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MZ세대 갈등 Ⅰ] ‘젊은 꼰대’가 바라보는 ‘요즘 애들’
[이슈메이커_ MZ세대 갈등 Ⅰ] ‘젊은 꼰대’가 바라보는 ‘요즘 애들’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4.05.03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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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세대와 달리 초합리·초개인·초자율 중시하는 Z세대
‘분초 사회’ 접어들며 세대 간 의견 합의도 더 어려워져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젊은 꼰대’가 바라보는 ‘요즘 애들’

노동위원회가 출범 70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 내 갈등 중 어느 부분이 가장 많아질 것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MZ세대와의 갈등’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직장 내 기성세대와 MZ세대 간 갈등 심화와 이로 인한 이직률 증가는 일종의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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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를 아울렀던 잘못된 ‘세대론’이 갈등 키워
직장 내 세대 갈등은 기존 선배세대와 MZ세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들어 사실상 한 묶음 취급을 받았던 MZ세대 사이에서도 분열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흔히 MZ세대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1990년대 중반 출생)와 Z세대(1990년대 중반 출생~2000년대 초반 출생)를 아울러 부르는 말인데, 이처럼 20년에 걸친 세대를 하나로 묶어 불러오다 보니 이에 대한 이견이 많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 세대는 없다’는 책을 출간한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미 ‘세대론’의 위험성을 지적해온 바 있다. 20대와 40대, 20년 이상을 포함하는 세대론은 전례가 없는 구분이기에 사회학에서 말하는 동질성, 대표성을 특정하기가 곤란해 이를 일반화시켜 논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논지다.

  실제 직장에서도 밀레니얼 세대가 사회 경력이 쌓이면서 20년 격차의 Z세대 막내들과 함께 묶이기엔 달라도 너무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부분 회사에서 중간 관리자로 자리 잡거나 스타트업에서는 최고경영자로, 일부 대기업에선 임원으로까지 승진하기 시작한 M세대가 보기엔 Z세대가 ‘요즘 애들’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반면 Z세대 입장에선 ‘젊은 꼰대’처럼 보이는 M세대의 업무 지적이 영 불편하다.

M이 바라보는 Z, “‘라떼’와 너무 달라”
M세대와 Z세대가 충돌하는 주요 문제는 ‘재택근무와 출·퇴근 등 근무 형태’, ‘근무시간 및 노동 강도’, ‘협업과 동기부여’ 등 실제 업무와 관련된 문제들이 주를 이룬다. 지방 소재 IT 기업의 중간 관리자로 일하는 M세대 A씨는 얼마 전 회식 참여 여부를 확인하던 과정에서 신입사원으로부터 회식비를 요구받고 당황한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A씨는 “팀원들에게 되도록 야근을 강요하지 않고 ‘꼰대’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항상 조심하며 후배들을 관리했는데, 어느 날 회식에 참여하겠냐고 묻자 일정상 참여하지 못하는 대신 팀에 배정된 금액인 만큼 자기 몫만큼의 금액을 요구하더라”고 전했다.

  한편 수도권 중견 기업에 재직 중인 B 차장은 최근 후배들에게 업무 관련 수정 사항을 전해주거나 피드백을 줘도 ‘죄송하다’,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듣질 못한다며, “요즘은 죄송하다고 말하면 자신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해서인지 다른 식의 표현을 주로 한다. 하지만 말투를 지적하자니 뒷말이 나올 것 같아 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M세대와 Z세대는 직장 업무 전반에서 자주 충돌하는 걸로 전해진다. 전반적인 교육 수준과 디지털기기 사용에 능숙한 Z세대는 업무 학습 능력은 뛰어난 것에 비해 기존 기성세대와 가치관이 다르고 조직적응도가 낮아 자주 충돌이 생긴다. M세대가 Z세대 신입사원을 두고 ‘융통성이 없다’, ‘지나치게 개인주의적’이라 핀잔하는 이유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Z세대가 동료와의 협업, 소통 능력, 친화력이 부족해 채용과 업무지시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전 세계로 퍼진 M과 Z의 충돌
M세대와 Z세대 사이 갈등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에서는 M세대 상사들을 ‘30대 로가이’라 부르는 일이 많은데, 문자 그대로 ‘나이로 해를 끼친다’는 뜻이다. 이들을 두고 Z세대 직원들은 ‘생각은 구식이지만, 새로운 것을 하는 척하는 사람들’이라며 비판하며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구인·구직 플랫폼 기업인 레주메빌더(Resumebuilder)가 지난해 4월 미국 내 1,344명의 기업 관리자 및 비즈니스 리더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관리자의 74%는 Z세대 직원들과는 매우 일하기 힘들다고 답한 결과가 있다. 관리자들이 Z세대가 실무 관련 부문에서 전반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아울러 Z세대와 일하기 힘들다고 한 응답자 중 34%는 밀레니얼 세대와 일하는 것을 선호했다. 이들이 좀 더 생산적이며 우수한 기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기존 기성세대가 밀레니얼 세대를 선호하는 것이 이미 밀레니얼 세대가 기성세대가 됐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직장’이라는 공간을 두고 M세대는 자아실현을 하는 곳으로, Z세대는 노동력을 빌려주고 대가를 받는 개념으로 이해할 만큼 두 세대가 바라보는 지점도 크게 다르다. 문제는 세대 변화가 더욱 급변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 간극을 맞추기 어렵다는 점이다. 세대와 개인이 각자 표류하며 의견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그간의 기성세대와 후배세대 갈등과는 차원이 다른 사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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