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유명 박물관 관람객 보안 검색 이미 실시 중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연이은 문화재 테러에 방지 대책 마련
최근 프랑스에서 환경운동가들이 유명 미술작품을 공격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등 문화재 훼손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립중앙박물관이 올해 상반기 중 전시실 경비를 위해 금속 탐지기를 도입할 방침이다. 금속 캔에 담긴 스프레이나 둔기 등을 이용한 문화재 훼손 시도를 막겠다는 취지다.
국립중앙박물관, 입장 시 보안 검색 재개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총 7개의 관과 39개의 실로 구성된 상설전시장에서 국보와 보물 등 문화재 1만 여점 대다수가 진품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고구려·신라·백제관과 조선관 등에는 국보인 ‘북한산 신라 진흥왕 순수비’와 흥선대원군의 명령으로 세워진 ‘척화비’ 등을 실물로 관람 가능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전시하는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오는 5월부터 관람객에 대한 보안 검색을 재개하기로 했다. 박물관은 지난 2017년 보안 검색대를 국내 문화시설 중 처음 도입했는데, 검색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면서 입장이 지연되자 2019년 이를 철거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외에서 문화재 훼손 사건이 잇따르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상설전시관 1층 입구에 관람객과 소지품을 검사하는 X-레이 검색기와 문형 금속 탐지기를 설치할 방침이다. 실제 대영박물관과 루브르박물관 등 외국의 유명 박물관들은 작품 보호 등을 이유로 관람객에 대한 보안 검색을 실시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두 점(국보 78호, 국보 83호)이 나란히 전시된 ‘사유의 방’의 보안도 강화할 방침이다.
만약 국립중앙박물관의 문화재를 훼손하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또 문화재보호법(제82조의3제3항)에 따라 문화재청이 훼손된 문화재의 원상 복구에 소요된 비용을 징수할 수 있다.
국내에서 문화재 훼손 행위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6일과 17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둘러싼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주변 궁장(궁궐담장)과 영추문에서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지난 2017년 9월에는 울산 울주군 언양읍성 성벽에 40대 남성이 스프레이로 욕설 등을 적어 낙서를 한 일도 있었다.
CCTV 추가설치 등 훼손 방지책 발표
낙서로 두 차례 훼손된 경복궁 담장이 복구 작업을 마치고 공개된 가운데 경복궁과 종묘 등 문화재 보호 대책이 강화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궁궐 담장 폐쇄회로(CC)TV 110대 추가 및 훼손 신고 전화 운영 등 유산 훼손 방지 종합대책 발표’를 통해 문화재 보호 대책을 밝혔다.
우선 문화재청은 연내 야간시간대 경복궁 순찰을 8회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관할경찰서와 협조 체계를 구축해 외곽경계부에는 경찰의 순찰이 계속되고 있다. 경복궁 외곽담장 부근에 CCTV 20대를 추가 설치해 총 34대로 주변을 살필 예정이다. 아울러 4대 궁과 종묘, 사직단의 외곽 담장에 총 110대의 CCTV가 추가로 설치된다.
이와 같은 문화재청의 문화재 보호 대책은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낙서 등 훼손에 취약한 국가유산과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구간을 파악해 오는 4월까지 광역시·도에서 운영 중인 국가유산 돌봄 사업을 정기 점검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돌봄 사업의 점검 인력을 올해 대비 25%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능형 CCTV가 추가로 필요한 국가유산을 파악해 일부 설치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국가유산 안전경비원을 대상으로 훼손상황 발생 시 신속한 초동대응을 위한 방재 전문 교육을 실시하고, 내년에는 관리 사각지대 순찰 및 훼손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력증원도 추진할 방침이다. 국가유산의 재질과 오염물 성분에 따라 맞춤형 보존처리 기술의 신속한 적용이 가능하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낙서 등 오염물 제거방법의 현장 적용을 위한 실용화된 기술과 매뉴얼 등을 작성해 지자체와 보존처리 관계자 등에게 보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