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희망 외치며 민주주의의 가치 높인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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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7.02.02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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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Cover Story]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변화와 희망 외치며 민주주의의 가치 높인 지도자

아름다운 퇴임 맞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위키피티아

 

1만 4,000여 명의 아쉬움과 환호 속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은 지난달 10일(현지시각),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의 대형 컨벤션센터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고별연설을 했다. 8년간의 대통령직 퇴임을 꼭 열흘 앞둔 시점이었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change’와 ‘Yes, We Can’을 반복하며 미국민에게 마지막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2009년 ‘오바마 레거시’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 후 희망과 함께 변화의 힘을 강조하며 달려온 오바마의 지난 8년을 돌아본다.



박수 받으며 떠나는 오바마


2017년 1월 10일(현지시각), 버락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은 시카고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고별연설을 펼쳤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겨울비가 내리고 바람이 심하게 불었지만, 그를 지지하는 대중들은 오후 8시에 시작되는 행사를 보고자 취재진 700명을 포함해 오후 2시부터 입장을 위해 줄을 서는 등 임기 말미까지 식지 않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인기를 보여줬다. 감색 양복에 파란색 넥타이를 하고 등장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가족을 언급하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그동안 함께 걸어온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도 각별한 감사의 뜻을 표하며, 50여 분의 연설 동안 수차례의 기립박수를 받았고, 일부 참석자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번 연설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우리는 직면한 도전을 더 강하게 헤쳐 나갔다. 이는 우리가 이 나라를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다는 신념과 믿음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여러분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또 “변화는 많은 국민이 참여하고, 그것을 요구하기 위해 함께 뭉칠 때 일어난다”면서 “8년 시간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변화의 힘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의 키워드는 ‘Change’(변화)이었다. 변화라는 단어를 30번이나 언급하며 자신이 처음 배웠던 변화에 대한 정의를 소개했고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며 변화를 통해 계속 진보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여전히 내가 누구인지,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지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8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나는 미국을 이끄는 것은 미국인들의 뛰는 심장과 용감한 경험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세대에 걸쳐 미국을 더 나은 나라, 강한 나라로 만들었고 이런 계주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열심히 일하고 이웃에 관대한 마음을 갖고 조국을 사랑하는 시민이 조국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것, 그것이 시민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Yes We Can. Yes We Did. Yes We Can”


버락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이 꼽은 대표적인 성과로는 경제 성장과 건강보험개혁정책(오바마케어)이었다. 그는 취임 당시의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제위기에서 벗어나 1년 만에 실업률을 최저치로 낮췄다고 강조했다. 또 오바마케어로 서민들도 적은 비용으로 건강보험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부의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앞으로 균등 배분 등을 통해 민주주의가 더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카고 고별연설을 통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식지 않은 인기와 이를 뒷받침할 그의 신념도 엿볼 수 있었다. 연설 중간 청중들은 “몇 년만 더”라고 외치기도 했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소를 띠며 “그럴 수는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대해서도 약속했다. 그는 “세계는 평화로운 정권 이양 과정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나한테 그랬던 것처럼 나도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게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정권 재창출 실패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지만 “미국은 일부가 아니라 전부를 껴안기 위해 전진과 끊임없는 건국이념 확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진보 정신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다름에 대한 차별을 경계할 것도 조언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평등하게 창조되었다고 믿는다”라며 “우리는 창조주에 의해 불가침 권리와 자유 등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50분간의 연설을 마감하며 “당신들을 위해 봉사한 것은 내 삶의 영광이었다”며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서 마지막으로 부탁한다. 변화를 이뤄내는 나의 능력이 아니다. 여러분 자신의 능력을 믿어라”라고 당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며 한 시민으로서 내 삶의 남은 시간을 여러분과 함께 거기에 있을 것”이라며 “Yes We Can. Yes We Did. Yes We Can”이라는 말로 연설을 맺었다. 


 

반응 대조적인 전 대통령과 현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고별연설은 세계 여러 국가에서도 큰 관심사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연설 직후 보도했다. 프랑스 언론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고별연설과 러시아와 트럼프 당선인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기사를 크게 다뤘는데, 일간지 르피가로는 “오바마의 철학적 면모와 트럼프의 포퓰리즘 성향이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며 “오바마는 고별사에서 일부 시민은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수준 높은 정치 철학에 관한 진정한 교훈을 남겼다”고 호평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디 차이트는 “헌법 변호사가 ‘아메리칸 드림’과 민주주의에 대한 변호하는 것 같았다”면서 “정치 사회적으로 막다른 골목에서 탈출구를 모색하고, 강력한 언변으로 국가를 화합하게 하려는 마지막 한 번의 시도였다”고 평했다. 뿐만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반대한 뒤 호불호가 엇갈리는 반응을 보인 영국에서도 그의 마지막 연설에만큼은 호의적이었다.

 
하지만 모든 국가가 유럽처럼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업적이나 고별연설에 후한 점수를 준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지 정착촌 건설을 비난한 유엔 결의안 통과를 방조했다며, 오바마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이스라엘은 대표 매체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을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비난했다. 이스라엘 최대 매체인 이스라엘 하욤은 “역사는 오바마를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최악의 인물로 평가할 것”이라며 “의도는 좋았지만, 결과는 끔찍했다”고 보도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중동국가 역시 오바마 대통령에 인색한 평을 내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매체인 아랍뉴스는 “중동에서 오바마의 퇴임을 아쉬워하는 국가는 별로 없을 것”이라며 오바마 전 대통령이 중동에서 거둔 업적 또한 “없거나 혼란 속에 사장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고별연설에 가장 강도 높은 비판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 러시아는 정작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이 될 정보를 쥐고 있다는 뉴스에만 관심을 기울인 모습이다. 러시아 유력 일간 코메르산트는 “트럼프 이슈가 최고 관심사여서 오바마의 고별연설조차 묻혔다”고 밝혔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 고별연설 시간과 약 12시간의 간격을 두고 첫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 기질을 드러내면서 경제 살리기 약속에 중점을 두었고,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이나 납세 자료 공개 등 본인에게 뼈아픈 질문에는 “당신네 회사는 끔찍하다”거나 “조용히 하라”는 등 호전적(好戰的)인 모습을 드러내 오바마 전 대통령과 대조를 이뤘다는 평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평소 트럼프의 일방적인 트윗 게시글에 대해 심리학자와 문화인류학자들의 분석을 인용, 위협과 과잉반응으로 지배하려는 심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마지막까지 국민을 위해 일할 것


한편, 미국 정계에서는 백악관을 떠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 56세로 은퇴를 꿈꾸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가능성으로 점쳐지는 것은 일정 기간의 휴식과 저술활동이다. 지난해 12월 26일 백악관 선임고문 출신인 데이비드 액설로드가 진행한 팟캐스트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잠시나마 미국 대통령으로서 짊어졌던 무한책임을 내려놓는 데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했다. 이 방송에서 액설로드 전 고문이 “도널드 트럼프에게 맞설 창끝이 돼주기를 바라는 기대가 있다”고 운을 떼자 오바마 대통령은 “(퇴임 다음 날인) 1월 21일에는 자고 싶다”며 “미셸과 정말 멋진 휴가를 떠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또 “내가 쓰고 싶은 첫 번째 책에 대해 생각할 것”이라고 말해 미국 정계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간 자신의 경험담을 집필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후학 양성이나 민주당 차기 리더 발굴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젠 사키 전 국무부 대변인을 인용해 오바마 전 대통령이 차세대 지도자가 될 인사를 발굴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공영 라디오 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와 건강보험, 형사사법 개혁 등의 사안에 관심 있는 젊은 인재들이 충분한 활동자원과 언론의 관심, 그리고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내용을 근거로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의 퇴임에 대해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많은 이들은 ‘아름다운 퇴임’이라고 입을 모은다. 마지막 연설에서까지 자신의 8년 업적을 되돌아보기보다 미국인들에게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과에 능한 대통령으로서 한발 물러설 때를 알았고, 성난 민심을 달래는 데 적극적이었다. 이 같은 그의 리더십이 ‘박수 받으며 떠나는 대통령’의 모습을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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