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 대한 과도한 사랑, 선행 미용관리
자녀에 대한 과도한 사랑, 선행 미용관리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7.02.07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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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자녀에 대한 과도한 사랑, 선행 미용관리

 

외모 지상주의와 외모 콤플렉스 경계선에 놓이다

 

▲ⓒprincess spa girl

‘선행학습’은 남들보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상급 과정을 미리 배우는 행위를 일컫는다. 그런데 이 같은 선행(先行)이 최근에는 미용 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부모들이 자녀가 외모로 차별받지 않도록 미용 마사지부터 성형시술까지 먼저 나서서 해주는 선행 미용관리가 바로 그것이다. 이에 중·고등학생을 둔 부모부터 초등학생을 둔 부모까지 자녀들의 선행 미용관리에 동참하고 있으며, 그 수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선행학습에 이어 선행 미용관리까지 등장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K모 씨는 최근 딸아이를 위해 마사지숍 정기권을 끊었다. 또한, 피부과도 정기적으로 방문해 딸의 피부를 수시로 체크하는 편이다. 평소 쌍커풀 없는 눈이 콤플렉스라고 투덜대는 딸에게 지금은 성장기니 성장이 멈추면 성형시술을 해주겠다고 약속까지 했다고 한다. 한편, 13살 남자아이를 둔 P모 씨는 남편의 낮은 코를 닮은 아들의 코가 못마땅했다. 결국, 그는 아들이 좀 더 성장한 후에 코 성형시술을 해주기로 남편과 상의 끝에 결론지었다.  
 

  이처럼 최근 부모가 먼저 자녀들의 외모에 신경 쓰는 경우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들이 어린 자녀들에게 미용관리를 해주는 이유도 외모 콤플렉스로 인한 자녀들의 자존감 저하, 외모로 인한 따돌림, 미용관리를 원하는 자녀의 요구 등 다양하다. 자녀의 외모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그럼에도 이들이 자녀들의 미용관리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외모로 인해 자녀가 상처나 불이익을 받지 않기를 바라는 자녀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K모 씨는 “요즘 아이들은 성장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많은 초등학생들이 외모에 관심이 많다. 때문에 부모가 자녀의 외모 가꾸기에 직접적으로 제재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또 자녀가 또래들과 화장품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여 피부를 망치는 것보다 지금부터 올바른 화장법 사용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고 전했다.
 

  P모 씨도 “보통 자식의 신체는 부모가 물려줬기 때문에 함부로 하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저도 이 말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부모에게 물려받은 외모가 오히려 자녀에 대한 색안경으로 이어질 게 걱정돼서 시술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사실 이 점이 부모 입장으로썬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해 갈등하기도 합니다”라고 밝혔다.


 

‘외모’에 대한 사회풍토가 반영

자녀들의 선행 미용관리에 동참한 부모 중 일부는 외모 콤플렉스로 자존감이 결여된 자녀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서 미용관리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는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더 높은 편인데, 실제로 과거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청소년 건강 형태 온라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중고생의 45.1%가 미용을 위해 다이어트를 해봤다고 답했다. 설사약이나 이뇨제 등을 이용한 경우도 18.8%나 됐다.
 

   물론, 과도한 선행 미용관리를 반대하는 부모들도 있다. 이들은 ‘자녀가 올바른 화장품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은 좋지만, 마음만 앞서 과도하게 외모적인 부분만 강조하다보면 외모 이외에 중요한 것들을 놓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자녀들의 선행 미용관리에 반대하는 L모 씨는 “미의 기준이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주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시대마다 요구하는 미의 기준이 달랐을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대가 선호하지 않는 외모라고 하여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자녀들이 외부적인 요인에 휩쓸리지 않고 그만의 매력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봅니다”라고 전했다.

 

과도한 경쟁심리가 만들어 낸 현상 

선행 미용관리에 대해 전문가들은 선행 미용관리가 자녀의 성공을 바라는 부모들의 과도한 교육열이 이 같은 현상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교육계에 한 전문가는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어린 자녀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경쟁에서 승리하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채수진 안산가족상담연구소장도 “자녀가 미용관리를 통해 행복함을 느낀다면 미용관리를 나쁘게만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용관리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면 오히려 아이의 성장에 역효과를 불러올 것입니다. 성장기 때 아이들은 자신을 보는 기준이 외부 요인에 의해 변화하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가 정말로 미용관리를 원한 것인지 잘 판단·지도하여 아이만의 자존감을 키워줘야 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부모가 자녀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좋은 의도로 시작한 선행 미용관리가 예상지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자녀들이 외모에 치중한 나머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지나치지 않도록 관심을 갖고 지도하는 것 역시 부모의 몫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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