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공화국 Ⅱ] 사회 발전 저해하는 첨예한 이념 대립
[갈등공화국 Ⅱ] 사회 발전 저해하는 첨예한 이념 대립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7.01.06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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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사회 발전 저해하는 첨예한 이념 대립

 이념 논쟁 벗어나 진정한 대화 필요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가치관의 갈등은 보수와 진보의 이념적 대립과 영·호남의 지역주의를 그 뿌리로 한다. 이에 더해 저출산·고령화 시대와 인터넷의 등장과 같은 다양한 요소가 더해지며 세대간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헌법재판소가 일반 시민 6,55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다양한 갈등 중 ‘이념(정치) 갈등이 가장 심하다’는 응답이 48.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다양한 가치관 충돌로 인한 갈등을 두고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은 물론 국민들의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세대간 이념 갈등, 분노로 표출되다

이념의 충돌로 인한 세대간 갈등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더욱 극명하게 발생하고 있다. 성난 민심이 노인층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투표와 같은 국민의 주권 행위의 결과에 근거를 둔다. 실제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50대 이상의 높은 투표율과 지지였다. 이로 인한 젊은 세대의 분노가 노년층에게 향하며 세대갈등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세대간 이념 갈등은 불미스러운 사건을 자아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보수단체인 엄마부대의 주옥순 대표는 자신의 사진을 찍는 여고생에게 ‘사진을 찍지 말라’며 들고 있던 손팻말로 뺨을 수차례 때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각 단체들간의 맞불 집회 속에 실랑이가 벌여졌다는 소식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주요 대상은 젊은층과 노년층으로 구분된다. 전문가들은 노년층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이념의 문제는 그동안의 경험에서 발생하는 것이기에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60대 중반 이상의 경우 전쟁과 배고픔을 겪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한 박정희 정권을 호의적으로 평가할 수 밖에 없었고, 이는 박근혜 대통령까지 이어졌다”며 이를 뒷받침했다.

 

뿌리깊은 지역감정을 악용하는 정치

전통적으로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은 지역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특히, 영남과 호남의 갈등은 수십년째 고착화되어 정치인들은 이를 악용해 선거에 활용하는 경우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는 각 지역마다 정당의 토호세력을 만들어 권력남용의 폐해를 낳게 했다. 그럼에도 많은 유권자들은 여전히 지역주의에 이끌려 투표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


  정치권에서 지역 감정을 유발시킨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1992년 14대 대선을 앞두고 발생한 ‘초원복집 사건’을 들 수 있다. 정부 기관장들이 부산의 ‘초원복집’이라는 음식점에 모여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모의한 것이 폭로되어 문제가 된 사건이다. 하지만 사건의 당사자인 김영삼 후보측은 이를 음모라고 규정했고, 주류 언론은 관권선거의 부도덕성보다 주거침입에 의한 도청의 비열함을 더 부각시켰다. 이로 인해 통일국민당이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으며, 김영삼 후보를 향한 영남 지지층의 대결집을 불러일으키는 결과를 낳았고 김 후보는 14대 대통령에 당선된다.

 

갈등을 조화로 가는 과정으로 만들어야


세대갈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천문학적이라는 지적 속에, 국가적 차원의 해결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세대통합을 위해 권역별 국민대토론회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홍보 부족과 저조한 실적 속에 이를 통한 실제 정책으로 연결된 사례가 없어 비판을 받는다. 


  일각에서는 이념적 갈등이 실제보다 부풀려진 면도 있다고 지적한다. 계명대학교 사회학과 임운택 교수는 “이념 갈등은 권력 지배 구조에서 비롯된 점도 있다”며 “이를 절대악으로 보기보다 사회문제 해결의 순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갈등의 치유도 정치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조원빈 교수는 “현재의 선거제도는 지역주의 성향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며 “단순다수 소선거구제의 개편을 통해 불비례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를 되돌릴 수는 없다. 또한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갈등은 필연적으로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를 치유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가치관의 갈등은 반드시 해소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건전한 토론이 가능한 대화의 장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그 열쇠는 정치권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난국을 계기로 서로가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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