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스포츠로 팬덤 모셔오는 OTT
[이슈메이커] 스포츠로 팬덤 모셔오는 OTT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4.03.13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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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유료화 가능성에 팬들 ‘부글부글’
스포츠 중계권에 적극 투자하며 이용자 확보 경쟁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스포츠로 팬덤 모셔오는 OTT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해 고객을 모집하겠다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들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간 ‘오리지널 콘텐츠’로 드라마나 영화, 예능 등이 꼽혔는데 최근 들어 독점 스포츠 중계로 팬덤을 끌어들이겠다는 흐름이 돋보이고 있어서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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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E 중계권 획득에 50억 달러 투자한 넷플릭스
국내에서 스포츠 중계의 효과를 보여준 건 쿠팡플레이였다. K리그와 해외 축구 등 각종 스포츠 중계를 시작하면서 팬들을 모은 쿠팡플레이는 단숨에 국내 OTT 플랫폼 강자로 성장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중계 역시 티빙과 쿠팡플레이가 생중계를 했는데,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공개한 1월 주요 OTT 사용자·사용 시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와 티빙은 넷플릭스에 이어 나란히 2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쿠팡플레이의 1월 이용자 수는 2023년 1월 대비 66.2%, 티빙은 같은 기준으로 25.4% 증가했는데 이는 스포츠 중계권 효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해외에서도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포츠 중계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디즈니의 ESPN과 계열 채널,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폭스의 스포츠 전문 채널들도 올해 가을 공동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한다. 아직 해당 플랫폼의 이름과 구체적인 요금제 가격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디즈니와 폭스, 워너가 각각 3분의 1씩 지분을 소유한다. 이를 두고 미국의 연예 전문지 버라이어티는 “기존의 스포츠 중계방송 세계를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며 “세 회사가 뭉쳐 중계료를 지불하면서 새로운 중계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넷플릭스는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인기 프로그램인 ‘RAW’의 10년 독점 중계권을 획득을 위해 50억 달러 이상을 지불할 것으로 알려졌다. NBC유니버설 산하 USA네트워크가 5년에 13억 달러를 WWE에 지불하는 것을 고려하면 2배 가까이 많은 금액이다. 또한 유튜브는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일요일 경기 중계권을 획득하기 위해 7년간 매년 평균 20억 달러를 내는 계약을 맺었고, 매달 구독료를 내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전 경기를 볼 수 있는 상품을 판매 중이다. 애플이 운영하는 OTT 애플TV+는 미국프로축구(MLS) 시즌 시청권으로 시청자들을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 스포츠 중계의 효과를 보여주며 성장한 OTT로는 쿠팡플레이가 꼽힌다. ⓒ쿠팡플레이
국내에서 스포츠 중계의 효과를 보여주며 성장한 OTT로는 쿠팡플레이가 꼽힌다. ⓒ쿠팡플레이

 

KBO리그 중계권 따낸 티빙
한편 KBO는 지난 1월8일 국내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우선 협상 대상자로 티빙을 선정했다. CJ ENM은 네이버 컨소시엄(네이버·LG유플러스·SK텔레콤·아프리카 TV)과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스포티비 나우) 등과의 경합 끝에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제시한 금액 규모는 연평균 4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기존 중계권료의 2배 가까운 금액으로 고정 팬이 많은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티빙은 2024~2026 국내 야구 경기의 온라인 생중계, 하이라이트 주문형 비디오(VOD) 제공과 재판매 사업권 등을 확보하게 됐다.

  월정액 기반 OTT 티빙이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프로야구 경기 유료화 이슈가 나오며 그동안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무료로 프로야구를 시청하던 팬들의 반발이 거세다. 1982년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한국프로야구는 공중파와 라디오에서 DMB, 케이블TV, PC, 모바일 포털 등으로 그 형태만 바뀌었을 뿐 당연히 무료로 볼 수 있는 ‘공공재’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입찰 결과에 따라 월정액 기반 티빙에서 유료 결제 고객에 한해서만 시청이 가능하게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프로야구 인기가 보편적 시청권에서 기인하는 만큼 유료로 전환되면 야구 시청의 진입 장벽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티빙은 중계 영상의 부가 콘텐츠를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디지털 플랫폼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유도해 KBO리그 시청 저변을 확대하겠단 계획이다. 

 

KBO는 지난 1월8일 국내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우선 협상 대상자로 티빙을 선정했다. ⓒ티빙
KBO는 지난 1월8일 국내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우선 협상 대상자로 티빙을 선정했다. ⓒ티빙

 

‘보편적 시청권’ 둘러싼 논란
과거와 달리 국가적 스포츠 경기를 지상파 외의 플랫폼에서 중계하는 사례가 늘면서 ‘보편적 시청권’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국가 대항전이나 스포츠 경기의 경우, 누구나 쉽게 보고 즐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방송법 제2조 제25항은 보편적 시청권을 법으로 보장하는 시청자의 권리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고시 제2016-14호를 통해 ‘국민적 관심이 큰 체육경기대회 및 그 밖의 주요행사’(국민관심행사)의 경우 동·하계 올림픽과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월드컵 중 성인 남자 및 성인 여자 국가대표팀이 출전하는 경기는 국민 전체가구 수의 90% 이상 가구, 동·하계아시아경기대회·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 국가대표팀이 출전하는 경기·성인 남자 국가대표팀이 출전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및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이 주관하는 경기(월드컵축구 예선포함) 등은 국민 전체가구 수의 75% 이상 가구가 시청할 수 있는 방송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스포츠 경기를 지상파 외의 플랫폼에서 중계하는 사례가 늘면서 ‘보편적 시청권’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사진=손보승 기자
스포츠 경기를 지상파 외의 플랫폼에서 중계하는 사례가 늘면서 ‘보편적 시청권’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사진=손보승 기자

  그러나 ‘보편’의 범위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스마트폰 보급률과 OTT 플랫폼을 통한 시청 행태가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그 기준을 ‘TV’로 한정하는 것은 지엽적 시각이라는 목소리도 있어서다. 아울러 KBO의 경우 인기 스포츠 리그이긴 하지만,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처럼 국가대항전이 아니기 때문에 보편적 시청권에 포함되는 콘텐츠라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 시청이 익숙한 세대와 시청자 사이에서는 뉴미디어 플랫폼이나 신규 채널을 통한 중계의 경우 지상파나 종편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고 일종의 상실감을 느낀다는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현행 방송법과 인터넷TV(IPTV)법을 통합해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OTT를 포함시킨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논의 단계일 뿐 구체적인 구상은 미비한 상황이라 트렌드에 맞춘 빠른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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