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의 연속, 놀라운 결과로 주목받은 ‘2016 노벨상’
이변의 연속, 놀라운 결과로 주목받은 ‘2016 노벨상’
  • 이민성 기자
  • 승인 2016.11.0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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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민성 기자]


이변의 연속, 놀라운 결과로 주목받은 ‘2016 노벨상’

 

기초과학 집중으로 노벨상 받은 일본, 한국 사회에도 변화가 필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평가받는 노벨상은 지난 1901년 이후 현재까지 6개 부문에서 다양한 수상자를 배출했다. 매년 12월 10일, 알프레드 베르나르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인류 복지에 공헌한 인물과 단체에 수여되는 노벨상은 올해 독특한 결과로 주목받고 있다. 가수 출신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미국의 가수 겸 시인 밥 '딜런(Bob Dylan)'과 2년 연속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일본과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 등 2016 노벨상의 결과를 알아봤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노벨상(Nobel Prize)’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 인류 사회에 공헌한 스웨덴의 화학자 ‘알프레드 베르나르드 노벨(Alfred Bernhard Nobel)’은 유언과 함께 자신의 재산 3,100만 크로나를 기부해 ‘노벨재단(Nobel Foundation)’을 설립했다. 사망 1년 전 자신의 유산을 헌납한 노벨은 자신의 유언장에 문학, 화학, 물리학, 생리·의학, 평화 등 5개 부문에서 1년간 인류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인물에게 상을 수여하라고 남겼다. 이 유언장에는 유산을 기금으로 운용해 이전 년도에 인류에 가장 큰 혜택을 제공한 인물들에게 상금으로 분배하라는 말과 선정기관 등이 기록되어 있다. 특히 노벨은 유언장을 통해 평화상의 선정기관으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그 외 부문은 스웨덴 학술원, 카롤린의학연구소, 스웨덴 예술원을 지목했다. 


노벨의 유산을 바탕으로 1900년 설립된 노벨재단은 노벨의 사망 이듬해인 1897년, 공개된 유언장에 따라 ‘노벨상(Nobel Prize)’의 시상식을 주관하고 있다. 이 재단은 노벨의 유산을 투자해 얻는 수익으로 운영 자금을 마련한다. 당시 노벨의 유산 3,100만 크로나는 2016년 현재까지의 평균 물가상승률에 비추어 약 2억 2,000만 달러의 가치로 한화로는 2,485억 원에 해당한다. 노벨은 다이너마이트 발명 이후 얻은 ‘죽음의 상인(Merchant of Death)’라는 평가에 생전 소지했던 전 재산의 94%를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산을 안전한 유가 증권에 투자하라는 노벨의 유언에 따라 재단은 현재까지 채권투자와 대출을 통해 얻은 이익을 매년 12월 10일에 이루어지는 시상식과 상금에 사용한다. 또한, 재단은 1년간 운영 이자 수입의 67.5%를 다음 해 상금으로 나누어 시상한다. 노벨상은 매년 10월, 수상자를 발표해 노벨의 사망일인 12월 10일에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시상식을 진행한다. 시상식은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의 주최 아래 문학, 물리, 화학, 생리·의학, 경제학 5개 부문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노벨평화상의 시상식은 같은 날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열리며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주관한다. 지난 2000년에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노벨상의 수상원칙은 생존자 개인에게 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평화상은 단체나 조직에도 수여할 수 있다. 이에 지난해의 경우 튀니지의 ‘4자대화기구’가 단체로서 노벨 평화상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최초의 노벨상은 1901년, 스웨덴에서 5개 부문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 노벨상의 시상은 노르웨이와 스웨덴, 두 국가에서 진행된다. 이는 과거 하나의 국가였던 노르웨이와 스웨덴이 1905년, 분리됐기 때문이다. 또한, 노벨 경제학상은 1969년 등장해 현재 6번째 부문 노벨상으로 시상되고 있다. 이 상은 스웨덴중앙은행 창립 300주년을 기념해 노벨재단의 동의하에 제정된 것으로 노벨의 유언과 관계되어 있지는 않다. 이에 노벨 경제학상의 상금은 노벨재단이 아닌 스웨덴중앙은행이 수여하고 있다. 노벨상은 1918년과 1939~1943년에는 세계대전으로 인해 시상식을 치르지 못했으며 세계 경제 대공황과 2008년 세계경제위기에는 상금마저 줄어들었다. 하지만 노벨상은 이러한 다양한 어려움 속에서도 116년이라는 전통을 지닌 세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6년 노벨상, 다양한 이슈로 주목


이번 2016년 노벨상은 문학 부문 수상자로 미국의 가수 ‘밥 딜런(Bob Dylan)’이 선정되며 큰 이슈로 부각했다. 2016년 10월 13일, 대중 가수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은 시인이자 화가, 그리고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며 미국에서 ‘시대를 대변하는 가수’로 인정받았다. 특히 그는 1963년, ‘The Freewheelin, Bob Dylan’이라는 앨범으로 사회 저항 운동의 상징적 음악가로 부상해 국내 학생운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10살부터 시를 쓴 것으로 알려진 밥 딜런은 시적 요소를 포함한 가사로 대중음악 수준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밥 딜런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세계 문학평론가들로부터 노벨상 후보로 거론된 것으로 유명하다. 평론가들은 밥 딜런을 오늘날 문학의 토대를 만든 12세기 전후 음유시인들의 전통을 이어 발전시킨 인물로 표현하고 있다. 사회 모순에 저항해온 시인과 소설가들처럼 반전요소가 강한 가사와 낡은 질서를 거부하는 그의 음악이 인류의 정신을 드높인 인물에게 수여되는 노벨문학상의 요건에 충분히 부합한다는 평가다. 하지만 그동안 노벨문학상 수상이 순수 문학에 집중된 만큼 가수인 밥 딜런의 선정은 쉽게 생각할 수 없었던 결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선정은 노벨문학상이 앞으로 문학 작품을 넘어 모든 문화적 생산물로 수상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2016년 노벨상에서 주목받은 또 다른 국가는 일본이다.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가 2016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으며 일본은 2년 연속 노벨상은 물론 통산 25번째 수상자를 배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요시노리 교수는 세포 내 노폐물을 세포 스스로 잡아먹는 ‘자가 포식 현상’의 메커니즘을 밝혀낸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다른 학자들이 연구하지 않는 소외 영역인 자가 포식 분야를 50여 년간 연구해 성과를 이뤘다. 


 

초라한 성적의 대한민국, 남의 잔치가 되어가는 노벨상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의 사례처럼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기초과학 분야를 지원한 일본은 2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의 상황과 달리 국내에서는 노벨평화상을 제외한 어떠한 분야에서도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되지 않았다. 단기적인 실적에만 집중하며 기초과학을 등한시하는 정부의 정책이 문제라는 것이 학계의 지적이다. 실제 세계적인 과학저널로 평가받는 ‘네이처’는 지난 2016년 6월, “한국의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중은 세계 1위로 가장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지지만, 노벨상 수상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라며 ‘과학 연구의 필요성을 가슴으로 깨닫는 것이 아닌 돈으로 승부하려 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0월 14일, 새누리당 민경욱 의원이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외 거주 한국 과학자 포함 세계 상위 1% 우수 과학자 유치 계획이 절반 수준의 성과에 그쳤다. 50개의 전략연구단을 만들겠다던 미래부의 계획은 26개에 그쳤으며 이마저도 연구 인원의 편중으로 연구단별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미래부는 2017년, 노벨상에 도전할 과학 인재 3천 명을 양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 목표와 비교한 실질적인 결과는 65%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과학계는 19조 원이 넘는 정부 연구비 중 기초과학 연구과제에는 6%가 주어진다며 실적을 중시하고 미래성을 보지 않는 정부 관계자들을 비판했다. 특히 국내 주요 매체들은 이와 관련해 매년 노벨상 수상 시기마다 재점화되는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대한 정부의 인식 부족’ 문제를 조명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정부의 국내 대학 학과 통폐합이 인문학의 미래에 악영향을 주며 노벨상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들은 현재 국내에서 유력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주목받는 고은 시인 외에는 뚜렷한 인물이 없다고 말한다. 문학평론가인 연세대학교의 정과리 교수는 언론과의 대담에서 이에 대한 가장 큰 원인이 ‘세계 문학과의 호환성 부족’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문학은 단편소설 중심인데 반해 세계 독자들은 장편을 주로 읽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정 교수는 국내 문학은 플롯이라고 불리는 구성능력이 취약해 세계적인 인정을 위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는 이공계열의 인원을 늘리고 인문계열의 학과들을 통폐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정책연구자들은 균형 잡힌 교육과 연구개발에 제대로 된 정책과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노벨상은 요원하다고 입을 모았다. 인문학, 과학 두 영역 어디에서도 뚜렷한 결과물을 보이지 못하는 국내 현실 속에서 노벨상은 점점 남의 잔치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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