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식 없는 자유로운 사고 당부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유인촌 장관 “이제는 문화산업 시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문화의 힘’이 문체부를 넘어 전 부처 정책에 녹아들게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10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가진 유 장관은 “15년 전 장관으로 왔을 때부터 문체부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이제 나이가 많지만 여러분들을 위해 부처·국가·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저작권 보호 강화 강조
취임식에서 유인촌 장관은 열린 행보를 보였다. 문체부 강당 단상에 올라섰다가 “저는 이런 자리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성큼성큼 내려와 마이크를 잡고 직원들 쪽으로 이동했다. 이어 준비된 취임사 대신 자유롭게 직원들과 소통을 이어갔다. 유 장관은 “문체부의 목표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들리게 하는 것”이라며 “직원 여러분들이 주어진 환경에서 일하며 힘들어도 보람을 찾았으면 좋겠다. 여러분들이 마음 놓고 뛸 수 있도록 제가 뒷바라지를 하겠다. 밖에서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장관 취임 후 인공지능(AI) 등 변화된 환경에 맞춘 ‘저작권법’ 개정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인 콘텐츠가 되기 이전부터 저작권에 관심을 가지고 한미FTA 이행 등을 위해 저작권법 개정을 추진했다”며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 관련 저작권법 개정도 당시 산업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국회와 산업계에서 우려와 반대가 많았는데 언제까지 우리가 외국 콘텐츠만 쓸 순 없다고 생각해 개정을 추진했고, 시간이 지나고보니 저작권법 개정이 창작자를 보호하면서도 콘텐츠 산업 발전의 발전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뒤돌아봤다. 이어 유 장관은 “지금도 새롭게 변화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인공지능 등 신산업 대응, 불법 복제물 이용 근절 등과 관련하여 저작권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 장관은 창작자 보호를 위한 예술지원체계 개편과 계층·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 및 문화가 중심되는 지역 균형발전, 콘텐츠 산업 국가전략산업 육성 및 규제 개선, 체육 분야 낡은 관행 혁파 및 엘리트 선수 훈련 환경 조성,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관광산업 재도약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각종 논란 대한 적극 해명도
한편 유 장관은 지난 장관 재직 당시 제기됐던 ‘블랙리스트 의혹’과 ‘반말 논란’ 등에 대해서도 직원들에게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2011년까지 문체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유 장관은 “당시엔 장관을 처음 하다 보니 시행착오가 많았다”며 “무조건 정면 돌파하려 했고, 모든 걸 해결하고 싶었다. 그래서 시끄러웠다”고 했다. 이어 “일인시위를 하는 이들에게 ‘들어가’, ‘이리와. 나와 이야기 좀 해’했는데, ‘반말하지 마세요’라고 하더라. ‘아차, 내가 반말을 했구나’ 싶더라. 해결해주고 싶었는데, 논란이 됐다. 해결이 된 적도, 안 된 적도 있지만 나름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블랙리스트 논란과 관련해서는 “(논란이 인 것에 대해) 마음이 아팠다”며 “저는 현장에 있던 사람이다. (저 사람이) 왜 저렇게 반대만 할까 생각하고 미워도 하고 했지만 양심상 그런 짓은 안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록 보면 (이명박 정부 반대에) 앞장섰던 친구들이 지원을 받은 게 다 나올 것”이라고 했다.
또한 유 장관은 “나는 여러분들에게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트라우마가 생겼을까, 조심스러워 앞으로 아무 일도 못할까봐 걱정된다”며 “책임은 내가 모두 지겠다. 걱정하지 말고, 내 서명만 받아가라. 그러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고를 안 치면 아무 일도 못한다. 실수를 안 할 수는 없다”며 “한 번 실수는 백 가지 약이 되지만, 실수를 안 하려고 하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있는 동안 다 제자리에 돌려놓고 갈테니 여러분들은 믿고 따라와 달라. 여러분들이 힘내서 앞장서 끌고 가면 잘 뒷바라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앞으로 직원들과 자주 만나며 소통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힘들어도 밤, 새벽 시간에 이동해 세종에 가급적 수·목·금요일에는 있으려고 한다”며 “나는 격식을 안 차리는 사람이다. 15년 전에도 사무관에게 직접 보고받고 했다. 언제든 여러분이 가진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문을 두드리고, 전화하고, 문자를 보내달라”고 했다. 또 “인사 문제는 절대적으로 공평하게, 정정당당하게 해나가겠다”며 “저를 믿고, 차관 두 분을 믿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