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책임을 감당하는 그들, 힙스터가 사는 방식
선택과 책임을 감당하는 그들, 힙스터가 사는 방식
  • 서재창 기자
  • 승인 2016.05.30 2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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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서재창 기자]

 

 

 

 

 

선택과 책임을 감당하는 그들, 힙스터가 사는 방식

수동적인 청년층의 삶에 신선한 자극을 부여하다


▲ⓒpexels


 

청년층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한 언론사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국내의 청년 중 72%는 ‘삶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렵다’라는 의견을 표했다. 열정과 희망으로 가득해야 할 청년 세대는 극심한 취업난과 사회적 구조의 모순으로 인해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세대 층으로 전락했다. 해외에서 발원된 ‘힙스터 문화’는 청년이 지고 있는 현실의 무게와 틀을 벗어던지고, 스스로의 개성과 미래를 선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어 대중의 공감을 얻고 있다.



힙스터, 겉과 속에서 드러나는 개성의 향연

2, 30대에 해당하는 청년층 사이에서 정착해가는 힙스터(hipster)는 독특한 개성을 바탕으로 한 소비를 통해 경제적인 파급력을 나타내고 있다. 자신만의 패션 스타일과 음악 취향, 인디 문화를 선호하는 힙스터의 소비경향은 평범한 기성품을 거부하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었다. 비주류 문화를 장악한 힙스터는 자신들의 개성을 만족시키고 표현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해왔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2015년 영국의 고급 브랜드 커피숍 매출은 1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487억 달러로 성장했고, 남성화장품 판매량은 2014년을 기준으로 5년 전 평균보다 8%나 증가했다.
 
커피와 화장품 시장 이외에도 힙스터의 소비 영역은 패션에서도 두각을 드러낸다. 남을 흉내 내지 않는 힙스터의 패션은 개성 있는 시그니처 아이템을 만들어낼 정도로 대중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그들은 목이 늘어난 티셔츠와 빈티지한 체크 셔츠를 자주 입으며, 치수보다 큰 상의, 슬림핏 팬츠를 착용한 패션이 대표적이다. 국내의 인디밴드 ‘혁오’는 힙스터 특유의 스타일링과 자유분방한 음악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힙스터는 국내의 골목 문화를 형성하는 데 일조했다. 그들은 상권이 밀집되지 않은 골목에 서점이나 카페를 내거나 공방과 같은 작업장을 만들어냈다. SNS의 발달로 인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힙스터의 아지트는 젊은 층 사이에 ‘핫 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자유분방함을 지향하는 문화

지난 1940년대 미국, 힙스터 문화는 재즈 음악을 바탕으로 하는 흑인 하위문화를 지향하는 백인들로부터 출발했다, 이후 백인들은 흑인 문화의 지식과 역동성을 거울삼아 백인 아방가르드 문화를 탄생시켰다. 현대에 이르러, 이 문화는 힙스터라는 이름을 얻게 됐고 인디 음악과 독립영화 등을 선호하는 비주류 집단을 통칭하는 용어가 됐다. 대중문화 평론가는 “힙스터가 추구하는 방향성은 최신의 문화를 소유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들은 유행을 먼저 인지하고 향유하는 문화 집단을 만들고자 노력해왔다”라고 평가했다.
 
문화적 탈출구가 필요했던 국내의 청년들은 힙스터의 열풍의 한 가운데 서있다. 전문가는 힙스터의 본질이 자유분방함에 있다고 평가한다. 8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출생자를 일컫는 ‘밀레니얼 세대’는 오늘날 힙스터를 구성하는 주 세대 층이다. 그들은 부모인 베이비부머 세대의 지도와 관심으로 수동적인 삶을 살아왔다. 생각에 대한 자유마저 억압된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힙스터 문화에 대한 지지였다. 오늘날 힙스터 문화에 매료된 청년은 제도에 얽매이지 않는 독립적인 생각과 기성 문화를 거부하는 개성, 진보적인 정치 성향 등을 드러낸다. 한편, 힙스터를 추종하는 이들은 고유의 특성 때문에 일반 대중과 자신들을 구분하면서, 지적 우월감을 드러내거나 대중의 유행을 비판하는 경우가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2, 30대 청년층 사이에서 힙스터 문화는 대중성을 얻고 있다.



힙스터 문화를 통해 배우는 진취적 사고

힙스터 문화는 비주류를 주장해왔으나 독특한 개성으로 주류를 뛰어넘는 대중성을 확보하게 됐다. 힙스터의 개성을 추구하는 움직임은 문화계에서 먼저 퍼져나가고 있다. 김포에 있는CICA미술관에서는 ‘힙스터&오타쿠 현대사진전’을 개최했다. 이번 사진전에는 최서희, 이예섬, Melissa Eder, Blond Jenny 등 국내외 아티스트 15명이 참여했다. 사진전의 특징은 참여한 아티스트들이 활동해온 지역, 문화에 따라 작품 안에서 힙스터 문화가 가미된 요소를 발견하게 된다. 문화계 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힙스터가 구축한 시장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힙스터는 새로운 시장을 선도하는 집단인 만큼 기업에서도 눈여겨보는 수요층이다. 만족도에 비례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그들의 특성은 식품, 미용 등 산업 전반에서 고급품 시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사회에서 청년들로 구성된 힙스터가 시장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것이라 예상했다.
 
연일 심화되고 있는 청년 실업문제는 지난 2월, 역대 최고치인 12.5%의 실업률을 기록하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내 청년은 단신으로 돌파하기 힘든 사회적 구조와 취업난으로 인해 미래 설계에 난항을 겪게 됐다. 자신의 삶에 대한 진취적인 사고는 N포 세대와 수저계급론과 같은 용어가 낯설지 않게 된 현 시대에서 피어나기 어려운 꽃일지도 모른다. 수동적인 삶을 탈피하고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나갈 수 있는 힙스터 문화의 정신이 청년에게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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