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로 다시 점화된 검찰 개혁 논란
최순실 게이트로 다시 점화된 검찰 개혁 논란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7.01.0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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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경보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다시 점화된 검찰 개혁 논란 

검찰의 집중된 권력을 견제하고 분할하는 새로운 기관 절실

  

 

전 국민적 화두로 떠오른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은 최순실 입국 후 무려 31시간이 지나서야 긴급체포하면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해묵은 과제인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다시금 거세지고 있다. 검찰 스스로가 권력과 자본, 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제2의 최순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독립적인 기관을 출범시켜 검찰을 개혁해야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와 검찰의 문제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 검찰수사를 받게 될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검찰 및 특검 수사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며 고개를 숙였고, 이에 검찰이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검찰수사를 둘러싸고 적지 않은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등 국정을 뒤흔들고 있는 혼란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검찰은 최근 불거진 최순실 게이트를 두고 초반부터 현재까지 국민의 질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국정 농단의 주역인 최순실 씨를 중심으로 한 각종 의혹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는 데도 수사 의지가 약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현직 대통령이 검찰조사를 받게 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지만 대통령 즉각 퇴진를 외치는 국민적 요구는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통령과 검찰을 믿을 수 없다는 국민적 불신감만 더 확고해지는 분위기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박근용 사무처장은 이에 대해 “검찰의 가장 큰 문제는 외부 견제를 받지 못하고 인사권을 중심으로 대통령 영향력 하에 종속 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1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후 청와대와 ‘협의’를 거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또한 최순실 씨가 입국했을 때는 31시간 동안 그를 체포하지 않아 여론의 엄청난 질타를 받았으며, 우병우 특별수사팀은 우병우 전 수석을 이른바 ‘황제소환’해 논란을 부채질했다. 특히 우병우 전 수석은 처가와 넥슨 간 수상한 부동산 거래 의혹에 휩싸였지만 검찰은 그의 휴대전화조차 미리 압수하지 않았다. 국민들은 검찰에 출석한 우병우 전 수석이 검찰청사 안에서 팔짱을 낀 채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31일 최순실 씨를 긴급체포할 당시 “최 씨가 각종 혐의에 대해 부인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이미 국외로 도피한 사실이 있는 데다 도망의 우려가 있어 긴급체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검찰은 “최 씨가 극도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표출하는 등 예기치 못한 문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며 물음표를 남겼다. 오히려 최 씨는 입국 후 체포 전 주어진 31시간을 이용해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등 자유롭게 행동한 바 있다. 또한 검찰은 최순실씨와 함께 재단 출연금을 강제로 모금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비서관에게도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긴급체포했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번 사건을 ‘최순실 게이트’가 아닌 ‘안종법 게이트’로 축소하는 일종의 꼬리자르기가 아니냐는 우려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엄정한 수사 원칙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이들은 적다. 여론에 떠밀리다시피 수사에 나선 검찰의 행태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만 가득한 상황이다. 검찰은 지난 사건들을 수사하면서 국민적 불신을 조성해 왔다. 홍만표 진경준 전 검사 등 검찰 고위 간부의 부패 스캔들, 정치 권력에 대한 눈치 보기 등이 축적돼 국민 불신을 초래했다는 이야기다.

 

야당은 검찰의 이번 수사행태를 두고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31시간은 어떤 말을 맞추고 증거인멸을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며 “검찰은 최순실 씨가 어디서 누구와 왜 무엇을 했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두고두고 검찰 수사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 대표 역시 국회에서 “정지검찰의 타락을 더 이상 눈뜨고 볼 수 없다” 며 “검찰을 근본적으로 재수술 할 때”라고 검찰개혁에 운을 띄웠다. 

 

또한 이번 수사과정을 두고 법조계 또한 문제를 지적하며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의 이민 기획이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의 최순실 사무실 압수수색 당시 빈 박스를 들고 연출한 모습이나 최순실 게이트 초기에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불가능하다는 법무부장관과 특별수사본부장의 답변 등은 검찰의 권력에 종속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익숙한 모습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살아있는 권력의 영향력을 벗어날 수 없는 검찰은 개혁이 필수 불가결한 당면과제에 놓여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진단이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공수처’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참여연대

 

 

검찰 인사권 독립으로 중립성 확보해야           


검찰의 개혁이 절실하다는 여론이 집중되는 가운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법으로 개혁이 추진되어야할지 방법을 두고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검찰 개혁의 기본 방향은 ‘검찰의 인사권 독립’과 ‘권한 축소의 병행’으로 압축된다. 대한변호사협회 이민 기획이사는 이 방법에 대해 반드시 두가지 모두가 함께 이루어져야 진정한 검찰개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되어야만 정치의 시녀라는 오명을 벗어내고 검찰 본연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을 축소해야 부정, 부패 등을 방지하는 한편 검찰이 독립적 세력화하는 걸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 이민 기획이사의 주장이다. 

 

이러한 검찰 인사권의 독립은 바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최순실 게이트 초기의 검찰의 미흡한 대응은 대통령이 가진 검찰 인사권으로부터 기인한다. 따라서 반대로 말하면 검찰이 정치권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해야만 검사들이 독립적으로 수사를 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민 기획이사는 “정치권이 검찰 인사권을 계속 가진다면 검사들이 정치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생명줄과 같은 인사권이 청와대에 달려 있다 보니 눈치를 보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적극적으로 영합하고자 하려는 이른바 ‘정치검사’들이 존재해 왔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검찰의 중립성 확보를 위해 대통령의 인사권과 법무부장관의 인사제청권을 모두 검찰총장에게 이관하는 한편, 법무부장관의 인사제청권은 검찰총장에게 넘기고 검찰총장은 대통령 임명이 아닌 선출제로의 전환 등이 필요하다는 법조계의 자성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아닌 판사에 대한 인사권은 대법원장에게 있는 상황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유신헌법을 통해 대법원장이 가지고 있던 판사인사권을 대통령에게로 옮겼던 예에서 들추어볼 때, 정치권력의 길들이기 수단으로서 인사권이 얼마나 강력한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의 권한 축소가 검찰개혁의 근본적인 시작 


검사만이 기소할 수 있는 기소독점권과 죄가 있어도 기소할지 않을 수 있는 기소편의권. 그리고 나아가 수사권·체포·구속·압수수색 영장 청구권·공소제기·유지권·형집행권 등은 모두 검찰이 가지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 되기 직전 이른바 ‘홍만표 사건’ 등 각종 비리 문제의 원인은 검찰이 행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검찰의 독점된 막강한 권력은 많은 유혹이 뒤따르기 마련이기 때문에 힘의 축소와 견제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정치권 및 법조계의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민국 검찰은 다른 나라에선 전혀 찾아보기 힘든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으로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사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대한민국 검찰은 유례가 없는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어 수사권과 수사지휘권을 줄이고 분배하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유럽 프랑스 검찰의 경우 자체 수사인력이 없고 영국과 미국은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찰이 담당해 수사와 기소가 분산되어 있다. 한국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일본의 경우에도 검찰이 자체 수사인력으로 수사는 하지만 경찰수사에 대해 제한적으로 보충적인 수사에 그치고 있고 독자적인 수사는 대형 정치적 사건 등에 한정된다. 

 

검찰의 권력 분산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은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범죄행위에 대한 수사를 관장하기 위해 독립기구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두는 내용의 공수처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독점주의를 일부 제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공수처의 설립은 2002년에 최초로 법안이 발의된 이후 10여 차례 발의되었으나 입법화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머무르고 있다. 기존의 누리던 권력을 축소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공수처 도입이 검찰 개혁의 실질적인 대안이라고 보는 시각도 앴다. 판사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기소독점주의에 대한 예외를 보장하고 검찰을 견제하는 방법이 공수처 도입입니다” 라며 “독점주의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으로 공수처를 도입하면 수사상의 견제가 가능하고 검찰이 권력과 결탁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법조계는 검찰의 자정능력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검찰이 행사하는 수사권은 경찰에게 넘기고 기소만 전담하도록 하거나, 기소권도 경제 등의 특별 영역에서는 다른 권력기관으로 분산시키는 법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또한 검사가 자의적으로 기소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검찰과는 독립적인 기소심의위원회 운영 등 견제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의 오윤성 교수는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경찰이 검찰 비리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는 겁니다. 경찰에서 검찰 비리를 수사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수사권을 현실화 시키면 견제가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라며 “권력을 가진 위정자들이 개혁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문제”라고 피력했다. 

 

‘살아 있는 권력’에 눈치만 보던 검찰은 최근 200만 촛불이 모이자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2차 담화를 발표하고 난 이후부터 검찰은 ‘대통령 강제수사’를 운운하면서 본격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검찰은 대통령이 힘을 잃고 난 후에야, 그리고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추락한 뒤에야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의지를 내비치기 시작했다. 이제 검찰은 국민 앞에서 냉엄한 기로에 서 있다. 뼈를 깎는 쇄신을 거쳐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지, 아니면 ‘정치의 시녀’라는 오명을 쓰고 부패의 늪에서 허우적거릴지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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