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연구그룹 색깔이 만들어져요. 저는 헬스케어에 초점을 맞췄고, 전기화학적 기술을 기반으로 한 웨어러블 센서, 패치, 키트 등을 만드는 데 연구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가장 큰 장점으로 다양한 나노구조 재료를 다룰 수 있음을 들었다. 미세한 나노(10-9)와 마이크로(10-6) 크기에서 재료 구조의 변화는 유·무기 복합재료 성질을 변화하고 센서 성능을 극대화하며, 더 나아가서는 헬스케어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장치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저가형 차세대 센서 디바이스 제작 위한 레이저 공정 도입 및 최적화 제안
임효령 교수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이 웨어러블 센서를 활용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더 정확한 데이터를 얻어 사람의 건강에 어떻게 더 이롭게 쓸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하고 있다. 성공적인 연구를 위해선 공학 장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한데, 그는 최근 ‘레이저발생장비 활용한 일체형 화학적 센서 패치 개발’ 과제로 신진연구자 인프라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향후 연구를 해나가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앞으로 헬스케어 연구를 해나가는데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라며 그는 “최근 저가형, 일회용, 패치형 화학적 센서 디바이스를 제작하여 단시간 동안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방안이 제시되었으나, 제작 공정 단가가 비싸 큰 활용 가치와 투자금에도 불구하고 연구와 상업화는 미비한 실정입니다. 차세대 웨어러블 센서 디바이스 제작 시 고가의 전극 형성과 시스템 구축 공정(포토리소그래피)을 레이저 기술로 대체하고 최적화하여 저가형 웨어러블 센서 디바이스를 제작하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나노기술기반 헬스케어 연구실에서는 ‘웨어러블 타액 모니터링 바이오센서를 활용한 전해질/대사산물/호르몬 측정 연구’, ‘생화학적인 체외 진단 센서 개발’, 하버드 의과대학과 국제 공동연구로 진행하는 ‘오가노이드 다중 평가를 위한 반도체 공정 기반 고정밀·고밀도 나노센서-미세유체칩 통합 시스템 개발’ 등의 과제를 진행 중이다. 이번 인프라 지원사업을 통해 장비를 구축하면 현재 연구그룹에서 진행하는 모든 과제도 탄력을 받아 연구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헬스, 바이오헬스, 체외진단, 현장 진단 및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술개발에 레이저 발생 장비를 활용함에 따라 저가형 화학적 센서 디바이스를 패치 형태로 제작하고 정량적 모니터링, 헬스케어, 진단, 치료 유효성을 평가하여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범용성과 확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기술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생각, 다양한 학문 연결하는 사잇꾼 역할 하고파”
공학자임에도 임효령 교수가 기술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할 수 있을까 보다는 어떻게 하면 사람에게 더 이로울까가 임 교수 연구의 핵심이다, 그는 학생들에게도 늘 ‘사람’을 강조한다고 했다. “휴먼바이오융합전공에서는 사람을 빼면 기술이 산으로 가요. 그래서 항상 사람에 대한 애정을 놓지 말라고 학생들에게 이야기합니다”라며 “제가 지금 하는 기술개발도 제가 안 하면 다른 연구자분이 하시겠죠. 지금이 필요한 때이기 때문에 관련 기술들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기술개발의 사명감이라는 무거운 느낌보다는 지금 누구나 필요로 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한다는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려고 해요.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항상 사람을 두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덧붙여 “저보다 잘하는 공학자분들이 많은데요, 저는 기술로 그분들과 경쟁하기보다는 현재 시대는 융합의 시대이기 때문에 다른 학문을 서로 연결해주는 사잇꾼 역할을 하고 싶어요. 작고하신 이어령 선생님이 “어느 조직이든 양쪽 사이를 좋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조직은 망하지 않는다. 그런 ‘사잇꾼’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융복합을 지향하는 저에게 잘 어울리는 역할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자가 만난 임효령 교수는 공학자이지만 끊임없이 인문학을 갈망하고 탐구하는 따듯한 사람이었다. 이것이 그가 연구를 해나가는 원동력이자 그의 연구를 차별화시키는 장점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