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폭염이 만들어낸 배춧값 폭등, 서민에게 고통으로 다가오는 물가 관리 실패
한 여름 폭염이 만들어낸 배춧값 폭등, 서민에게 고통으로 다가오는 물가 관리 실패
  • 이민성 기자
  • 승인 2016.11.02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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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민성 기자]


한 여름 폭염이 만들어낸 배춧값 폭등


서민에게 고통으로 다가오는 물가 관리 실패



 


2016년 여름, 이상 고온 현상으로 채솟값이 폭등했다. 고랭지로 대표되는 강원도 채소 산지에서 병충해가 퍼져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7일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발표한 ‘최근 배추가격의 급등 원인 및 전망’에 따르면 배추 소매가는 6일 기준 1포기당 8,035원으로 8월 공시 가격인 3,904원에 비교해 106% 이상 상승했다. 특히 도매가는 1만 5,250원으로 젖년 8월 대비 124%(10kg 기준) 올랐다. 2010년 이후 6년 만에 찾아온 채솟값 대란에 서민들은 물론 음식점 주인들도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채소 대란, 마트에서 사라져버린 배추


배춧값의 폭등에 시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홈쇼핑에서는 포장김치 판매가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9월 2일 GS샵에서 진행한 ‘종갓집 포기김치 11kg + 총각김치 1kg’ 상품은 방송 15분 만에 3,500세트가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쇼핑몰과 대형마트에서도 저렴한 가격의 배추는 확인하기 힘든 상황이며 대체재인 무나, 양배추의 가격도 상승했다. 식당가에서는 배추김치 대신 깍두기나 단무지가 올라오고 있다. 김치 제조업체들은 부족한 원자재로 인해 제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 업계에 알려진 이번 배춧값 폭등의 원인은 지난해 적자로 인한 4~5%에 해당하는 고랭지 농업의 재배 면적 감소, 7~8월 이례적 고온과 평년보다 적은 강수량으로 인한 가뭄, 그리고 정부의 농업 정책 실패에 따른 경작 품목 변경 등 다양하다. 전문가들에 설명에 따르면 그중 올해 채솟값 대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날씨로 8월 중하순 출하 공백이 발생한 것이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의 김세진 사무관은 “지난 9월 유례없는 폭염 피해로 배추 작황이 평년대비 24% 정도 감소했습니다”라며 채솟값 폭등의 원인을 설명했다. 김 사무관은 추석 기간은 8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성수품의 수요가 1.6배 증가한 부분이 폭염 피해로 인한 작황 감소와 맞물린 부분도 배춧값 폭등 원인 중 하나라고 답했다. 실제 고랭지 채소의 최대 산지인 대관령의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의 강수량은 38.4mm로 평년(352.3mm) 대비 10%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완전고랭지 지역인 강릉과 태백 일부 지역은 25~35%의 생산량이 감소했으며 평창, 강릉 등지에서는 35%, 준고랭지인 정선과 삼척의 감소량은 40%에 달했다. 이에 배춧값 문제를 대체할 수 있는 작물의 소비 증가와 더불어 무, 얼갈이, 양배추, 청상추 등도 기상 악화로 함께 가격이 올랐으며 김치 공장의 수요증가와 같은 외적 요인도 채솟값 상승에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임효빈 연구원은 “최근 3년간 작황이 좋아 배추의 평균가격이 낮았다고 말하며 평년 대비 높아진 올해 채소가격은 어려운 경기 속 서민들에게 체감상 높은 부담감을 초래하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며 11월 이후 출하되는 김장 배추는 적정수준 재배면적이 확보되어 있어 정상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측했다. 



 

채솟값 문제에 대한 관심이 필요


고온과 가뭄으로 인한 채소 대란의 대표적 사례인 지난 2010년도의 경우 배추와 무 작황은 8월과 9월의 이상 기후로 평년 대비 각각 72%와 80% 수준에 그쳤다. 당시 대책이 없었던 정부는 채솟값 문제를 수입으로 해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원인 분석 없는 수입은 2011년, 배추 가격 폭락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이후 2011년 11월 상공회의소 세미나에서 발표된 ‘배추, 무 가격 폭·등락의 원인분석과 완화 방안’은 배추 저장기능 상실을 현재 정부와 농업계가 지닌 문제점으로 분석하며 채소 저장사업의 추진, 대체작물 개발 및 지원, 물류비 감소, 생산원가 공시 등 원가 절감 및 가격 안정 방안을 제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채솟값 폭등이 극에 달한 추석 성수기 기간, 1일 340톤 규모의 정부 보유 수급 조절 물량을 방출했으며 농협 물량을 포함해 750톤 수준을 공급했다. 하지만 농산물 유통 관계자들은 미봉책으로는 수급회복에만 영향을 줄 뿐 실질적인 가격하락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배춧값은 이후 10월 출하가 시작된 준고랭지 2기작으로 다소 안정화됐지만, 여전히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이다. 채솟값 고공행진에 국민의당 고연호 대변인은 지난 9월 11일, 논평에서 “산지에서 1천 원 하는 배추 한 포기를 소비자는 1만 3천 원에 구매한다. 이는 전근대적 유통구조 때문으로 필수 식재료인 배추가 사상최대치 가격으로 거래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정부는 2013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을 통해 ‘소비자·생산자 상생의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공표하며 농산물 가격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복잡한 농축산 유통구조로 채소류는 70%, 과일류는 50%에 불필요한 유통구조를 거친다”라며 유통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고랭지 배추 주산지를 방문한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장대응 강화, 배추와 무의 저장 및 탄력적 공금, 매체를 통한 정보제공 등 사후 대책을 공개했다. 하지만 농업 관계자들은 뒤늦은 대처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며 매해 반복되는 채소 물가 문제의 본질적 해결 방안을 촉구했다. 저 단가 품목인 채소는 물류비중이 높아 공급과 수요에서 비탄력적 특성을 지녔다. 특히 공급량이 5% 이상 차이나면 폭등과 폭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채소 물가에 대한 정부의 전략적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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