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공해 경고등 켜진 한국
빛공해 경고등 켜진 한국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7.02.2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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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낮과 밤의 경계선 깨뜨린 빛, 지구에 어둠을 선사하다  

한국 정부, 빛공해에 전면전 선포

 


지난 2016년 6월 10일, 한국이 G20 국가 중 가장 심각한 빛공해(light pollution)를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는 이탈리아, 독일, 미국, 이스라엘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이 지구관측 위성으로 전 세계 빛공해 실태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그 결과 한국 국민의 89.4%는 도심 조명과 공장 불빛 때문에 1년 내내 밤에 은하수를 볼 수 없고, 나머지 10.6%도 깨끗한 밤하늘을 보지 못했다.



G20 국가 중 최악의 빛공해를 겪는 나라, 한국


이탈리아와 독일, 미국, 이스라엘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이 지난 2016년 6월에 발표한 빛공해 지도는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보다 가장 광범위하고 정밀한 실태가 담겨 있다. 연구진은 세계적으로 도시화·산업화가 이뤄지면서 떠오른 빛공해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 밤 동안 켜놓은 조명 세기를 위성에서 관측했다. 또한, 연구진은 인공조명이 없는 컴컴한 지역부터 밤하늘 일부만 볼 수 있는 지역, 눈이 부셔 밤하늘을 아예 볼 수 없는 지역까지 모두 6단계로 구분했다. 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전 세계 인구 80%는 인공조명에 가려 깨끗한 밤하늘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인구 3명 중 1명은 빛공해로 1년 내내 별의 무리인 은하수를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한국의 상황은 심각했다. 한국은 G20 국가 중 최악의 빛공해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인구에서 빛공해에 노출된 인구 비율은 G20 국가 중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전 국토에서 빛공해 지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이탈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한국 국민의 89.4%는 도심 조명과 공장 불빛 때문에 1년 내내 밤에 은하수를 볼 수 없고, 나머지 10.6%도 깨끗한 밤하늘을 보지 못했다. 국토 89.4%가 빛공해에 시달리고 있어 면적만으로 따져도 이탈리아(90.3%) 다음으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한국보다 산업화와 도시화를 먼저 이룬 미국과 유럽연합(EU)도 국민 99%가 일상적인 빛공해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민의 80%가, EU는 국민 60%가 밤하늘 은하수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보다 국토가 넓어 맨눈으로 별을 보는 지역이 훨씬 많고 유럽 역시 인공조명 빛 세기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빛공해 청정 모델 나오다


빛공해는 지나치게 강한 빛을 발하는 상업시설 조명과 옥외 조명이 수면을 방해하거나 보행자의 눈부심을 일으키는 등 생활에 불편을 주는 현상이다. 도시 지역의 인공조명 때문에 빛이 산란하면서 밤하늘이 밝아지며 별이 보이지 않는 ‘스카이 글로(sky glow)’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빛공해는 도시의 새로운 환경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인공조명이 너무 밝거나 지나치게 많아 밤이 낮처럼 밝은 상태가 유지돼 식물은 밤과 낮을 구분하지 못해 정상적인 성장을 하지 못하고 생태계 교란을 야기된다. 사람의 경우 인공조명이 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나온 바 있다. 고려대학교 빛공해 연구팀의 이은일 교수는 “낮과 밤은 일종이 사이클이다. 그래서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쉴 수 있는 환경이 돼야한다”며 “낮을 지배하는 호르몬이 있고 또 밤에 쉴 수 있도록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있는데 밤에 환하게 되고 빛이 들어오게 되면 이런 호르몬이 분비가 안 돼 건강에 영향을 준다”라고 설명했다. 

 
건강에 문제가 되는 새로운 공해인 만큼, 빛공해를 줄일 수 있는 여러 방안도 나오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은 시민의 야간활동 안전 확보와 빛공해 예방을 위해 인천 부평공원에 ‘빛환경 개선사업’을 실시했다. 부평공원 빛환경 개선사업은 기존의 단순광원을 교체하는 개선 사업과는 달리 빛 환경을 분석해 적정한 조명기구를 설계·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명기구의 빛이 지면 아래로 향하게 하는 ‘풀-컷오프(Full-cutoff) 방식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등을 설치해 상향광 발생에 따른 눈부심을 예방하고 에너지의 효율을 높였다. 또한 산책로, 체육시설, 수변지역 등 공간과 시설별로 특성에 맞게 조명기구를 배치하고 광원의 색온도를 3,000K ~ 5,000K로 달리 적용했다. 한국환경공단 진병복 대기환경처장은 “빛공해는 감각공해 중 하나로 사람마다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가 달라 빛공해에 대한 의식수준과 해당지역의 특징 등을 고려해 관리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과도한 빛 남용을 줄여 에너지 절감은 물론 빛공해로부터 자유로운 쾌적한 빛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역세권 일대에서도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조명 빛공해 제로마을 조성사업’을 오는 12월 준공을 목표로 실시하고 있다. 이는 가로등과 보안등을 주변 환경에 따라 밝기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LED조명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정부기관 및 지자체, 빛공해와 맞서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도 빛공해를 줄이기 위한 조례 시행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경기도는 최근 공공건축물과 관광지에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하려면 경기도 경관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의무화한 ‘경기도 경관 조례 일부개정안’의 시행에 들어갔다. 광주시도 시내 전역을 조명환경관리구역으로 지정하고 올해 1월 1일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관리구역에 조명기구를 설치할 경우에는 빛방사허용기준을 준수해야 하며, 기존에 설치한 조명기구는 5년 안에 개선해야 한다. 서울시는 지자체 중 처음으로 지난 2015년부터 조명환경관리구역을 도입하고 시행해왔다. 서울시는 건축물 인허가 전에 ‘좋은 빛 위원회’의 심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 도로조명 제어시스템을 활용해 빛공해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도 사물인터넷과 접목한 ‘스마트 조명 빛공해 제로 마을 시범단지’ 운영을 준비 중이다. 지자체의 이런 빛공해 저감 노력은 환경부의 조명환경관리구역 지정에 따른 것이다. 환경부는 내년까지 전 국토의 절반을 조명환경관리구역으로 지정한 뒤 국립환경과학원의 빛공해 기준 초과율 27%에서 13%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재만(민·양주2)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의원은 지난 1월 23일, 대표발의로 준비 중인 ‘경기도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 했다. 이번 개정안은 구역별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관련 민원발생과 관광특구 현황 등에 근거,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조명환경관리구역으로 지정해 과도한 조명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개정으로 인해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를 사전에 예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삶에 반드시 필요하고, 디자인을 잘 구상하면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 빛. 이 빛이 인류와 지구 생물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올바른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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