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외로움 권하는 사회를 꿈꾸다
당당한 외로움 권하는 사회를 꿈꾸다
  • 박진명 기자
  • 승인 2017.03.02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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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외로움 권하는 사회를 꿈꾸다
[이슈메이커=박진명 기자]

 


당당한 외로움 권하는 사회를 꿈꾸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폭력적인 압박을 멈춰야 할 때


영화 ‘더 랍스터(The lobster, 2015)’에서 도시에 사는 남녀의 자격은 무조건 부부여야 한다. 결혼하지 않은 이들은 동물로 변하게 된다. 동물이 되지 않기 위해 정신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일정한 시간이 되면 서로를 탐색하고 짝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이후 다툼이 있는 커플에게는 아이를 ‘투입’해 극복하게 하고 이러한 ‘시험’들을 통과해야 부부의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도시로 간 사람들은 과연 행복할까. 



자유와 고독이 금지된 사회 


영화 ‘더랍스터’에서 보여주는 황당하고 우스운 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다르지 않다. ‘남자’와 ‘여자’라는 이분법적 프레임에 갇혀 일정한 행동양식을 요구 받는다. ‘남자/여자 친구 있어?’, ‘결혼은 언제 해?’라는 말을 당연한 안부 인사처럼 받는 세상은 오랫동안 연애를 하지 않거나 결혼하지 않는 사람을 ‘비정상적’ 범주에 가둬놓는다. 현대 가부장제의 핵심은 핵가족제도와 국민의 재생산이다. 정부는 국가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인구를 재생산하기 위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합법적인 부부제도를 하나의 규범으로 완성시켰다. 더욱이 정부는 낮은 출산율에 취업을 빨리 하면 출산율도 높아진다는 ‘학제 개편’을 해결책으로 언급하며 ‘졸속 재탕 교육개혁안’이라는 논란을 만들었다. 저출산과 비혼자 증가의 원인을 국민의 책임으로 돌리는 정부의 1차원적인 발상은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여전히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세금이나 복지 등 각종 사회보장제도에서도 벗어나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국내 정책은 가족 중심의 조세제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싱글세 효과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2016년 한국세무학회가 발표한 ‘가구 유형에 따른 소득세 세 부담률 차이 분석’이라는 논문에서 ‘싱글세’의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중간소득(4,000만~6,000만원)을 기준으로 독신가구의 평균 유효세율은 2.88% 외벌이 두 자녀 가구(1.24%)의 두 배 정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은 국내 소득세 종제제도의 인적공제나 특별공제가 가족 중심으로 설계돼 있고 출산 장려정책 등 관련해 공제제도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상대적으로 독신가구의 세부담이 높아 별도의 싱글세를 부여하지 않아도 실질적으로 부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금 문제 뿐만 아니라 철저하게 다인 가구 중심으로 짜여진 공공정책은 가구 형태의 변화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주택청약 역시 1인 가구는 후순위로 밀려난다. 집 자체도 철저하게 가족 중심으로 설계돼있어 1인 가구와 2인가구의 주거 면적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국토연구원은 분석했다. 
 

 

1인 가구 흐름에 맞춘 제도적 보완 필요


청년들은 취업, 결혼, 연애, 내집, 출산 순서대로 포기하면서 N포세대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이에 따라 ‘나홀로족’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몇 몇 전문가들은 나홀로족이 4인 가구를 넘어 가장 일반적인 가족 형태가 될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나홀로족은 사회적 고립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생긴 현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나홀로족에 대한 수많은 콘텐츠들을 통해 ‘자발적’이라는 시선도 많아지고 있다. 이처럼 1인 가구 증가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현실로 다가왔다. 한국국토정보공사의 ‘대한민국 2050 미래 항해’ 보고서에 의하면 1인 각는 2030년 724만 가구로 늘어 전체 가구 중 33%를 차지할 것을 전망된다. 이는 인구는 2030년 정점을 찍고 이후 줄어드는 데 비해 1~2인 가구가 늘어나는 가구 분화가 계속 진행될 것이라는 추측이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가구 구조의 형태가 변했듯 정부는 핵가족에서 ‘나홀로족’이라는 가구 구조의 변화를 반영해 주택정책과 복지정책을 구상해야 한다. 


민족과 국가의 최소 단위로 부상했던 ‘가족주의’를 내세우는 시대는 지났음에도 여전히 광고와 드라마, 영화 등 각종 미디어에서는 ‘가족 사랑’만이 삶의 유일한 버팀목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회가 만들어낸 가치와 기준에 눈치 보기보다는 자유와 고독을 통해 각자의 새로운 철학을 만들어야 할 때다. 독립적이고 고독한 사람이 미래를 연다는 것을 대한민국 사회는 깨달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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