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메이킹 Ⅲ] 국가 이미지
[이미지메이킹 Ⅲ] 국가 이미지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6.11.07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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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국가의 모든 것 함축한 국가 이미지

올바른 이미지, 국가가 나아가야 할 청사진



국가 이미지는 해당 국가의 국민성, 정치적 성향, 국제적 위상 등 국가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좋은 국가 이미지는 나라가 국제 정세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돕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해당 국가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주기도 한다. 시대에 따라, 외교적 문제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해 온 국가 이미지. 국가 이미지 변화를 통해 이미지가 가진 파급력에 대해 알아봤다.

 

▲ⓒpixabay

 

 

전범(戰犯) 국가에서 참회의 국가로, ‘독일’

1970년 12월 7일,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있는 제2차 세계대전 유대인 희생자 위령탑 앞에서 헌화를 한 뒤, 무릎을 꿇고 나치의 전범에 대해 사죄했다. 이에 대해 세계 언론은 ‘그날 무릎을 꿇은 것은 한 사람이었지만, 일어선 것은 독일 전체였다’고 평했다. 바야흐로 전범(戰犯) 국가에서 참회(慙悔)의 국가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2009년 9월 1일,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발발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 역시 정중하게 사과했고, 유대인 포로수용소 여러 곳을 방문하여 여러 차례 사과했다.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와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행보는 독일 이미지를 전범국가에서 참회의 국가로 변하게 했고, 주변국과의 잃었던 신뢰도 점차 회복하기 시작했다. 특히 시리아 난민 사태 때, 시리아 난민을 가장 많이 수용하면서 인정이 많은 나라로 알려지기도 했다. 
 

  올해로 친선조약을 체결한 지 25주년을 맞이한 독일과 폴란드는 이에 맞춰 첫 공동 역사교과서 ‘유럽. 우리의 역사’를 발행했다. 이번 교과서는 5학년 이상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획됐고, 중세까지의 유럽 중심 역사를 양국 언어로 각각 서술해 가해국가와 피해국가 간의 입장 차이를 최소화 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교부 장관은 ‘양국이 공유한 미래 발전에 도움을 주려는 데 편찬 의도가 있다’면서 ‘공동교과서 발간 사실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식민정책을 부채질한 이미지

독일처럼 과거의 잘못을 뉘우쳐 이미지가 좋아진 국가가 있는 반면, 초반의 좋은 이미지를 악용해 사리사욕을 채운 국가도 있다. ‘태양이 지지 않는 국가’로 인도 위에 군림했던 영국이 바로 그 여기에 해당된다.
 

  영국과 인도의 관계는 1606년 다국적 기업인 동인도 회사 소속 하킨스 대위가 무굴제국의 자한기르 황제와 7년간 술친구를 하며 따낸 인도 무역권으로 시작됐다. 동인도 회사를 통해 인도 자본을 조금씩 약탈해 오던 중 1773년, 파산 직전인 동인도 회사 재정을 영국 정부가 보증하면서 본격적인 인도 침략에 돌입했지만, 소극적인 약탈로 현지 고위간부들을 안심시켰다. 오히려 자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인도인들에게 심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인도의 광활한 땅을 온전히 복속하기 위해서는 현지인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전략에서였다. 이에 영국은 자국과 인도의 공통점을 찾기에 이르렀고, 여기서 나온 것이 ‘인도유럽어족’설이다.
 

  인도유럽어족은 산스크리트어와 그리스, 라틴어의 어근과 문법의 유사점을 주장한 학설로 영국과 인도가 같은 아리아인의 후손이라는 결론으로 마무리 된다. 이를 굳히기 위해 영국은 영국남자와 교류가 잦았던 인도 여성을 영국 남성과 인도 사회를 이어주는 매개물로 악용했고, 인도 여성의 역할을 영국 여성이 대신하자 인도 여성에게 무관심 해졌다.
 

  하지만 끝내 1947년에 인도는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했다. 그러나 영국은 인도를 종교에 따라 인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로 나눴고, 이 과정에서 카슈미르 지방은 인도령인 ‘잠무카슈미르’와 파키스탄령인 ‘아자드카슈미르’로 쪼개지고 말았다. 현재까지도 카슈미르 지방 분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만모한 싱 총리 대변인이었던 산자야 바루는 “영국인들이 EU를 통치하는 브뤼셀 EU 본부의 고위간부를 싫어하는 것은 알겠습니다. 그러나 과거 인도를 지배한 백인들에 대한 분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입니다"라고 영국의 브렉시트에 대해 언급했다.   

 

▲ⓒpixabay

 

어떤 이미지를 선택할 것입니까?

외교관계를 좌지우지하는 국가 이미지는 대내적으로도 큰 파급력을 갖는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에서 ‘자살 특공대’로 알려진 가미카제(神風, 신풍)나, 히틀러 나치정부에 협조했던 독일인들처럼 지도자가 어떤 국가 이미지를 원하느냐에 따라 해당 국가의 사회 분위기가 크게 변화했다. 또한, 이에 따라 해당 국가는 물론, 주변국의 미래가 달라졌다.
 

  선문대 국제학부 최우길 교수는 “근본적으로 좋은 국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 정부, 사회, 이 모든 것이 ‘사람’을 우선시해야 합니다”라고 전했다. 이어“인권을 존중하고, 지배보다는 타협과 설득에 능한 지도자가 자본보다는 노동을 우선시하는 경제 질서를 성립한다면 더할 나위 없으리라 봅니다”라고 언급했다.
 

  ‘좋은 이미지’란 원하는 바를 쟁취할 수 있게 해주는 무기와도 같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대외적인 부분을 중요시 하는 만큼 이미지의 역할 역시 이전보다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정치인과 기업들은 좋은 이미지를 얻기 위한 이미지 메이킹에 총력을 다 하고 있으며, 국가 역시 예외는 아니다. 즉, 누가 어떤 의도로 어떤 이미지를 메이킹 할 것인가가 국제정세에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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