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모빌리티’로 도시 안전 문제 해결한다
소비자 가전 전시회(Consumer Electronics Show) ‘CES 2024’가 지난 1월 12일 막을 내렸다.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 모두를 위한 모든 기술의 활성화)’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전 세계 150여 개 국가에서 13만 5,000여 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졌다.
도시 인프라 안전 문제에 사회적 관심 집중
CES 2024를 관통한 화두는 다름 아닌 인공지능(AI)이었다. 모든 전시의 중심에 AI가 자리하는 등 산업군이 무한하게 뻗어나가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CES 부스를 둘러본 뒤 가진 인터뷰에서 “좋든 싫든 우리가 이제 AI 시대에 살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관전평을 남기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번 전시회에서 전달된 핵심 메시지는 기술의 발전을 넘어, 이를 통해 국가 혹은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기후변화와 같은 거시적 부분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 주변 환경 속 위험성과 불편함을 기술로 해결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도시 인프라 안전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후 지하 매설물과 관련된 위험도 그중 하나다. 이러한 매설물은 유지 보수작업이 주기적으로 필요한데, 부정확한 위치정보로 인해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상에서 탐지기로 탐지하거나 페인트로 매설물 위치정보를 표시하는 방법을 쓰긴 하지만 시간이 오래 소요되고 정확도 역시 낮다.
그래서 최근에는 ‘스마트 글래스’를 활용해 지하에 있는 수도관, 가스관, 오수관, 통신관의 위치를 확인하기도 한다. 다만 해외의 경우 시각화에 필요한 파이프 데이터의 수집이 어렵고 정확하지 않아 공사 작업 전 지하를 2차 탐지하는 비효율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기존 휴대용 매설물 탐지기보다 높은 정확도 자랑
UMT 팀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자율주행 모빌리티 아이디어로 제품과 비즈니스를 기획해 이번 CES 2024에 참가했다. 자동차에 국한됐던 모빌리티 형태가 확장하는 양상은 이번 전시회의 트렌드이기도 했다.
그들의 ‘지하 매설물 탐지 모빌리티’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모빌리티에 결합해 시공 및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매설물 탐지 로봇으로, 자기장 통신 센서 기술을 기반으로 지하 매설물 6종을 정확하게 탐지해낼 수 있고 지하 매설물의 라인을 따라 지상에서 주행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모빌리티가 이동한 경로의 위치정보를 데이터로 만들어 매설물 맵(Map)을 만드는 일을 하는 게 제품의 주 기능이다.
이는 기존 휴대용 매설물 탐지기보다 탐지 속도와 정확도가 높고 자동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GPR(Ground Penetrating Rader) 레이더를 이용하는 드론 탐지기와 비교하면 자기장 방식을 이용해 좀 더 정확한 탐지가 가능하며, 도심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는 차별성이 있다. UMT 팀의 박건태 대표는 “이런 자율 탐지 모빌리티 기술을 통해 시공에 필요한 불필요한 인력을 줄일 수 있으며, 탐지 정확도를 높여서 안전한 시공환경을 제공하는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대구 수성 알파시티 중심으로 스마트시티 시장 점유율 높여나갈 터
UMT 팀은 대구경북지역혁신플랫폼(RIS) 전자정보기기사업단에서 주최하는 CES 2024 시제품 출전 콘테스트에서 최종 1위를 차지해 이번 전시회에 제품 출품을 하게 되었다. 박건태 대표는 현재 경북대학교 미래형 모빌리티 동아리 HW 팀장으로 오재현, 최경진 학생과 함께 팀을 구성했다. 지속적이고 빠른 기술 성장을 위해 대구 지역 내 기업과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고, 실증 특례를 받은 대구 수성 알파시티를 중심으로 전국 스마트시티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올리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또한 해외 진출을 위해 국제 실증 관련 기관과 협력해 제안서 형식의 영업을 계획 중이라는 점도 밝혔다.
박건태 대표는 CES 참가 이후 “미국 LA 정부 관계자 및 캐나다, 일본 클라이언트, EU 바이어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며 “국내에서는 그래도 국가가 주체가 되어 지하 매설물 통합 지도를 만들고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지만, 해외에서는 매설물을 기업별로 관리하기에 데이터를 확보하는 일이 더욱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해외의 많은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이번에 CES에서 조우한 해외 바이어 및 기업들과의 협업을 위한 비즈니스 연계를 함께 준비해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