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퍼진 ‘포퓰리즘 해독제’가 필요하다
세계에 퍼진 ‘포퓰리즘 해독제’가 필요하다
  • 박진명 기자
  • 승인 2017.04.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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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퍼진 ‘포퓰리즘 해독제’가 필요하다
[이슈메이커=박진명 기자]

 


세계에 퍼진 ‘포퓰리즘 해독제’가 필요하다

포퓰리즘 공약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지난 2017년 1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인터넷 판과의 인터뷰에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최근 미국,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득세하고 있는 포퓰리즘이 ‘아돌프 히틀러’와 같은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다”며 포퓰리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조기대선을 앞둔 한국에서도 포퓰리즘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이 가져온 포퓰리즘 판도라의 상자


유럽연합(이하 EU) 잔류가 확실시 됐던 국민투표는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라는 의외의 결과를 가져왔다. 이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럽 전역에 확산 되고 있는 포퓰리즘이 힘을 얻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영국의 대표 칼럼리스트인 마틴 울프는 “국민투표는 영국 정부의 가장 무책임한 행보”라며 다수의 의견을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이려는 대중민주주의의 위험성에 한 발 더 접근하게 됐다고 한탄했다. 2013년, 캐머런 영국 총리와 보수당은 일자리 부족과 양극화로 인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브렉시트 투표 공약을 제창했다. 


영국 BBC 방송은 브렉시트 투표 후 트럼프의 대선 승리에 대해 일찍이 짐작했다. BBC는 유권자의 분노와 포퓰리즘 등 5가지를 브렉시트와 트럼프 열풍의 공통점으로 꼽았다. EU가 주는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영국민들은 EU의 관료주의자들에게 대한 분노가 도사렸다. 또한, 미국에서 역시 주류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팽배했기 때문에 정치권의 이단아인 트럼프가 주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오랜 경기 침체로 인해 확산된 포퓰리즘 역시 한 몫 했다. 브렉시트 진영은 EU를 떠나 나라를 더욱 부강하게 만들고 영국의 정체성을 다시 찾자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트럼프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구호로 옛 영광을 다시 찾을 것을 호소하고 있다. BBC는 포퓰리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먼 미래의 복잡한 경제적 득실을 따지는 대신, EU 기여금이나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같은 손해를 부각시킴으로써 반(反)세계화를 주장하고, 이민자 등 외부 세력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렉시트 이후 이탈리아에서 또 다시 포퓰리즘이 고개를 들었다. 이탈리아 유권자들은 국민투표를 통해 정치 개혁을 위한 개헌을 부결시켰다. 뉴욕타임즈는 이탈리아가 젊은이들의 정치권에 대한 환멸로 인해 포퓰리즘에 물들고 있다고 지적했고, 캐나다 CBC 뉴스 역시 기득권에 대한 반감과 포퓰리즘적 분위기가 결과에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국민투표 부결은 막대한 부실채권으로 흔들리고 있는 은행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개헌반대 운동의 선봉에 선 포퓰리즘 성향의 야당이 집권할 경우 이탈리아 유로존 탈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유럽 전역에 퍼진 포퓰리즘은 기성 정치인과 사회체제에 대한 불만의 원인을 이민자와 자유 무역으로 돌리는 무책임한 대안이라고 평가된다. 


 

빠르게 다가오는 대선 시계, 포퓰리즘 작용할까 
 

조기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벚꽃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여·야 각 대선 후보가 공약을 내놓고 있다. 우선,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분노한 민심 잡기에 급급해진 대선주자들은 여·야할 것 없이 ‘강력한 재벌 개혁’을 전면으로 내세우며 대기업 때리기에 나섰다. 세부적인 방법에만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의 공약이 비슷하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대 재벌 개혁’을 들고 나와 삼성·현대·SK그룹·LG그룹을 정면 겨냥했다. 문 대표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에 제동을 걸 수 있도록 충자총액제한제도를 부활시키고 총수 일가의 전횡을 막고, 감시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재벌체제 해체’를 내세우는 극단적 조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특히 이 시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겨냥해 ‘이재명식 리코법(조직범죄재산몰수법)’ 제정도 예고했다. 


점점 낮아지는 취업의 문턱에서 좌절하는 청년 유권자들을 위한 일자리 공약도 앞 다투어 등장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선 출마에 ‘일자리’를 전면으로 내세웠다. 남 지사는 ‘기본 소득’이 아닌 ‘기본 근로권’에 대해 언급하며 연소득 2천만 원을 보장하는 10만 일자리 창출 공약을 내걸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안심인금·안정 고용·안전 현장의 ‘3安 노동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채용을 제한하고 사업주에게 사업장에서의 근로자의 사고에 책임을 묻는 과감한 노동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포퓰리즘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조기대선을 불러왔고, 빨라진 대선 시계만큼 득표에 급급한 여야의 이로운 정책이 쏟아지면서 포퓰리즘의 양상을 띈다. 베네토 무솔리니의 파시즘이 정권을 장악하고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가 집권한 배경에는 포퓰리즘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에는 국정 공백으로 인한 경제 위기와 정치적 혼란을 최소화할 진정한 리더가 필요하다. 이제 국민의 선택에 달려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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