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선행, 함께하실 분을 찾습니다”
“아름다운 선행, 함께하실 분을 찾습니다”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4.03.01 0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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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충청플러스] “아름다운 선행, 함께하실 분을 찾습니다”

황규운 송악 사랑나눔 협의회장 / 아산시 마을만들기 협의회장 (사진=임성희 기자)
황규운 송악 사랑나눔 협의회장 / 아산시 마을만들기 협의회장 (사진=임성희 기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 20여 년간 돌봐
“지역사회 공동체와 함께라면 두려운 것이 없습니다”

 

아산시 아름다운 신정호수와 근접해 있는 베이커리 카페에서 황규운 회장을 만났다. 이른 시간이라 차와 빵을 곁들이며 인터뷰하자는 황규운 회장의 마음이다. 처음 만난 기자에게 호의를 베푸는 모습을 보며 그의 아름다운 선행의 원동력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제가 소개될 만한 사람입니까?”하던 그의 겸손한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그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지만, 그 가운데에 그가 항상 견지하던 것은 바로 ‘사랑’이었다. 누굴 만나든 어느 장소를 가든 그는 따뜻한 인류애를 실현하는 사람이다.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밝게 빛나는 희망의 별 선물
황규운 회장은 기자를 만나자마자 자신의 이름을 풀어서 설명해줬다. 창원 황씨에 규는 별 규(奎), 운은 이를 운(云)으로, ‘별에 이르다’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라고 했다. “이름에 걸맞는 나의 운명을 따르고자 무던히도 노력했습니다”라고 황 회장은 순탄하지 않았던 젊은 시절을 설명하며 “이제 와 생각하니 그동안 겪은 어려움을 토대로 힘든 사람들을 이해하는 힘이 생겼고, 그래서 그들에게 밝은 별의 희망을 전달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호서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를 마친 그는 조금은 늦게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남들보다 시작은 늦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하며, 하는 일마다 표창장을 받기 일쑤였다. 또 타의 모범이 되는 활약도 많아 감사패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받았다. 그의 활약 중 가장 눈에 띈 것이 아산시 신창면과 송악면에 사랑나눔 협의회를 조직한 것이다. 공무원이었던 그가 민간복지에 손을 댄 이유가 궁금했다. “사회복지 사업은 공공사회 복지 분야와 민간사회 복지 분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민간차원에서 지역사회 내 공식적인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지역사회 복지의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사랑나눔 협의회를 직접 설립하게 됐습니다” 정부의 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는 그는 지역공동체가 함께 어려운 이웃을 도와보자고 생각했고 그와 뜻을 같이한 주민 100여 명이 모였다. 신창면에서 근무할 때 처음 조직했고, 그 후 송악면에서 근무할 때도 조직했다. 그가 배방읍에서 송악면으로 이주해오면서 송악 사랑나눔 협의회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고, 협의회의 지속적인 활성화를 이끌었다. 송악 사랑나눔 협의회는 올해로 21년을 맞았으며 황 회장은 2012년부터 회장을 맡아 현재까지 약 12년 동안 협의회를 이끌고 있다. 오랜 기간 회장의 임무를 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을 물으니 “우리는 함께 한다는 동행 의식이 서로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그 동행 의식을 수행하는 사람으로 저를 신뢰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일을 잘 처리하는 머슴 같은 역할로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그가 웃어 보였다. “송악 사랑나눔 협의회는 지역사회 주민 조직화를 바탕으로 지역사회 소외계층의 복지 향상을 위한 공공사회 복지 분야 및 지역사회 복지의 협력 단체로서의 기능을 다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지역주민의 ‘함께하는 나눔’이라는 취지에 맞춰 소외계층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 공동체로서의 지역사회 역할이 강화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라며 그는 특히 긴급 지원 대상에 대한 도움을 강조했다. “화재, 교통사고, 입원 등 긴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정부의 지원을 받으려면 과정과 절차가 필요해, 바로 지원받기가 힘듭니다. 대상자들은 너무도 힘든 상황에 놓여 괴로워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저희는 항상 긴급지원금을 비축해 긴급 지원상황과 대상이 생기면 임원회를 통해 24시간 이내에 후원금을 전달하고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돌보기 위해 노력하는 봉사단체입니다”
  황 회장의 활동은 그렇게 많은 사람에게 황규운이라는 이름을 새겨넣었고, 그 이름은 곧 밝은 별과 같은 희망의 이미지로 사람들 가슴 속에서 반짝이고 있다. 

 

"송악 사랑나눔 협의회는 지역주민의 ‘함께하는 나눔’이라는 취지에 맞춰 소외계층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 공동체로서의 지역사회 역할이 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역공동체 ‘나눔’의 철학을 이야기하다
독거노인 및 저소득가정 방문과 물품 지원, 보훈 가족과 중증장애인 가족 지원, 독거노인 봄 또는 가을 나들이 효 행사, 어버이날 카네이션 달아드리기 및 선물 전달 등 1년의 계획이 빼곡히 들어찬 사업계획서를 보며 황규운 회장의 꼼꼼함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이 계획서를 회원들과 같이 회의하고 공유하며 협의회의 가치와 필요성을 회원들의 마음속에 각인시킨다. 협의회는 매해 초에 정기총회를 여는데, 황 회장은 총회 때마다 사업계획서와 사업 취지, 협의회 명단 등을 하나의 책자로 엮어 회원들에게 나눠준다. 기자에게도 관련 책자를 나눠주며 협의회를 소개했다. 그는 “회원 수가 100여 분에서 현재는 70여 분이 계십니다. 2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아프신 분도 계시고 돌아가신 분들도 계십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신규회원 모집은 안 하시나요?”라고 기자가 물으니 “정부 차원에서 조직한 단체도 있고, 또 시골이라 신규회원 모집은 힘듭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더 이상 부담을 드리긴 싫어 현재 있는 회원들 위주로 협의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라고 그가 설명했다. 정부 주도의 봉사조직이 꾸려짐에도, 민간단체인 송악 사랑나눔 협의회가 동요되지 않고 20여 년 이어져 온 것에 경외감이 들었다. 그 원동력은 아무래도 회원들과 합심해서 단체를 이끄는 황규운 회장의 뚝심과 노력 덕분일 것이다. 송악 사랑나눔 협의회는 지역공동체가 함께하는 ‘나눔’의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산시 마을만들기 협의회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황규운 회장은 2021년 아산시청에서 정년퇴직했으며 퇴직 이후 더 많은 봉사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24년에는 아산시 마을만들기 협의회장을 맡으며 아산시 농촌 마을 발전을 일으켜 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산시 마을만들기 협의회가 출범한 지도 5년여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기초를 잘 닦아주신 초대 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라며 그는 “5년이라는 시간의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아산 마을만들기 협의회 회원분들의 내 지역과 내 고장 발전에 대한 지대한 애정과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신임 회장으로서 그는 3가지 포부를 밝혔다. “우선 회원들 간의 상호협력과 소통을 통해 마을의 발전을 이룸은 물론 더 나아가 아산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는 회원들과의 유대강화와 돈독한 우정으로 하나가 되는 협의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직의 발전과 아산시의 발전, 나아가 충남 발전에 이바지하는 아산시 마을만들기 협의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한민국 황씨 중앙종친회 이사로도 맹활약
아버지를 따라 30대 때부터 종친회 활동을 했다는 그는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아 현재 창원황씨 병사공파 장재종중 회장을 맡고 있으며 대한민국 황씨 중앙종친회 이사로도 맹활약하고 있다. “저는 선대를 잘 모셔야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온고지신(溫故知新)은 현재 그의 삶의 지침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의 황씨 조상님들은 마음씨가 참 따뜻했나 보다. 그 따뜻함이 대물림되어 그에게까지 전해졌으니 그 긴 시간 따뜻한 온기로 주위를 도우며 살았을 선조들의 모습이 눈에 그려지는 듯하다.

“제가 봉사할 때면 늘 좋은 분들을 만납니다. 내가 봉사하기 위해 무언가를 포기하고 나의 시간과 돈을 할애하지만, 실은 이것은 손해가 아니라 더 많은 좋은 분들을 만나고 내가 그분들을 통해 에너지를 얻으니 이게 바로 저의 봉사에 대한 삯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봉사를 안 했으면 지나온 삶이 후회가 더 컸을 것입니다” (사진=임성희 기자)
“제가 봉사할 때면 늘 좋은 분들을 만납니다. 내가 봉사하기 위해 무언가를 포기하고 나의 시간과 돈을 할애하지만, 실은 이것은 손해가 아니라 더 많은 좋은 분들을 만나고 내가 그분들을 통해 에너지를 얻으니 이게 바로 저의 봉사에 대한 삯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봉사를 안 했으면 지나온 삶이 후회가 더 컸을 것입니다” (사진=임성희 기자)

“봉사는 나의 의무, 봉사하면서 삶의 에너지 얻어”
어려서 보이스카우트를 하며 봉사 정신을 몸에 익힌 황규운 회장은 ‘일일일선(一日一善)’을 강조했다. 길에 떨어져 있는 휴지를 줍는 것도 일선이요, 목욕탕에서 어르신 등을 밀어드리는 것도 그에게는 일선이다. 선행이라는 것을 크게 생각하면 이루기 힘들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하려는 마음가짐이 곧 선행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그의 봉사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제가 봉사할 때면 늘 좋은 분들을 만납니다. 내가 봉사하기 위해 무언가를 포기하고 나의 시간과 돈을 할애하지만, 실은 이것은 손해가 아니라 더 많은 좋은 분들을 만나고 내가 그분들을 통해 에너지를 얻으니 이게 바로 저의 봉사에 대한 삯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봉사를 안 했으면 지나온 삶이 후회가 더 컸을 것입니다” 그의 사심 없는 봉사에 혹자는 그가 정치에 관심을 두지는 않는지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자신을 정치로 유혹하기도 하지만 이를 단호히 거절한다고 밝혔다. “봉사는 지역공동체가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저의 꿈을 이루게 해주는 좋은 활동입니다. 저는 우리 지역공동체를 위한 일을 촘촘히 할 뿐입니다” 황 회장은 휴대폰에 몇천 명의 이름이 저장돼 있다며, 모두 자기 삶에 버팀목이 돼 주는 분들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자기 아내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했다. “제가 봉사활동이든 외부 활동이든 모두 잘 할 수 있었던 건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제 아내의 묵묵한 내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늘 곁에서 챙겨주며 최고의 수행비서 역할을 해주는 제 아내, 김순만 씨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끝마치며 그는 머릿속에 한 분 한 분 감사한 이들을 떠올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분들의 도움과 감사에 가슴이 뭉클해지는지 눈시울을 붉혔다. 힘든 상황에서도 도움을 준 분, 이미 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 분 등 그는 자신과 인연을 맺은 모든 분을 잊지 않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기자는 많은 사람을 포용하고 사랑할 줄 아는 황규운 회장의 성품이 부러웠다. 그 성품도 그의 재능이라면 재능이리라. 그와 인터뷰하던 카페에서 우연히 그의 50여 년 전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머리에 서리가 앉은 친구들은 50여 년 전으로 돌아간 듯 어린아이처럼 즐겁게 이야기한다. 이것이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시골 마을의 정겨운 모습이다. 그렇기에 마을 공동체가 화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미래 또한 이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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