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전달체 개발
의약품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전달체 개발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6.07.1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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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의약품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전달체 개발

 


소통과 배려, 그리고 존중이 어우러진 진정한 의미의 ‘융합’ 실현

 



RNA 간섭(RNA interference, RNAi)이란 핵산 분자가 그와 상보적인 염기서열을 지닌 전령 RNA(mRNA)와 결합 후 분해를 유도해 특정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 또는 조절하는 생명현상이다. 특히, 작은 간섭 RNA(small interference RNA, siRNA)는 상보적(相補的)인 염기서열을 이용한 특정 단백질 선택조절성과 약물 효능이 높은 장점으로 인해 RNA 간섭 기작을 응용한 새로운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다. 때문에 지난 2006년, 미국의 앤드루 파이어(Andrew Zachary Fire) 교수와 크레이그 멜로(Craig Cameron Mello) 교수는 RNA 간섭 기작을 규명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후 전 세계적으로 그 기작과 응용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지만, 아직 국내에는 해당 분야에 대한 연구 풀 조성이 미비해, 현재보다는 앞으로가 기대되는 분야로만 주목되고 있는 실정이다.

 

 

 

 

 

‘앙게반테 케미’誌의 표지 논문과 ‘가장 주목받는 논문’ 동시 선정

RNA 간섭 현상을 이용한 핵산약물에 관한 연구는 현재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약물전달체 내 핵산약물의 탑재량 제한성, 핵산약물의 생체 내 불안전성과 세포 내 전달의 비효율성 등의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RNA 간섭 분자는 체내에서 ‘전령 RNA’와 결합해 특정 단백질 생성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발암성 단백질을 형성하는 전령 RNA에 결합하는 RNA 간섭 분자를 암 예방·치료 약물 등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돼 왔다. 그러나 RNA 간섭 분자는 크기가 작아 체내에서 쉽게 분해돼 원하는 부위까지 도달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최근 국내 대학의 연구진이 의약품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전달체를 개발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노영훈 교수 연구팀은 효소를 활용해 RNA 간섭 분자를 길게 늘이고 이를 다시 스펀지 공 모양 나노 구조체로 만들어 체내 지속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노 교수팀과 MIT의 Hammond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이다. 이번 연구는 핵산나노공법을 이용하여 다종의 폴리머화된 RNA 간섭 분자들(멀티마이크로스펀지)을 자기조립방식으로 합성하여 기존 핵산약물의 불안전성에 대한 한계점들을 극복하였고, 고분자 물질을 도입하여 약물 전달체의 물리화학적 특성과 기능을 조절하여 핵산약물의 전달효율을 극대화했다. 또한, 화학량론적 약물탑재량이 조절된 다종의 핵산약물을 동시전달하여, 여러 특정 단백질의 발현량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다양성 및 특이성을 구축하는 등 새로운 핵산약물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노영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토대로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차세대 핵산약물 나노전달체 연구에, 의학 분야에서는 암, 유전질환 혹은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더불어 저희 실험실은 새로운 핵산나노구조체 합성 및 응용을 통한 상용화를 최선의 가치로 추구하고 있으므로 융합연구로 이루어진 이번 연구 결과는 한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라고 피력했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신진연구자지원사업’과 연세대학교의 ‘연세 미래선도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응용화학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2016년 3월호에 논문표지를 장식하며 게재됐다. 또한, 편집자에 의해 선별되는 ‘가장 주목받는 논문(Hot Paper)’으로도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새로운 핵산기반 나노전달체 응용 연구 지속

노영훈 교수의 연구팀 생명공학과 핵산나노공학 연구실은 핵산(DNA, RNA)을 나노공학(NT)과 바이오공학(BT)을 접목한 융합기술을 통해서 기능성 핵산 기반 생체소재개발 및 그 응용을 찾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핵산의 생물학적 유전정보 전달 기능과 생체친화적 재료로서의 성질을 이용하고, 다양한 생체재료들의 기능을 추가 도입하여 새로운 형태와 기능의 핵산기반 나노구조체 및 소재를 개발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 같은 베이스를 통해 개발된 기능성 소재들은 의학, 생명공학 분야에서의 신약개발은 물론 바이오센서, 단백질공학, 약물전달시스템뿐만 아니라 식품, 화장품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까지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노 교수가 의·생명은 물론 바이오, 단백질 등 다양한 분에의 연구가 가능한 이유는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박사과정과 박사 후 연구원 과정을 거치고, MIT의 Koch Institute for Integrative Cancer Research에서 박사 후 연구원 과정을 지내며 대형 연구과제를 접하면서부터다. 이때 그는 코넬대학교에서 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의 지원을 받아 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인 에이즈(AIDS)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인 HIV를 의료시설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핵산나노구조체 기반 진단 바이오센서 개발 연구를 수행하였고, MIT에서는 DOD(미 국방성)와 NIH(미국국립보건원) 과제인 암 치료 목적의 핵산약물기반 나노전달체를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체계적인 시스템 내에서 안정적인 연구를 펼쳐올 수 있었던 노 교수는 지난해 3월 연세대학교로 부임하며 이 같은 선진 연구 시스템을 그대로 도입하게 된다. 특히, 연세대학교 내의 차별화된 R&D 지원시스템과 우수한 대학 연구인력 덕분에 정착하고 적응해나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전한다.
 

  노영훈 교수는 “그동안 응용과 융합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지만, 특히, 이번에 개발된 핵산기반 나노전달체 후속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라며 “이번 논문을 통해 질병 치료에 쓰일 가능성을 제시했다면, 이제는 실제로 응용할 수 있는지 규명하는 측면에서의 연구를 하버드 의대 연구진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현재 개발한 나노 플랫폼을 바탕으로 난소암, 대장암 등에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암 치료 연구도 펼치고자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좋은’ 연구자이자 ‘좋은’ 교육자 되고파

2016년 6월 현재 기준 노영훈 교수의 연구실 구성원은 15명이다. 부임 1년 차의 교수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노 교수가 지향하는 연구의 방향이 새로움을 바탕으로 한 합성 및 응용, 상용화이기 때문에 새로운 학문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학생들이 큰 관심을 갖고 연구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실제 노 교수 연구진 중에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MD과정이면서 참여한 인원도 있고, 학부생과 대학원생의 비율을 적절히 유지하며 지식을 넓힐 수 있다는 미래 지향적인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노영훈 교수는 “구성원들이 학부생과 대학원생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실험실을 이끄는 리더로서 교육과 연구 무엇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즉, 균형을 중요시하며, 기초 학문에 대한 지식 전달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것에 대한 연구를 위한 노력, 그리고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상용화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좋은’ 연구자이자 ‘좋은’ 교육자가 되고자 정진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학문과 학문이 결합하여 융합이라는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노영훈 교수. 그는 소통과 배려, 그리고 존중이 조화를 이뤘을 때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결과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 이러한 그의 강직한 신념을 통해 새로움에 대한 인류의 갈망이 충족될 파급력 있는 연구가 계속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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