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없는 사회가 특수체육 발전 이끌어”
“편견 없는 사회가 특수체육 발전 이끌어”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4.01.26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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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THE LAB]“편견 없는 사회가 특수체육 발전 이끌어”

김현륜 우석대학교 체육학과 교수(사진=임성희 기자)
김현륜 우석대학교 체육학과 교수(사진=임성희 기자)

 

한국특수체육학회 ‘올해의 미래학자상’ 수상
장애인, 비장애인이 같이하는 어울림 스포츠 기대

(사진출처=프리픽)
(사진출처=프리픽)

특수체육(APA: Adapted Physical Activity)이란 학교특수체육으로 국한된 체육이 아닌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된 체육을 이야기하며, 장애인의 평생체육으로서의 신체활동 강조한 현장 중심의 활동을 하는 정말 특수한 분야다. 그래서 김현륜 교수의 행보가 더 눈에 띈다. 그는 2023년 12월 한국특수체육학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미래학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뚝심과 끈기로 이룬 ‘특수체육’분야 촉망받는 신진연구자
비장애인들에게 운동은 체중감량이나 체력을 향상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행해지고 있지만, 장애인들에게는 특별히 계획된 프로그램을 취급하는 체육의 한 영역으로 구분된다. 쉽게 말해 비장애인들은 몸을 움직이면 되지만, 장애인들은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거다. 이들의 장애에 따라 신체 특징을 파악한 특별한 계획이 요구되는 체육으로 이해할 수 있다. 김현륜 교수가 특수체육으로 입문하게 된 계기가 정말 독특했다. 그는 원래 엘리트 볼링 선수였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 선수 활동을 한 후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실업팀 취업과 학교 선생님이 되기 위한 진학을 두고 고민했다고 한다. “저는 지도자에 관심이 많아 체육 교사에 꿈을 두고 교육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대학원에서 정말 좋은 스승님을 만나 스승님 덕분에 공부를 지속해 박사과정에 진학할 수 있었고, 교수라는 더 큰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엘리트 선수 출신이 대학원에 진학해 펜을 다시 잡기까지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특히나 학교 선생님이 되기 위한 공부니 어려움이 더 컸으리라 예상된다. 김 교수는 선생님이 되기 위한 경험으로 지도자 활동도 병행했기에 그에게 공부와 일이 가중됐던 건 사실이다. “제가 공부의 끈을 놓지 않게 우석대학교 조현철 교수님이 저를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저는 석사를 포기했을 거예요” 석사과정 중 지도자로 활동할 때 그에게 장애인에게 체육을 지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처음에는 비장애인과 별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면서 지도했는데, 그 장애인 학생이 전혀 따라오지 못하고 진도도 늘지 않는 거예요. 그때 ‘장애인들을 다루는 특수체육을 좀 더 전문적으로 배워 보자’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중고등학교 선생님을 꿈꾸며 진학했던 교육대학원을 졸업하자마자 특수체육 분야 유명한 교수님을 찾아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당시 특수체육 분야는 연구자도 적고 인력도 적은 굉장히 마이너한 분야였기에, 선뜻 지원이 쉽지 않았겠지만, 한번 결정하면 밀고 나아가는 김 교수의 뚝심이 그를 특수체육의 길로 이끌었다. 어떻게 보면 우연히 만난 장애인 학생 덕에 시작한 특수체육의 길이 그에겐 운명이 됐다. 현재 그는 특수체육 분야에서 가장 촉망받는 신진연구자가 됐기 때문이다.

장애인, 노인에 특화된 특수체육, 앞으로 시장 커질 것
단국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하면서 2017년부터 우석대학교 체육학과에서 연구와 강의를 병행했고, 2022년 교수로 공개 채용되며, 그는 드디어 선생님의 꿈을 이뤘다. 교수이기에 더 전문적인 영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까지 병행하는 전문가가 된 것이다. “당시 분야가 좁았던 특수체육을 전공하면서 앞길이 막막하기도 했지만, 제 굳은 의지로 끝까지 흔들림 없이 마치면서 저에게 좋은 기회가 온 것 같습니다. 특수체육 분야 교수를 채용하는 학교가 많이 없는데, 앞으로 특수체육은 노인까지 포함하며 그 수요가 점점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석대학교가 미래를 보고 발 빠르게 움직여 저에게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더 열심히 연구와 교육에 매진하겠습니다”
  우석대학교에 부임하자마자 김현륜 교수는 대한장애인체육회의 ‘학교체육시설 장애인 이용 개방지원 사업’을 이끌었는데, 이 사업은 학교체육시설의 유휴 시간대를 활용해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장애인 500여 명을 대상으로 건강 체력증진 체육 교실 운영과 함께 특수체육 특강, 장애 유형별 체력측정 및 운동처방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2023년에도 2년 연속 선정되며 사업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알렸다. 관련 사업은 각 거점 지역별로 한 곳씩 운영될 정도로 장애인 수에 비해 그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지역 장애인들이 집 이외에 자유롭게 체육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외출을 꺼리는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사업이다. “우석대학교 소속 배구팀, 플로어볼팀 선수들이 장애인들과 일대일로 짝을 지어 직접 지도하는 등 신선한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했습니다” 이 밖에도 그는 특수체육 분야에서 ‘특수대상 통합교육지원단’을 운영하며 특수체육 분야 전문인력 양성에도 이바지하는 역할을 했다. 이제 막 3년 차인 신진교수가 특수체육 분야에서 눈에 띄는 활동을 하니, 그에게 한국특수체육학회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미래학자상’이라는 영광이 주어졌다. “그동안 제가 열심히 한 부분을 인정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특수체육 분야에서 많은 연구자분이 저를 알아봐 주셔서 또한 감사하기도 합니다”

특수체육 트레이닝과 지도법 연구에 집중할 것
김현륜 교수는 특수체육을 연구하면서 가장 먼저 집중한 부분이 장애인들의 심리 및 멘탈스킬(심리기술)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장애인이 되면 바로 마음의 문을 닫는다며, 그들이 체육 훈련장으로 나오기까지가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제가 몇 번이고 찾아가 얼굴을 비추고 말을 걸어야지 그때 서야 조금씩 마음을 여십니다. 그리고 장애인들과 소통하다 보면 공통적인 게 생활방식이 한정적이라는 것입니다. 쳇바퀴 돌 듯 같은 공간을 맴도는 일상에서 사는 게 무의미하고 재미가 없다고 하시죠. 하지만 체육을 접하면서 이분들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것을 봅니다. 운동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행복한 장애인분들을 보며 내가 더 많이 움직여 이분들을 체육활동으로 인도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그는 “이제까지는 장애인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장애인이나 노인을 위한 특수체육 트레이닝법이나 지도법(의식적 연습), 그리고 선수가 똑똑해지는 훈련하기 프로그램(목표설정, 선택과 집중, 심상활용)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라고 밝혔다.
  기자는 얼마 전 TV 중계로 남자 휠체어 농구를 봤다. 비장애인이 뛰는 똑같은 농구코트에서 똑같은 농구공을 가지고 휠체어를 탄 선수들이 농구를 한다. 포지션도 있고 몸싸움도 격렬하다. 3점 슛도 던지고, 골밑슛도 환상적이다. 휠체어와 같이 넘어져도 오뚜기 같이 일어선다. 정말 한참을 넋 놓고 본 기억이 있다. 분명 휠체어를 타고 있어 불편할 듯한데, 보는 사람도, 게임을 뛰는 선수들도 불편한 느낌이 없는 정말 박진감 넘치는 농구 경기였다. 이 이야기를 김 교수에게 하니 또 새로운 정보를 알려준다. 비장애인도 똑같이 휠체어를 타고 농구를 하는 어울림 스포츠다. 그는 장애인, 비장애인 구분 없이 똑같은 핸디캡을 가지고 운동하는 어울림 스포츠에 대한 기대도 부탁했다.

 

조현철 교수(좌)와 김현륜 교수(우)는 우석대학교 체육학과 동료 교수이자 스승과 제자 사이다. 김현륜 교수는 조현철 교수의 도움에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사진=임성희 기자)
조현철 교수(좌)와 김현륜 교수(우)는 우석대학교 체육학과 동료 교수이자 스승과 제자 사이다. 김현륜 교수는 조현철 교수의 도움에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사진=임성희 기자)

“온갖 어려움 극복하고 교수가 된 나는 학생들의 롤모델”
체육학과에 오랜만에 젊은 교수님이 부임하다 보니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 근데 알고 보니 운동선수 출신의 교수님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이며 롤모델로서 김현륜 교수에게 많은 질문을 한다. “요즘 학생들이 취업난 등으로 매우 힘든데 저를 보고 힘을 냈으면 합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동기를 유발하고 희망을 주었으면 합니다. 때론 모진 말도 많이 하지만, 그만큼의 의지와 끈기가 없다면 좋은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으로 전문영역을 갖추라고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인터뷰를 끝마치며 김 교수는 석사과정 때 조현철 교수님과 박사과정 때 김지태 교수님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스승님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김현륜 교수가 있다고 그는 덧붙여 강조했다. “조현철 교수님은 제 스승님이시자 현재는 제 동료 교수님이세요, 가장 옆에서 많은 도움을 주십니다” 그가 또 한 가지 마지막으로 강조한 것이 있다. 바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특수체육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장애인 중 후천적 장애인이 88%나 되는 만큼, 우리는 모두 후천적 장애인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장애인을 바라보고 또 특수체육을 바라보는 편견을 걷고 장애인, 비장애인이 어울릴 수 있는 장이 많이 마련됐으면 합니다. 앞으로 초고령사회를 맞아 노인도 특수체육 분야로 포함되면서 향후 특수체육의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전문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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