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국제정세 II] 세계사회의 분리, 그리고 독립
[급변하는 국제정세 II] 세계사회의 분리, 그리고 독립
  • 이민성 기자
  • 승인 2016.09.06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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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민성 기자]



 

분열하는 유럽연합, 독립을 외치는 국가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만들어낸 나비효과


 

현재 국제 사회 정세는 지난 6월, 대국민투표를 통한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결정 이후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담당자 데이비드 데이비스가 2019년 브렉시트를 마무리 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자 스코틀랜드는 독립을 요청했다. 또한, 영국령이던 북아일랜드에서는 영국에서 독립해 남아일랜드와 통일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세계 사회 분리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국가들의 독립에 대해 알아본다.



세계 분열의 시발점, 브렉시트


지난 6월, 영국은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의 탈퇴 일명 ‘브렉시트(Brexit)’를 선언해 국제 정세의 변화를 알렸다. 중동전쟁 이후 지역, 종교, 국가 간 다툼에서 비롯한 난민 증가는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를 결심하는 배경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영국 내 언론을 통해 전해진 브렉시트의 표면적 이유는 연합을 위해 부담하는 영국의 리스크에 비해 혜택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과 난민 강제 할당 문제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매년 200억 달러 이상을 유럽 연합에 제공했지만, 실질적인 혜택은 100억 달러도 받지 못한 영국은 유럽으로 몰려온 세계 각국 난민을 수만 명이나 수용해야 한다는 압력에 거부감을 느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2019년 최종적으로 완료될 예정이며 세계 금융, 외환, 원자재 시장에 다양한 변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영국의 브렉시트에 유럽연합을 구성하던 일부 국가들이 연이어 탈퇴 의사를 내비치기 시작하며 세계정세는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미 영국 국민투표 이전부터 브렉시트에 대해 스페인, 이탈리아, 덴마크, 스웨덴 등 유럽연합 소속 일부 국가는 영국이 연합을 떠날 경우 잔류할 이유가 있냐는 의문을 제시한 바 있다. 실제 이들 국가 중 일부는 유럽투표 국민청원 운동이나 정당 중심 국민투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영국의 브렉시트가 ‘PIIGS’라고 불리는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의 탈퇴와 동유럽 국가들의 이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해체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란체스코 교황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유럽 대륙의 소국분할이 일어날 수 있음을 우려하며 EU에 새로운 국면의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스페인의 카탈루냐나 영국의 스코틀랜드와 같은 분리 독립 추진이 일어나 발칸반도처럼 유럽이 분열되는 일이 없도록 가입국들에 독립성과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제학자들은 유럽연합의 해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예상하며 11월 미국 대선 이후 출범할 새 정권은 고립주의를 택하고, 동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회복. 중국의 유럽 개입 등 본격적인 세계 경제 흐름의 개편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영국의 탈퇴가 만들어낸 환경을 거부하는 영국 내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의 독립 등이 앞으로 이어지며 유럽을 넘어 세계 사회의 분리 독립 및 분열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타났다.

 

브렉시트로 인한 독립과 통일, 세계로 영향 미칠 터


유럽연합 가입국의 연쇄 탈퇴 문제와 별개로 유럽연합 잔류를 희망하던 영연방 소속 국가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는 브렉시트에 따른 분리 독립 문제를 가시화했다. 현재 영국 연방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로 이루어져 있으며 분리 독립이 이루어질 경우 영국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잉글랜드는 현 영토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상황이다. 지난 5월 30일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는 역사적으로 대륙 지향적 성향을 띄는 만큼 브렉시트가 현실화 될 경우 독립을 재추진하겠다는 의견이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2014년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위해 주민투표를 이끈 전 스코틀랜드 독립당(SNP) 당수 액릭스 샐먼드는 “스코틀랜드가 영국의 브렉시트로 EU에서 빠져나오게 되는 것은 사회 물리적 환경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하며 “2년 내 스코틀랜드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해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코틀랜드는 유럽 대륙의 여러 국가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과거 프랑스와 잉글랜드 사이 전쟁에서도 프랑스 편에 선 바 있다. 또한, 국가의 크기가 타국에 비해 작은 만큼 스코틀랜드 주민들은 유럽 공동체에 속한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렉시트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난민 문제에 대해서도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는 뚜렷한 시각차를 지녔다. 영국 연방을 주도하는 잉글랜드는 전체 영국 영토의 절반을 차지하고 85% 인구를 지녀 난민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점에 거부감을 지녔다. 하지만 스코틀랜드는 전체 인구가 500만 명 수준으로 난민을 통해 국가의 성장을 원한다. 또한, 전문가들을 아일랜드 독립 당시 영국의 잔류를 희망한 북아일랜드의 경우 브렉시트의 현실화에 남아일랜드와의 통일을 묻는 국민투표를 진행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3월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부 수반인 마틴 맥기니스는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아일랜드 섬 전체에 지대한 함의를 지닐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브렉시트는 아일랜드인들의 민주적 소망을 역행하는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영국 연방 내부에 조성되고 있는 분열 조짐에 전문가들은 스코틀랜드의 독립이 현실화될 경우 스페인, 중국, 러시아 등 세계 여러 국가의 독립에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스페인의 경우 카탈루냐와 바스크, 중국의 티베트와 위구르, 러시아의 체첸 등 현재 분리 독립을 희망하는 국가들은 이번 브렉시트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유럽연합에서 스페인의 ‘스펙시트(Spexit)’와 같은 연쇄 탈퇴가 이루어질 경우 카탈루냐나 바스크 같은 자치주의 독립 청원이 강조될 전망이다.


 

독립, 자유를 희망하는 움직임


브렉시트 이전에도 유럽의 많은 자치주는 각국 중앙정부로부터 분리 독립을 요청하고 있다. 영국의 EU 탈퇴 이후 약화한 국가 간의 관계는 이러한 분리 독립을 요청하는 당위성을 강화했다. 가까운 예로 프랑스 국경과 인접한 스페인 동북부 카탈루냐 주는 언어와 문화가 스페인과는 다른 지역으로 스페인 권역 내에서 가장 부유한 자치주로 알려졌다. 과거 스페인 왕위계승전쟁 당시 스페인에 귀속된 카탈루냐는 1936년 스페인 내전에서 패해 36년간 억압을 받은 뒤 1978년도에서야 자치권을 인정받았다. 2012년 이전 카탈루냐는 스페인 연방이나 자치령으로 머물고자 하는 사회적 의견이 강했지만, 중앙정부의 방만한 정책으로 2012년 유로존  금융 위기 후 분리 독립을 희망하는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카탈루냐의 독립은 가난한 주의 부채를 부담해야 한다는 부담을 거부하는 것으로 분담금과 난민 문제로 유럽 연합을 탈퇴한 영국과 흡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분리독립파로 알려진 푸이그데몬트 카탈루냐 주지사는 브렉시트 결과가 나온 이후 “카탈루냐 주도 국민투표에 관해 이야기할 시점이 왔다”라며 투표를 통한 주의 독립을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유럽연합은 카탈루냐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할 경우 유로존 가입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브렉시트로 인해 카탈루냐 지방의 독립 가능성도 커졌다고 말한다. 학계에서는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의 분리 독립 및 잔류 요청이 현실화될 경우 유럽연합이 카탈루냐의 가입을 거부할 근거가 약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카탈루냐 지방이 분리 독립에 성공해 유럽 연합에 가입할 경우 브렉시트 이후 유럽연합 탈퇴 국민 청원 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스페인이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스페인의 유로존 탈퇴인 ‘스펙시트’가 먼저 이루어질 경우에도 카탈루냐 지방과 바스크 지방의 분리 독립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국제정세가 변화하며 스페인의 유로존 탈퇴 유무를 떠나 카탈루냐와 바스크의 분리 독립을 막기 힘든 상황으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에 의한 각국 자치주의 독립 요청은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를 넘어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 

 
현재 브렉시트로부터 출발한 각국의 분리 독립운동은 유럽을 넘어 미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텍시트(Texit)라고 불리는 미국 텍사스 주의 독립을 위해 ‘텍사스분리주의자운동(TNM)’의 대표 다니엘 밀러는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브렉시트의 승리는 ‘텍시트’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라고 게재했다. 실제 텍사스주는 1845년 미국 연방 28번째 주로 편입되기 전 9년간 독립국으로 존재한 바 있다. YNM은 2012년, 2016년 등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해마다 텍사스 분리 독립을 묻는 주민 투표를 주장하고 있다. 독립국 후손이라는 자부심과 넓은 주의 면적, 그리고 세계 10위권에 속하는 국내총생산은 이 단체에 20만 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된 배경이다. 

 
학자들은 영국의 브렉시트를 신자유주의, 글로벌주의, 다문화주의의 위기로 해석하고 있다. 이들은 스코틀랜드의 독립과 북아일랜드의 독립·통일, 스페인을 비롯한 국가들의 유로존 연쇄 탈퇴 등 유럽 사회의 해체가 높은 확률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으로 유로존 해체 이슈는 중국의 위구르, 티베트, 대만 문제, 러시아의 체첸 문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더불어 이러한 국제정세의 흐름은 세계 경제위기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브렉시트로 출발한 세계 분열의 위기 속에서 한국 정부가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엿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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