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수상
[이슈메이커]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수상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3.11.21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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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재다능 내야수 평가받으며 최고 수비수로 꼽혀
아시아 출신 내야수에 대한 편견과 한계 극복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수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이 한국인 선수 최초로 포지션별 최고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메이저리그(MLB) 골드글러브(Gold Glove)를 수상했다.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 따져도 처음 있는 일이며 아시아 선수를 기준으로 하면 스즈키 이치로(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이스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이스북

 

황금 장갑 낀 ‘어섬 킴’
1957년 제정된 골드글러브는 양대 리그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다. KBO리그의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과 달리 오로지 수비에 대한 평가로 수상자를 선정한다는 차이가 있다.

  골드글러브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감독을 포함한 6명의 코칭스태프 투표(75%)와 미국야구연구협회(SABR)가 제공하는 수비 지표(25%)를 반영해 수상자를 결정한다. 각 구단 코칭스태프는 소속 선수에게 한 표를 행사할 수 없다. 양대 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사이영상과 같이 기자단 투표로 선정하는 게 아니기에 단순한 ‘인기 투표’가 아닌 그의 뛰어난 수비력이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됐다는 걸 알 수 있다.

  김하성의 ‘황금 장갑’은 다양한 포지션에서 출중한 능력을 발휘한 ‘만능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유틸리티 부문이다. 2루수와 유틸리티 부문에서 동시에 후보에 이름을 올린 그는 2루수 부문에선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에게 밀렸으나 유틸리티 영역에선 무키 베츠(LA 다저스)와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같은 쟁쟁한 선수를 제쳤다. 그만큼 올 시즌 김하성은 내야에서 철벽을 과시했다. 2루수로 106경기, 3루수 32경기, 유격수 20경기에 출장해 높은 수비율은 물론 몸을 내던지는 허슬 플레이로 ‘어섬 킴(Awesome Kim)’이란 애칭도 얻었다.

 

김하성은 한국인 선수 최초로 포지션별 최고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이스북
김하성은 한국인 선수 최초로 포지션별 최고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이스북

 

타격에서도 커리어 하이
김하성의 골드글러브 수상이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그가 내야수로 활약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이치로를 비롯해 추신수, 마쓰이 히데키와 같이 메이저리그에서 굵직한 업적을 남긴 선수들은 모두 외야수였다. 수비의 가치를 높게 보는 내야에서는 큰 활약을 이어간 선수가 없었다. 일본 프로야구(NPB)가 낳은 불세출의 스타로 꼽혔던 마쓰이 가즈오는 메이저리그에서 처참한 실패를 맛봐야 했다. 이후 이와무라 아키노리와 니시오카 쓰요시, 가와사키 무네노리 등이 태평양을 건넜으나 모두 수비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강정호 역시 타격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유격수 수비로는 자리를 잡지 못해 3루로 밀렸고, 3루에서도 골드글러브 후보로 여겨질 정도로 뛰어나진 못했다.

  이처럼 오랜 시간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아시아 내야수는 안된다’는 편견이 존재했기에 그런 면에서 김하성의 활약은 놀라운 수준이다. 여기에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MLB 진출 3년 차를 맞아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데뷔 시즌 타율 0.202에 홈런 8개의 저조한 공격 수치를 기록하며 능력에 의문점이 붙기도 했으나 이듬해인 지난 시즌 조정득점창출력(WRC+)이 70에서 105로 증가한 모습을 보였고, 올 시즌에는 홈런(17개)과 타점(60개), 도루(38개)에서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 결과 공격 지표를 기준으로 최고의 선수를 뽑는 상에는 실버슬러거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내년 3월 메이저리그 개막전 ‘서울 시리즈’를 통해 김하성은 팀 동료들과 함께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이스북
내년 3월 메이저리그 개막전 ‘서울 시리즈’를 통해 김하성은 팀 동료들과 함께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이스북

 

내년 3월 국내 팬 앞에서 정규리그 경기 앞둬
김하성은 골드글러브 수상 후 소속사를 통해 “기대했던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게 돼 진심으로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메이저리그에 한국 야구를 알리게 된 점과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한국 후배들에게 좋은 동기 부여가 된 것 같아 가장 기쁘다”며 “한국 야구를 더욱 빛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내년 3월 한국에서 경기에 나선다. 오는 2024년 3월 20일과 21일 양일간 2024 메이저리그 개막전 '서울 시리즈’ 개최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 경기이자 미국 50개 주와 캐나다 이외의 지역에서 역사상 9번째로 열리는 오프닝 시리즈다. 그가 뛰고 있는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가 맞대결을 펼친다.

  김하성도 한국 땅에서의 경기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조국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메이저리그 야구를 대표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한국서 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하성은 “후배들이나 어린 아마추어 선수들이 많이 와서 봤으면 좋겠다. 경기를 보며 어린 선수들의 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당연히 한국 팬분들도 정말 좋아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처음 열리는 경기에 나갈 수 있어 정말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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