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한국 사업 철수 선언, 그 파장은?
[이슈메이커] 한국 사업 철수 선언, 그 파장은?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3.12.21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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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7일부터 유료 상품 구매 및 수익 창출 불가
트위치 “타국 대비 네트워크 수수료 10배”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한국 사업 철수 선언, 그 파장은?
 

아마존닷컴이 보유한 글로벌 인기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한국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지난 12월 6일 트위치는 공지사항을 통해 “2024년 2월 27일부로 한국에서 사업 운영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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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스트리머, 향후 대책 논의
트위치는 “한국에서 트위치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며 “대부분의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더 높은 네트워크 수수료로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댄 클랜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서비스 종료 경위를 설명하고 이용자들의 질문에 답한 자리에서 “망 사용료 비용 때문에 한국 시장이 성장하고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더 큰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상 화질을 한국에서 480p까지 낮추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영상 화질이 충분하지 못했을 것이다. 해외에서 서비스를 하는 방안도 있지만 그런 경우 지연시간이 늘어나 적절하지 않고, 규제 문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트위치의 결정을 두고 업계에서는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와 해외 콘텐츠 사업자(CP) 간 갈등이 고조된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위치는 국내 통신사에 내는 망 사용료를 공식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국내 한 증권사는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에서 트래픽 증가로 트위치가 납부하는 망 사용료가 900억여 원이라고 추정했다. 트위치는 이미 2022년 9월 망 사용료 부담 때문에 국내에서 최대 영상 해상도를 1080p에서 720p로 축소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도 중단한 바 있다.

  이와 같은 결정에 따라 국내 트위치 이용자들은 사업 종료 이후 유료 상품을 구매할 수 없고, 스트리머들의 수익 창출도 불가능해진다. 트위치는 “스트리머들과 커뮤니티에 아프리카TV, 유튜브 등과 같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인지하고 있다”며 “이전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서비스 내 알림 기능을 활용해 타 서비스로 연결되는 링크를 게재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유명 트위치 스트리머들은 방송을 켜고 시청자들과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댄 클랜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망 사용료 비용 때문에 한국 시장이 성장하고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더 큰 손실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트위치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댄 클랜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망 사용료 비용 때문에 한국 시장이 성장하고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더 큰 손실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트위치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트위치 빈자리 둘러싼 각축전 전개될 듯
국내 이용자층이 큰 트위치가 사업 철수를 발표하면서 인터넷방송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도 대격변이 예고된다. 지난 2017년 7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트위치는 빠르게 기존 1위 업체인 아프리카TV를 따라잡는 수준으로 점유율을 높였다. 팔로워 수가 수십 만 명에서 수백 만 명에 달하는 인기 스트리머도 다수 배출했다.

  하지만 트위치에서 활동하던 스트리머와 팬들이 모두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에 따라 현재 방송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아프리카TV와 유튜브는 물론 새로 시장에 뛰어들게 될 네이버까지 트위치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프리카TV는 트위치와 업계 선두를 다투고 있는 토종 기업이다. 인터넷 방송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후원 시스템이 활성화돼 있다는 게 강점이다. 방송 문화나 유저들의 연령대도 트위치와 유사성이 크다. 이 때문에 트위치의 철수 계획 발표 이후 아프리카TV의 주가가 30% 가까이 폭등했다. 다만 BJ(인터넷방송 진행자)들이 후원을 유도하기 위해 자극적인 방송을 하는 플랫폼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한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유튜브는 가장 대중적인 영상 플랫폼이라는 게 강점이다. 그래서 지금도 다수의 스트리머들이 시청자 범위를 넓히기 위해 트위치와 유튜브에서 방송을 동시에 송출하고 있다. 다만 스트리밍 전용 플랫폼이 아니라서 스트리머와 시청자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또 이용자층이 너무 광범위해 방송 분위기가 기존 스트리밍 플랫폼과 다르고, ‘악플’ 등에 대한 대처가 어렵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주목받는 플랫폼이 네이버가 내년 출시하는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CHZZK·가칭)’이다. 네이버 게임 스트리밍은 풀HD급인 1080P 화질로 제공되며 게임 방송에 적합한 이용자 환경(UI)과 커뮤니티, 후원 기능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트위치가 제공하지 않는 주문형 비디오(VOD) 다시 보기도 포함한다. 다중채널네트워크(MCN) 기업 소속 게임 스트리머들이 참여한 영상의 모니터링과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정식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브컬처’ 성격이 강한 인터넷방송 문화 특성상 대중적인 플랫폼인 네이버에서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 향후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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