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늦둥이로 거듭난 스포츠 스타
예능 늦둥이로 거듭난 스포츠 스타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6.08.04 1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예능 늦둥이로 거듭난 스포츠 스타


신인 발굴에 메마른 방송가의 러브콜 잇따라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은퇴한 스포츠 스타 출신으로 방송계에 진출하여 성공을 거둔 인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씨름 선수 출신으로 ‘국민 MC’라는 칭호를 받았던 강호동을 제외하면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낸 인물은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종목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운동 선수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현역 시절의 활약을 바탕으로 한 높은 인지도와 기존 방송인들과는 다른 신선한 이미지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예능계에 떠오르는 신세력 ‘스포테이너’

최근 방송가에는 ‘스포테이너’라는 새로운 표현이 생겼다. 스포츠와 엔터테이너가 합쳐진 단어인 스포테이너는 스포츠 선수로 활동하다가 연예인 생활을 시작한 경우를 뜻한다. 씨름 천하장사 출신으로 현역 시절부터 유쾌한 이미지를 자랑했던 강호동이 방송가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며 많은 스포츠 스타들의 방송 도전이 이어졌다. 한동안 잠잠하던 이러한 경향은 최근 다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국가대표 출신으로 현역 시절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안정환은 2016년 최고의 예능 ‘블루칩’이다. 잘생긴 외모에서 비춰지는 그동안의 이미지와는 달리 화려한 입담으로 여러 프로그램에서 남다른 예능감을 뽐내고 있다. 그동안 MBC ‘일밤-아빠 어디가’와 ‘마이 리틀 텔레비전’, KBS ‘우리 동네 예체능’ 등에 출연해 폭발적인 반응을 받은 그는 현재 JTBC ‘냉장고를 부탁해’와 ‘쿡가대표’에서 MC를 맡고 있다. 농구 선수 출신의 서장훈 역시 지난해부터 방송인으로 전업하며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JTBC ‘아는 형님’ 등 다수 예능 프로그램에서 고정 멤버로 활약중이다. 이외에도 박찬호, 이천수, 양준혁, 현주엽, 김동현 등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시청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이같은 스포츠 스타들의 방송계 진출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시청자들이 신선한 얼굴을 원했던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스포츠 스타들은 얼굴은 익숙하지만 코트 안에서 플레이로만 봐 온 선수들이기 때문에 다른 전문가들과는 또다른 신선함을 준다”고 말했다.
 

높은 인지도 발판 삼아 진입장벽 훌쩍

스포츠 스타들이 은퇴한 뒤 가질 수 있는 선택지는 다양하다. 하지만 대다수는 지도자 생활을 통해 자신의 장기를 이어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치열한 경쟁과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시선을 마주해야 하는 연예인의 길을 택한 스포츠 스타들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요인은 제작진들의 고충 때문이다. 방송가에서는 늘 신선한 인물을 발굴하는 것이 과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익숙한 지명도와 달리 인간적인 면모가 많이 드러나지 않았던 스포츠 스타들은 제작진들의 주요 관심 대상이다.  

  또한, 선수로 활동하면서 얻은 대중적 인기로 인해 이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큰 어려움없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현역 시절 언제나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기에 대중과 팬들을 사로잡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것도 성공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치열한 경쟁의 세계에서 살아남아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아왔던 만큼, 방송에서도 기존 연예인과 차별화 된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박성준 문화평론가는 이에 대해 “유명 스포츠 스타들의 현역 생활과는 다른 반전 매력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으로 보여진다”라며 “제작진이 이들에게 선수 시절의 이미지를 벗고, 화려한 입담과 소탈한 면을 부각시키게 하는 것도 과제이다”고 설명했다.
 

더욱 활발한 방송 진출 예상돼

치열한 예능의 세계에서 잠깐 반짝였다가 지나간 사람들은 그동안 수없이 많았다. 여전히 스포츠 스타 출신 방송인의 대표주자로 강호동의 이름만 떠오르는 점이 이같은 사실을 입증한다. 이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방송가, 특히 예능 프로그램의 촬영 현장에 적응하지 못한채 단발성 활약에 그친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현재 맹활약중인 스포테이너들 역시 같은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성공한 스포테이너의 곁에는 항상 조력자가 필요하다. 이경규의 도움으로 방송계에 연착륙할 수 있었던 강호동처럼, 현재 안정환에게는 아나운서 출신의 방송인 김성주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 MBC 축구 해설위원과 캐스터로 호흡을 맞춘 데 이어, 안정환이 본격적으로 연예계에 진출한 뒤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그의 입담을 맞춰주는 역할을 맡아주고 있다. 또한, 서장훈은 김구라와 각종 프로그램에 동반 출연하여 자신의 ‘투덜이’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처럼 신인 방송인들과는 달리, 전문 방송인들과 기존에 갖고 있던 친분을 통해 방송계에 진출한 스포츠 스타들은 자신의 매력을 더욱 발산할 수 있는 기회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더욱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비출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올림픽이 개최되는 만큼 방송계에서 운동선수들의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은퇴한 스타 선수출신 해설위원들은 높은 인지도와, 선수들의 알려지지 않은 세세한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향후 스포츠 스타 방송인들이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할지, 누가 경쟁을 뚫고 다른 한 분야의 정상에 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11, 321호 (여의도동, 대영빌딩)
  • 대표전화 : 02-782-8848 / 02-2276-1141
  • 팩스 : 070-8787-897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보승
  • 법인명 : 빅텍미디어 주식회사
  • 제호 : 이슈메이커
  • 간별 : 주간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1
  • 등록일 : 2011-07-07
  • 발행일 : 2011-09-27
  • 발행인 : 이종철
  • 편집인 : 이종철
  • 인쇄인 : 김광성
  • 이슈메이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슈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1@issuemaker.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