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직장 내 2차 회식문화
사라져가는 직장 내 2차 회식문화
  • 구혜린 기자
  • 승인 2016.05.30 18: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슈메이커=구혜린 기자]

 

 

  


직장인들의 가벼워진 지갑사정이 회식 부담으로 이어져



2차, 3차 회식 줄어 술집 경기 사상 최악

 

 

 

과거에는 직장 내에서 1차 회식이 끝나면 곧바로 2차, 3차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불경기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직장인들의 주머니 속 경제사정도 악화되면서 2차 회식문화는 사실상 옛말이 되어버렸다. 사라진 2차 회식문화로 주점 및 음식점 업계는 사상 최대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내려가는 경제성장률, 올라가는 회식비 부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차는 삼겹살, 2차는 노가리, 3차는 노래방이 회식의 정석‘이라는 말이 우스갯소리처럼 나오곤 했다. 회식이 길면 길수록, 그리고 잦으면 잦을수록 조직 내 팀워크가 돈독해져 업무 능률이 올라간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직장인들의 점점 가벼워지는 지갑사정으로, ‘2차’를 외치는 목소리의 힘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2차 회식문화가 줄어든 까닭은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상황과 직결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갈수록 둔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 한다”라고 입 모아 말했다.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고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물가는 계속 상승하는데 비해 직장인들의 월급은 제자리인 상황 또한 지속되고 있다. 폭등하는 물가와 정체돼 있는 월급은 결국 직장인들의 2차, 3차 회식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어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직장인들은 2차 회식을 멀리하게 되고 설사 2차를 가더라도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서로 눈치만 보는 상황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그 결과, 직장 내에서 회식을 하면 1차에서 간단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2차 회식이 줄어드는 대신 가정에서의 주류 소비는 오히려 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점업의 서비스업 생산 지수는 2000년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가정에서의 주류 소비는 지난해 월평균 1만 2,109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적인 주류 소비량은 비슷하지만 소비자들은 좀 더 저렴하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을 택한 셈이다. 회식문화가 축소되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이들은 주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다. 술집으로 향하는 직장인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문을 닫는 주점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반 음식점의 서비스업 생산 지수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차 회식문화가 줄어드는 현상에 건전한 회식문화 장착 기대

주점 및 음식점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반면, 2차 회식문화가 줄어드는 현상을 반기는 이들도 있다. 지난 해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은 2차 회식자리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성희롱 피해자 5명 중 1명은 퇴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지난 해 파랑새포럼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뀌었으면 하는 회식문화 1위로 ‘술 권하는 문화’(41%)를 꼽았고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회식’(27%), ‘상사 위주의 회식문화’(17%),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기’(9%)가 그 뒤를 이었다. 이는 기존의 권위적이고 강제적이었던 회식문화에서 벗어나 자율적인 회식형태가 정착되길 바라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많은 기업들은 ‘직장 내 건전한 회식 문화 만들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회식은 1차만’, ‘술을 억지로 강요하지 말기’ 등의 캠페인을 통해 직장 내 성희롱이나 폭언 등의 문제를 최대한 줄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음주 위주의 회식문화 대신, 간단한 식사나 영화 관람, 스포츠 관람 등 다양한 회식문화가 생겨나면서 잦은 술자리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는 다수의 기업들에 따르면, 건전한 회식문화 만들기 캠페인을 통해 2차 회식문화가 줄어들면서 건전하고 올바른 회식문화가 자리 잡길 바라고 있다.
 
잦은 회식이 업무능력의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하는 회식찬양론자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2차 회식문화는 점차 사라지고 있고 이러한 현상을 반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주점 및 음식점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2차 회식문화가 줄어드는 현상을 결코 긍정적이라고만 볼 수 없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침체로 인해 직장인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점과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악순환만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경제 부진에 따른 자영업자의 추락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 마련과 함께, 자율적인 회식문화가 정착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11, 321호 (여의도동, 대영빌딩)
  • 대표전화 : 02-782-8848 / 02-2276-1141
  • 팩스 : 070-8787-897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보승
  • 법인명 : 빅텍미디어 주식회사
  • 제호 : 이슈메이커
  • 간별 : 주간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1
  • 등록일 : 2011-07-07
  • 발행일 : 2011-09-27
  • 발행인 : 이종철
  • 편집인 : 이종철
  • 인쇄인 : 김광성
  • 이슈메이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슈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1@issuemaker.kr
ND소프트