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멸 해결의 ‘선봉장’ 자처한 가양주 빚는 청년
지역소멸 해결의 ‘선봉장’ 자처한 가양주 빚는 청년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3.09.01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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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선산김씨 가양주 복원으로 주목
지역 농가와의 상생 및 관광 수요 창출에도 관심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지역소멸 해결의 ‘선봉장’ 자처한 가양주 빚는 청년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집에서 술을 만들어 마시는 관습이 있었다. 이를 ‘가양주(家釀酒)’라고 하는데, 그래서 지방이나 가문에 따라 다양한 기술과 비법이 동원된 각양각색의 술이 탄생했다. 겨울이 오기 전에 김치를 담그고, 때가 되면 장을 담듯 술을 빚어 마셨다. 그래서 ‘명가명주(名家銘酒)’라는 말도 있듯이 전통사회에서 이름 있는 집안이라면 특유의 맛과 향기를 자랑하는 술이 하나씩 있었고, 이를 집안의 각종 의례와 손님 접대에 이용해왔다.

 

 

사진=손보승 기자
사진=손보승 기자

 

500년 전통을 잇는 프리미엄 선산 약주

전통술은 각 고장의 좋은 물과 누룩, 쌀로 빚어 적당히 마시면 건강에도 좋아 한창때는 가양주 기능인이 30만 명이 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지나 현대사회에 접어들며 전통술은 조금씩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고부가가치 문화상품으로의 인식 전환과 전통주 교육 및 양조장에 관심이 높아지며 가양주 문화에도 부활의 조짐이 보이는 중이다.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 중에는 (주)선산의 김성식 대표도 있다. 그는 500년 전통의 경상도 선산김씨 가문의 선산 약주의 역사를 이음과 동시에 현대의 것으로 승화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김 대표를 만나 나눈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소개한다.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15세기 경상북도 선산에는 영남학파의 종조(宗祖)인 김종직 선생께서 직접 빚으신 ‘선산 약주’라는 민속주가 있었다. 찹쌀과 누룩을 가지고 단계천 물로 빚은 술로 선비들 사이에서 남도주로 명성이 높았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탄압을 받아 명맥만 유지되다가 2000년대에 접어들며 사실상 단절된 상태였다. 그래서 이 역사를 복원해 공업 도시의 색깔이 짙은 구미 지역에도 이러한 전통 유산이 있다는 걸 알리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보고자 선산을 설립하게 됐다”

 

기업의 활동을 소개해 준다면?

“전통주로서 뿌리를 살리고 상품성을 갖추기 위해 수년간 술을 빚는 법을 배우고 연구하며 테스트 과정을 거쳤다. 특히 전통의 맛에 더해 현대 소비자들에게도 소구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집중했고, 그러면서 소비자들의 여러 기호에 맞춰 선산 스위트, 베이직, 오리지날 세 가지 라인업을 구성하게 됐다”

 

 

(주)선산은 500년 전통의 경상도 선산김씨 가문의 선산 약주 역사 복원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을 도모하고 있는 기업이다. ⓒ(주)선산
(주)선산은 500년 전통의 경상도 선산김씨 가문의 선산 약주 역사 복원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을 도모하고 있는 기업이다. ⓒ(주)선산

 

경북 지역의 찹쌀 및 멥쌀을 활용한 것이 돋보이는데

“그렇다. 단순히 전통 주류 산업의 발전을 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북 지역사회의 쌀 소비 촉진에도 관심을 기울여 농가와 상생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위함이다. 쌀 소비량이 감소하면서 생산량이 수요량을 넘는 공급과잉 기조가 고착화하고 있는데, 이는 곧 농가소득 감소로 이어져 농촌경제를 흔들 수 있는 문제다. 그래서 우리 기업은 지역의 쌀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방법으로 낙동강 일대 쌀 생산 농가와의 동반성장을 추구하고자 한다”

 

제조 과정도 궁금한데

“막걸리 제조에 있어 첫 단계는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쌀을 깨끗이 씻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외피에 묻은 불필요한 지방과 단백질을 제거하게 되고, 이후 고두밥을 식히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누룩과 함께 주조(酒造)한 뒤 효모와 효소가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숙성(熟成)하게 된다. 항상 선산이 제조하는 탁주와 약주가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성식 대표는 단순한 양조장이 아닌 늘 도전과 혁신을 아끼지 않는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주)선산
김성식 대표는 단순한 양조장이 아닌 늘 도전과 혁신을 아끼지 않는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주)선산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은 무엇인가?

“작게는 술을 거르고 남은 찌꺼기를 말하는 지게미를 바탕으로 상품을 만들거나, 쌀뜨물을 활용한 천연세제를 개발하는 등 친환경을 지향하며 새로운 제품을 위한 연구를 이어나가고자 한다. 그래서 단순히 양조장이 아닌 늘 도전과 혁신을 아끼지 않는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 또한 6차산업 사업자 인증을 받아 이를 바탕으로 쌀을 직접 생산하고 수확해 새로운 전통술을 만들고, 더 나아가 소비자들이 양조장 및 전통차를 다루는 티하우스 견학과 숙박 체험까지 함께 즐기는 하나의 관광 코스를 만드는 것도 목표이다”

 

이 자리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 것은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의 응원과 격려가 있어 가능했다. 그래서 이 자리를 통해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아울러 다양한 분야와 지역에서 활동하는 창업가분들과 소통하며 성장하고 싶다. 선산의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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